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치료실에서 만난 사랑의 환자들 - 사랑과 광기의 12가지 그림자
프랭크 탤리스 지음, 문희경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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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며 몇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사랑의 환자들이라면 정상적이지 못한 사람들일까? 그들에게 어떤 일이 있어서 심리 상담을 받게 된 것일까? 그러면 이 책의 저자는 심리치료사인가? 이 책《심리치료실에서 만난 사랑의 환자들》을 읽으며 그런 의문들을 풀어가는 시간을 보낸다.

킹스칼리지런던의 임상심리학자 프랭크 탤리스 박사는 이 책에서 기이하고 파멸적인 사랑의 열정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12가지 사례를 소개하며 인간 정신의 본질과 사랑의 심연을 탐사한다. (책날개 中)


 

 


이 책의 저자는 프랭크 탤리스. 임상심리학자. 심리치료자. 소설가이다.

이 책은 실존인물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모두가 사랑에 빠졌거나 사랑의 고통을 안은 채 나를 찾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정서 문제나 성 문제, 혹은 두 가지 모두에 시달린다. (12쪽)


이 책은 12장으로 구성된다. 1장 '그는 나에게 반했다 - 클레랑보 증후군과 색정형 망상장애', 2장 '유령이 찾아오는 침실 - 지속성 복합 사별 장애', 3장 '그 여자는 거기에 없었다 - 질투형 망상장애', 4장 '매일 밤 사라지는 남자 - 섹스 중독', 5장 '헤어지지 못하는 남자 - 이상화와 죽음 공포', 6장 '천국으로 가기 - 성적 좌절과 신경쇠약', 7장 '스타킹 게임 - 환자와 치료자의 관계', 8장 '자기와 사랑에 빠진 남자 - 페티시', 9장 '악령에 홀린 남자 - 자각형 빙의', 10장 '자기혐오에 빠진 소아성애자 - 소아성애', 11장 '의식의 흐름대로 말하는 부부 - 진단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사람들', 12장 '사랑을 해부하다 - 미친 듯이 사랑한다는 것'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서문을 읽다보면 이미 저자의 글솜씨에 빠져든다. 같은 소재도 시선을 몰입해서 읽게 되리라 기대된다. 심리학자에 더해 '소설가'라는 직업의 특성 때문일까. 글에 훅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그동안 심리 서적을 읽으며 이러이러한 유형이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학습했다면, 이 책은 생생한 현실이고 구체화된 사례다. 사람들 하나하나가 안타까운 느낌이 들면서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대해 생각에 잠긴다.


목차만 보았을 때에는 정상이 아니라고만 생각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읽다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항상 차분하고 이성적이기만 하다면 사랑이 아니지 않은가. 사랑이 도대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 생각에 잠긴다.

사랑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누구나 사랑을 원하고, 누구나 사랑에 빠지고, 누구나 사랑을 잃고, 누구나 사랑의 광기를 어느 정도는 안다.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재산도 교육도 지위도 무용지물이 된다. 프로이트를 비롯해 심리치료의 거의 모든 주요 이론가들은 사랑이 인간의 행복에 필수 요소라는 데 동의한다. 나는 사랑에서 시작된 문제, 곧 사랑의 열병과 질투, 애달픈 심정, 정신적 외상, 부적절한 애착, 중독을 비롯한 모든 문제를 진지하게 바라보아야 하고, '정상'적인 사랑과 '비정상'적인 사랑은 경계가 모호하다고 믿는다. (14쪽)

 

 


타인의 애정사는 끝없이 매혹적이지만, 탤리스의 지적 중 하나는 사랑에 빠질 때 우리 모두가 조금씩은 광기에 빠져 허우적거린다는 사실이다. 이럴 때 우리는 요동치는 바다에서 좌초될 위험을 무릅쓴다.

_닉 혼비, 소설가

이 책에 담긴 12장의 이야기는 모두 12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 생생하고 구체적이며 안쓰럽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럴 수도 있는… 그래서 안타까운 인간 본연의 모습이고, 사랑인지 광기인지 혼란스러운 감정이다. 과연 이 책 속의 광기는 타인만의 것인가, 아슬아슬한 경계를 책으로 읽으며 인간 심리를 배워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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