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시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산다 (기프트 에디션, 양장)
김선경 엮음 / 메이븐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가을이 왔다. 마음 한 켠이 허전해지면서 감성적인 존재가 된다. 이럴 때 '내 마음이 그 마음이야!'라는 생각이 드는 시를 읽는다면 온 우주가 나에게 스며드는 듯 뼛속까지 와닿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이책 저책 기웃거리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이 책『누구나 시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산다』를 읽으며 시의 세계에서 주옥같은 작품을 낚아채는 손맛을 느끼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의 저자는 김선경. 30년간 글을 쓰고 책을 만든 출판 에디터다. 월간 <좋은생각>, <문학사상>등을 두루 만들었다. 달마다 다섯 편의 시를 잡지에 싣기 위해 심마니의 심정으로 시를 찾아 읽고 고르면서 마음 돌보는 법을 배웠다.

그동안 가까이 곁에 두고 읽어온 시들을 묶어보기로 한 데는 '누구나 나처럼 가슴속에 넣어 둔 시 한 편 있다면, 그 시를 모두 꺼내 놓고 함께 읽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다. 삶의 고단함이야 서로 뻔히 아는 것, 나는 이렇게 살아왔노라 대신 나는 이런 시를 읽어 왔다고 고백한다면 좀 멋지지 않을까. (책날개 中)


이 책은 여덟 챕터로 나뉜다. 챕터 1 '어느 날 시가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챕터 2 '눈물 나게 외롭고 쓸쓸했던 날', 챕터 3 '인생의 절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깨달은 것들', 챕터 4 '이누이트 족의 언어에 '훌륭한'이라는 단어가 없는 이유', 챕터 5 '나는 정말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챕터 6 '무심코 하는 말들을 위한 기도', 챕터 7 '시가 내 곁에 있어 참 다행이다', 챕터 8 '내 삶을 뻔한 결말로부터 구해 준 결정적 순간들에 대하여'로 나뉜다.


이 책 참 좋다. 정말 괜찮다. 내 마음이 그 마음이라는 생각이 드는 주옥같은 작품들을 발견하는 맛이 있는 책이다. 지금껏 시 모음집을 읽으면서 대부분의 작품들이 마음에 드는 것은 극히 드물었다. 그저 그 중에 몇 편 이나마 건지면 다행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그런데 책 속에 시 노다지가 펼쳐지다니! 내 스타일의 책을 만나서 기분이 업된다. 특히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눈에 쏙 들어오는 시들이 다수 보여서 마음이 차오르는 느낌이다. 이거면 됐다, 한동안 이 책으로 시의 세계에 빠져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런 생각들을 하며 나 혼자만의 시간에 충전을 해본다. 

 

 


들으면 알 만한 시인보다 생소한 시인들의 처음보는 시가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하지 않으면 접할 수 없었던 주옥같은 시편들을 여기서 다 만나다니 반갑고 고마운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다보면 "시가 내 곁에 있어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내가 읽은 시가 그리 많지도 않으면서 시는 별로라고 생각했던 지난 시간을 떠올린다. 그런 생각 함부로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마음에 담는다. 이번 가을은 이 책을 발견해서 설렌다. 소장하고 읽어도 좋고 선물용으로도 손색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가을에 시심을 불태우도록 도와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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