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아와 이드는 프로이트 이전부터 동양에 있었다 - 서양심리학 vs 동양심리학
진혁일 지음 / 보민출판사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제목은『자아와 이드는 프로이트 이전부터 있었다』이다. 제목을 보며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동양심리학에서 자아와 이드에 해당되는 것에 대해 접해본 적이 없어서 궁금한 생각이 들었고, 서양심리학과 동양심리학을 어떻게 비교분석할지 알고 싶었다. 두꺼운 분량에 쉽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은 아니었지만,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에 대해 궁금한 생각에 읽어보게 되었다.
서양심리학과 동양심리학은 경험과학과 자연과학의 정면대결인 동시에 한 개인의 정신세계가 진화되었는지 창조되었는지 그 본질을 파헤치는 건곤일척의 승부이다. 동시에 하루를 구성하는 낮과 밤처럼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기도 하다. (책 뒷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진혁일. 컬럼비아 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가위에 잘 눌리던 것을 계기로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스스로 그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서양심리학과 동양심리학을 비롯해 철학, 역사, 종교, 문학, 예술, 신화, 천문학, 수학 등 다양한 학문에 심취하게 되었다. 그 결과 서양심리학과 동양심리학을 관통하는 놀라운 유사성들과 두드러지는 차이점들에 대해 발견하였다.
비록 이 책의 90%는 심리학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이 책은 어디까지나 자기계발서이다. 우리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인간의 정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탐구하는 이유도 결국엔 우리 자신들의 인생을 보다 가치 있게 개척해 나가기 위함이 아닐까. 이 책의 핵심은 서양심리학도, 동양심리학도 아닌, 바로 순자의 '화성기위'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마지막 장에서 다룰 것이다. 자, 그러면 지금부터 심호흡을 가다듬고 필자와 함께 프로이트의 지하철에 승선해, 무궁무진한 인간의 정신세계 속으로 신비로운 여행을 떠나보자. (9~10쪽)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1장 '서양심리학 개론', 2장 '동양심리학 개론', 3장 '화성기위'로 나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정신분석학의 탄생, 무의식과 억압, 무의식에 이르는 왕도 꿈, 심리성적 발달 이론, 지형 이론, 구조 이론, 방어기제, 이상심리학, 칼 구스타프 융과 분석심리학, 동양심리학을 논하다, 동양심리학의 원형과 압축 콤플렉스를 논하다, 동양심리학의 심리성적 발달 이론과 고착을 논하다, 동양심리학의 1,2차 정신 기구 모델을 논하다, 동양심리학의 의식을 논하다, 동양심리학의 전의식과 무의식을 논하다, 동양심리학의 원형의 본질을 논하다, 동양심리학의 <자아와 이드>를 논하다, 순자의 화성기위, 운명의 여신은 용감한 자의 편이다, 내 연기가 볼만했는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저자는 '지금부터 심호흡을 가다듬고' 함께 정신세계 속으로 신비로운 여행을 떠나보자고 권한다. 장장 5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분량에 서양심리학과 동양심리학, 순자의 하성기위까지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저자는 서양심리학과 동양심리학을 비롯한 철학, 역사, 종교, 문학 등 다양한 학문을 파고들며 연구해온 사람이다. 그저 한 가지 학문에 대해 의무적으로 적절히 연구한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스스로 자신의 심리분석을 위해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자발적으로 책을 읽어나간 것이다. 그렇기에 알고 있는 것도 많고 들려주고 싶은 것도 무궁무진했을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동서양심리학의 유사성이나 공통점들은 모두 사실이며, 필자가 이현령비현령식으로 끼워 맞춰 비교해놓은 것이 아니다. 마치 사과를 두고 우리는 사과라고 하지만, 영어로는 apple이라고 하듯이, 욕망을 두고 동아시아에서는 흉신, 서양에서는 이드라고 표현한 차이만 있을 뿐, 실제로 흉신과 이드는 거의 같은 개념이다. 의식과 천간, 육친과 원형, 월지와 자기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이며, 나머지 유사성이나 공통점들 역시 모두 마찬가지 원리가 작용한다. 두 학문 모두 인간의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심리학인데 어찌 비슷하지 않을 수 있으랴. (471쪽)
이 책은 2011년에 <알렉산더형 인간>의 초고로 써놓은 내용 중 일부를 따로 분리하여 출판한 것이라고 한다. 동서양심리학을 한 권의 책에 놓고 비교하며 읽다보니, 동양이든 서양이든 사람의 심리에 대해 다루는 것은 잘 몰라서 다르다고만 느꼈지, 큰 틀에서 상당히 유사성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서양심리학의 통합적인 이야기에 호기심이 일어난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