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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 나를 변화시키는 조용한 기적 ㅣ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이 책은 고전문헌학자 배철현의『정적』이다. 저자의 이름만으로 책을 선택해서 읽는 경우 중 배철현 저자도 포함된다. 어느 순간, 저자의 책이라면 늘 나에게 새로운 시각을 전해주기에 신간 소식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 책『정적』도 기대 이상의 철학적 안내를 받아보도록 도움을 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배철현. 고전문헌학자다. 인류 최초 문자들의 언어인 셈족어와 인도-이란어를 전공했다. 인류가 남긴 경전과 고전을 연구하며, 위대한 개인이 획득해야 할 가치들을 네 권의 시리즈로 기획했다.『심연』과 『수련』을 잇는 이 책『정적』은 세 번째 책이다.
'정적'은 잠잠한 호수와도 같은 마음의 상태다. 잡념으로 인해 흔들리는 마음의 소용돌이를 잠재우고 고요하며 의연한 '나'로 성숙하는 시간이다. 정적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고요한 마음을 유지하려면, 그 안에 부단한 움직임을 품고 있어야 한다. 정적은 '정중동'이다. (10쪽)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하루 10분, 나를 다스리는 짧고 깊은 생각'을 시작으로, 1부 '평정, 마음의 소용돌이를 잠재우는 시간', 2부 '부동,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3부 '포부, 나에게 건네는 간절한 부탁', 4부 '개벽, 나를 깨우는 고요한 울림'으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오늘, 나는 무엇에 귀 기울일 것인가'로 마무리 된다. 완벽, 간격, 명신, 의도, 사소, 스타일, 인과, 준비, 디자인, 고유, 중심, 내성, 무위, 안정장치, 대오, 자발, 재능, 의무, 위험, 교육, 경쟁, 눈물, 정복, 부사, 절제, 중간, 우직, 회복 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는 자신의 '심연'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미세한 소리를 감지하고,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수련'을 거친 사람은 '정적'을 통해 자기 자신이 변화하는 고요한 울림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아무 데나 펼쳐도 나에게 필요한 말 혹은 내 마음에 들어오는 그런 문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동서양을 넘나드는 지식의 향연, 그 안에서 내 마음에 울림을 주는 글귀를 발견해내는 묘미가 있다.
우주는 당신의 밖에 있지 않습니다.
당신의 안을 바라보십시오.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들이
이미 그 안에 있습니다.
잘랄 앗딘 루미, 13세기 페르시아 수피 시인 (46쪽)

이 책을 읽으며 내 안의 목소리를 듣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깨어있는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 공허함을 느끼고,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듯한 일상에 지쳐버릴 때, 돌파구처럼 찾게 되는 것이 책이다. 이렇게 마음에 와닿는 책을 읽을 때면 고요하게 사색에 잠기며 전율을 느낀다. 이 책에서 던져주는 화두를 통해 끊임없이 내 안으로 침잠하는 시간을 보낸다. 저자의 다음 책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