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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전쟁이 아니다 - 우리는 왜 젠더 전쟁에서 자유로워져야 하는가?
조안나 윌리엄스 지음, 유나영 옮김 / 별글 / 2019년 10월
평점 :
이 책의 제목을 보며 '페미니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맞는 말이다. 페미니즘은 남자와 싸우자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존하자는 것이지. 하지만 '페미니즘' 하면 왠지 공격적인 느낌을 받곤 한다. 이 책에서는 질문을 던진다. '거대 권력이 되어 오히려 자유를 억압하게 된 페미니즘, 어디에서부터, 왜, 어떻게 이 문제가 시작되었을까?'라고 말이다. 페미니즘의 미래를 향한 용감한 질문들과 그 답변이 무엇일지 궁금해서 이 책『페미니즘은 전쟁이 아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제 페미니즘의 공과를 다시 돌아보고 제대로 점검해야 할 때가 왔다. 누구도 승리할 수 없는 전쟁이라면 하루빨리 끝내야 한다. (책 뒷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조안나 윌리엄스. 주로 인문, 사회, 교육학 관련 저서를 집필했다. 영국 켄트 대학의 부교수이자 온라인 잡지 <Spiked>의 교육 편집자, 영국의 정치, 문화, 사설을 다루는 잡지 <The Spectator>의 주요 기고자로도 활동 중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오늘날 여성의 삶'에는 1장 '성공을 위한 교육', 2장 '직장에서의 여성', 3장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 4장 '엄마가 된다는 것의 불이익', 2부 '사적인 관계, 공공의 관심사'에는 5장 '승리자인가 아니면 피해자인가?', 6장 '섹스와 관계', 7장 '남학생들의 문제', 3부 '과거와 현재의 페미니즘'에는 8장 '할머니 세대의 페미니즘이 아니다', 9장 '개인은 정치적이다', 10장 '여성으로 산다는 것', 11장 '우리에게는 여전히 페미니즘이 필요한가?'가 수록되어 있다.
목차를 찬찬히 살펴보다가 '할머니 세대의 페미니즘이 아니다'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페미니즘은 사회의 변화와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지는 것에 따라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었을까, 아니면 예전 그대로를 고수하고 있을까. 여성이면서도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이 적었던 것을 떠올리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지금까지 생각해오던 페미니즘이 있었다면 이 책은 그 틀을 깨주는 역할을 했다. 페미니즘에 대해 진지하게 기본적인 것부터 생각해보며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책이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생활을 계속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세상을 만드는 데 전적인 역할을 하려면 페미니즘의 족쇄를 벗어던질 필요가 있다. 페미니즘이 여성을 지배적이고 탐욕적인 남성성의 피해자로, 한편으로는 얼굴 없는 가부장적인 힘의 희생자로 제시하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 우리는 1960년대에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단어인 해방이라는 단어를 재활성화할 때가 되었다. 여성과 남성이 진정으로 자유로워지고 오늘날 그들의 완전한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는 페미니즘과 젠더 전쟁으로부터 해방될 필요가 있다. (394쪽)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이 많던 사람이든, 별다른 관심이 없던 사람이든, 이 책을 읽으며 '진정한 여성 해방을 위해 거쳐야 할 페미니즘 비판과 점검'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 단계 뛰어넘는 데에 이 책이 발판을 마련해줄 것이다. 때로는 상세한 자료와 연구를 통해 학술적인 느낌을 주기도 했고, 때로는 지금껏 편견으로 작용했던 관점을 달리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페미니즘에 대해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