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대신 할 수 있는 일 99가지
타라 부스.존 마이클 프랭크 지음, 이지혜 옮김 / 생각의날개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가을태풍이 오고 있다. 죽을 맛이다. 우울한 생각은 날씨가 안 좋을 때 더한데, 태풍이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또 다가오고 있다. 바람도 강하게 불고 비가 많이 내린다는데 몸과 마음이 천근만근이다. 사실 우울하고 사는 게 버거울 때 힘내라는 말처럼 무기력한 조언은 없다. 죽을 힘으로 살라는 말처럼 추상적인 것보다는 기분을 끌어올릴 무언가를 알려주는 것이 훨씬 유용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솔깃했다. 게다가 '포기하고 싶은 순간 사실 가장 미친짓을 할 용기가 생긴다!'는 설명이 마음에 와닿는다. 죽는 대신 평소에 하지 못했던 짜릿한 무언가를 찾고 싶어서 이 책『죽는 대신 할 수 있는 일 99가지』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타라 부스, 존 마이클 프랭크 공동 저서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인 두 작가가 그리고 쓴 것이다.

나와 마이클은 꽤 오래 우울증과 불안, 자살 충동 같은 마음의 여러 통증을 경험해봤다. 우리는 그렇게 느꼈던 감정들을 이 책에서 그림과 함께 하나하나 풀어보기로 했다. 마음이 아픔과 통증이 삶에 전혀 예상 밖의 전환점을 제공해주기도 하며, 이때 곁에 있는 사람들이 오해나 편견 없이 바라봐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나와 마이클이 그랬던 것처럼, 많은 이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읽고 마음의 아픔을 유쾌하게 마주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5쪽_프롤로그 中)


그림과 글을 하나씩 살펴보며 이 중에서 직접 해보아도 괜찮겠다는 것을 체크해보기도 하고, '우와, 이건 정말 미친짓이다'라고 생각해보기도 한다. '헬스 클럽에서 가장 비싼 회원권을 끊고 얼씬도 하지 않기' 같은 거, 예를 들어 '억대 회원권을 끊고 얼씬도 안하는 거를 죽는 대신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웃음부터 난다. 본전을 찾고 싶어서 못 죽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불씨가 붙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장작을 비벼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집중하다보면 어느 순간, 죽으려고 생각했던 것 자체도 잊고 몰입하고 있을 듯 하다. 얼굴에 예쁜 문신 새겨보기 같은 것은 어떤가. 몸에 새기기도 싫은데 죽으려고 하면 뭔들 못하겠나 싶다가도 아무래도 그것만은 하기 싫다고 생각해본다. 미친 척하고 뱀에게 입맞추기는 또 어떤가. 이 책에 적혀있는 방법과 그림을 보며 어이없이 웃기도 하고, 돈 안들면서도 기분 전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사실 이 책은 저자들이 직접 우울증과 불안, 자살 충동 같은 것을 경험해보고,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도하거나 생각해본 방법들을 글과 그림으로 담은 것이기에 더욱 와닿는 느낌이다. 어떤 목록은 지독하게 비현실적이지만, 어쩌면 그런 것을 하기 싫다면 그냥 살자는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겠다. 죽을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든지, 남은 가족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등의 교과서적인 발언보다는 훨씬 마음에 와닿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수익은 모두 국립자살방지협회에 기부하기로 했고, 한국 출판사 역시 수익의 일부를 자살예방 관련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자살예방상담전화가 있고, 번호는 1393이라고 하니 기억해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기분 전환하기 위해 할 일들 목록을 글로만 적어놓은 나의 다이어리가 밋밋하게 느껴진다. 실력이 있든 없든 나만의 느낌을 담아 그림과 함께 글을 담아놓으면, 그렇게 해놓고 한참을 잊고 있다가 우울할 때 펼쳐들면, 일단 웃음부터 나면서 기운 나는 일을 하게 되리라 생각된다. 목록 중 '좋아하는 친구와 머리를 맞대고 '죽는 대신 할 수 있는 일 목록' 만들기'가 있다.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목록을 작성해두는 것도 멋진 추억이 될 것이다. 우울한 때에 읽어보니 웃음이 나며 미친 짓 하나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어서 효과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