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단칸방 - 오늘도 외로웠던 당신을 안아줄 이야기
BORAme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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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택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제목, 관심 분야, 호기심… . 이 책은 호기심으로 선택했다. 지금까지의 비슷한 느낌과는 다른 무엇을 만나고 싶었으니, 이 책에 대한 설명을 보고 나서 호기심이 발동했다. 이 책은 2017 '인디게임의 열정을 플레이하라' 선정 80만 플레이어가 공감한 게임을 책으로 만난다는 콘셉트다. 무언가 독특한 느낌의 책이라는 기대감에 이 책『비 내리는 단칸방』을 집어들었다.


 

 


우울한 시작이다. 하지만 읽어나가다보니 다른 누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라는 것을 발견하고는 허탈하게 웃는다. 몹시 습기 찼던 여름이 지나고 나서 보니 곰팡이가 생겼지만, '만약 청소를 하더라도 어차피 또 곰팡이가 필 테니까 내버려뒀어.'라는 말에 '나도 그럴까보다'라고 동의하고 있다. 그냥 아무것도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그런 날이다. 잘 모르겠는, 버거운 시간. 그 시간을 이해해주는 듯, 이 책을 읽으며 위로를 받는다.

이런 내 모습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할지도 몰라. 남들은 없는 시간을 쪼개서 무언가 활동하고 행동하고 움직이니까. 하지만 나에게는 의미 없는 시간이야.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없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언제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그리고 왜 해야 하는지 목적도 없어. 이런 내가 이상한 걸까? (23쪽)


쓱 읽어나가다가 문득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해놓은 듯한 문장 앞에 멈춰선다. '괜찮은 척하고 있는 게 좋은 것은 아닌데 익숙해져가' 혹은 '정해진 것을 받아들여야 할 때도 있지만 결국 삶을 만들어가는 것은 나 자신이니까.' 같은 말 말이다. 책 사이즈는 일반 책들보다 작고, 그림과 함께 있어서 글자 수도 적은데, 읽어나가다가 이상하게도 '뭉클'한 기분을 느낀다. 아무래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느낌 때문인가보다. 내 마음이 그 마음이라는 생각 때문인가보다. 

 

가끔은 우울해도 괜찮잖아.

자주 우울하다고 해도 나쁠 건 없잖아.

우울해지고 싶어서 우울한 건 아니니까. (195쪽)

게임에서 만날 수 있는, 작은 화면 속에서만 맞이했던 우울한 친구라고 한다. 게임 속 우울한 친구의 대사를 응용하여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나보다 조금은 더 예민하고, 조금은 더 우울한, 그런 캐릭터다. 건드리면 울음을 터뜨릴 것 마냥 유리알처럼 느껴지면서도 어찌보면 나보다 강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이 친구를 접하고 이 책을 읽어나갈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날, 더없이 우울하거나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때, 그럴 때에는 우울한 친구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면 어떨까. 의외의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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