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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기울임의 미학 - 타인에게 한 발 다가가기 위한 심리 수업
최명기 지음 / 시공사 / 2019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정신과 전문의 최명기의《귀 기울임의 미학》이다. 그의 전작《걱정도 습관이다》를 보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속이 뻥 뚫리던 경험이 있던지라 이번에도 저자 이름만으로 선택한 책이다. 지금 이 책이 내 마음에 들어온 것은 심리가 불안정하기 때문이고, 어느덧 걱정도 습관처럼 하고 있었으며, 사람들의 심리를 도통 모르겠어서 벽이 생기고 있는데, 지금이 바로 이 책을 읽을 기회라고 생각하여 더욱 마음에 와닿는 느낌으로 읽어나가게 되었다.


이 책을 펼쳐들면 이런 말이 나온다. 그 문장부터 내 마음에 쿵 와닿으며 울림을 준다.
이 사람이 나에게 이야기하는 순간만큼은
그것이 참이든 거짓이든 내가 진실로
받아들여주기를 기대한다는 것을깨닫게 되었다. (책속에서)
얼마 전에야 진심으로 깨달았던 이 말을 책에서 만나니, 그 생각에 힘을 실어준다. 책을 읽을 때에 처음부터 마음에 들면 그 책은 거의 끝까지 호감이 간다. 이 책이 그랬다. '들어가는 글'부터 '그래, 맞아!' 동의하며 읽어나갔다. 다른 사람이 잘못인지 모르고 저지르는 만행을 혹시 나도 행하지 않는지 되돌아보며 읽어나갔다. 오지랖이라는 이름으로 흘려 넘기기에는 너무 상처가 되는 일들이 떠오르며, 그래서 더욱 생동감 있게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말을 건네기 전에', 2부 '귀 기울이기 위한 심리 공부', 3부 '타인의 아픔을 듣는다는 것'으로 나뉜다. 고통을 덜어주는 힘, 스스로를 속이는 질문, 조언의 자격, 사람 바라보기, 말보다 앞서야 하는 것, 잔소리에서 벗어나는 법, 충고가 통하지 않는 곳, 기다림의 미학, 바꾸려 들지 말 것, 결단하는 용기, 상대방을 위한 이야기, 탓하지 않는 연습, 알면서도 속아주기, 객관적인 판단, 물러서는 지혜, 용서에 대하여 덮어야만 하는 때, 바로잡기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서투른 충고, 어설픈 조언은 누군가의 마음에 절대로 가 닿지 않는다. 이 책이 타인에게 잘못된 관심을 쏟거나 무신경한 질책을 하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들으려는 이에게도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책 뒷표지 中)
특히 요즘들어 충고나 조언은 상대방이 필요로 할 때에만 해야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서투른 충고, 어설픈 조언은 괜히 튕겨져나가고 반항심만 생긴다. 그런 말을 듣는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고, 그만한 친분이 없으면서도 조언을 해대는 이름 모를 누군가가 짜증이 나면서도 단지 나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웃으면서 듣고 있는데 화가 쌓여가고 있다. 그냥 나의 이런 마음을 이해해주는 무언가가 필요했는데, 이 책이 그 역할을 해서 속이 편해지는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특히 '용서에 대하여'를 읽으며 풀리지 않던 문제의 방향을 어렴풋이 잡아본다.
누군가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는 이들을 상담할 때가 있다. 나는 그럴 때 용서하지 말라고 한다. 마음속에서 원하는 바는 철저한 응징이다. 그런데 응징할 힘이 없기 때문에 용서하는 것이다. 벌주지 못한다는 데서 비롯된 억울함을 해결할 방도가 업식 때문에 용서라도 해야 마음이 편해진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원하는 것은 용서가 아니라 복수다. 이런 경우는 나는 억지로 용서하려고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고발을 하든 민원을 제기하든 다양한 방법으로 복수를 시도하도록 권한다. (256쪽)

저자가 조곤조곤 펼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읽어나가게 되는 책이다. 살아가면서 사람 사이의 말과 행동에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흔적을 남기는 것이 인생인가보다. 어떤 때에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답답함만 남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아무 것도 아닌 양 흘려 넘기기도 한다. 이 책은 사람에 대한 이해력을 더욱 깊고 넓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책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에 도움을 주는데, 이 책도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적절한 주기로 저자의 책을 만나는 것이 마음을 정화하고 인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기적인 인간 공부, 심리학 공부를 위해 탁월한 선택을 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