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 - 번아웃과 우울증을 겪은 심리치료사의 내면 일기
노라 마리 엘러마이어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현대 사회에는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우울증을 앓는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닌데, 여전히 내세우기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요즘에는 우울증을 직접 겪은 사람들이 쓴 글이 점점 출간되고 있다. 직접 경험담을 들려주는 것이니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번아웃과 우울증을 겪은 심리치료사의 내면 일기'라고 한다. 이론적인 것이 아닌, 실제 심리치료사가 겪은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더욱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이 책『나는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노라 마리 엘러마이어. 독일의 공인 심리학자이자 심리치료사이다. 자신의 경험과 전문가로서의 지식을 바탕으로 '내가 우울증을 앓았을 때 들었더라면 좋았을'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고, 우울증 환자들이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심리적 위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싶었다. (책날개 발췌)


첫 번째 이야기 '나는 내가 괜찮을 줄 알았다', 두 번째 이야기 '나는 혼자가 아니었지만', 세 번째 이야기 '나는 내 마음의 심연을 들여다보았다'가 담겨 있는데 개인적인 심정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또한 심리치료사의 우울증 노트 1 '심리적 위기, 질병인가 건강한 반응인가', 심리치료사의 우울증 노트 2 '번아웃과 우울증에 관하여', 심리치료사의 우울증 노트 3 '심리치료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를 통해 심리치료사로서 들려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준다.


이 책의 맨 앞에 보면 헤르만 헤세의 말이 있다. 조용히 읊조려보았다. 이 말부터 무언가 마음에 울림을 주는 느낌에 한동안 멈춰서서 생각에 잠겼다.

내 아이들에게

인생은 의미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더도 말고 스스로에게 줄 수 있을 꼭 그만큼의 의미여야 한다. (헤르만 헤세)

저자도 이 말이 이 책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다. '나의 우울증은 나 자신이 부여할 수 있는 만큼의 의미만 갖는다'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심리치료사에게 듣는 우울증을 겪은 이야기는 보다 구체적으로 다가왔으며 이론적인 이야기도 함께 들을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 저자는 부끄러웠고 자존심이 상했으며, 지금껏 상상도 못했던 마음의 까마득한 심연으로 자꾸만 끌려 내려가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심리치료사라면 자신이 우울증에 걸릴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힘들었을텐데, 그렇기에 더욱 스스로의 한계와 유악함을 절실히 깨달았을 것이다. 우울증을 직접 겪으면 좌절감은 더 커서 감당하기 힘들 것이다.


이 책을 읽을 때에 처음에는 남의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진행 과정을 보면서 생각해보니 그때의 내가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렸던 것이구나, 이제야 조금이나마 깨닫는다. 상당히 구체적으로 자신의 경험담을 적어나가서 읽는 이 자신을 돌아볼 계기를 마련해준다. 더이상 남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와 연관지어 생각하며 읽어나간다. 마음의 탈진상태는 한편으로는 시스템의 건강한 반응일 수 있지만, 방치하면 심각하고 위험한 질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66쪽)는 경고에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로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번아웃과 우울증을 겪은 심리치료사의 내면 일기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제목을 다시 보니 그 무게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어쩌면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라고 말이다. 너무도 괴롭고 힘든 순간에도, 내 에너지가 다 빠져나간 듯 해서 고통스러울 때에도,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을 때에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라고. 그래서 이 책의 제목과 저자의 마음이 더 크게 다가온다. 


다 읽고 나면 다시 맨 앞에 있는 헤르만 헤세의 말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올 것이다. 이 문장만 기억하고 있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번아웃까지 가기 전에 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으리라. 마음이 아프기 쉬운 현대인들이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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