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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프라도 차오, 빌바오 - 유쾌한 스페인 미술관 여행
최상운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19년 7월
평점 :
미술 작품을 직접 눈 앞에서 보는 것이야말로 가장 잘 누리는 방법이겠지만,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여행을 가서 미술관에 가더라도 에너지의 한계가 있으니, 시간이 흐르고 나면 고생하며 걸어다녔던 기억만 크게 남는다. 편안하게 방 안에서 미술관 순례를 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으며 배경지식도 쌓는 것이 기분 좋은 휴가같은 느낌이 든다. 이 책의 부제는 유쾌한 스페인 미술관 여행이라고 한다. 언젠가 스페인에 가게 되면 여기에서 들려주는 미술관에 직접 가보게 되겠지만, 지금은 이 책을 읽으며 스페인 미술관을 통째로 여행한 듯 쾌감을 맛본다. 이 책『올라, 프라도 차오, 빌바오』를 읽으며 스페인 미술관과 미술 작품 이야기에 몰입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최상운. 예술과 여행에 관한 책을 쓰고 강연을 한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지만 사진의 매력에 빠져서 한참 늦은 나이에 사진학과에 들어갔다. 그 후 프랑스에 가서 조형예술과 미학을 공부했다.
사실 그 나라를 아는 데는 미술관만큼 좋은 곳도 없다. 대부분의 미술관에서는 수백 년 전부터 지금까지, 그 나라의 문화와 예술의 정수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꽤 오랜 기간에 걸친 미술관 여행의 기록이고 감상이며, 스페인 예술과 문화의 집약이라고도 할 수 있다. (프롤로그 中)
이 책은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피게레스, 빌바오, 안달루시아 등 다섯 장으로 나뉜다. 마드리드에는 프라도 미술관,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이, 바르셀로나에는 카탈루냐 국립미술관, 가우디 기행, 호안 미로 미술관이 소개되며, 피게레스에는 달리 미술관, 빌바오에는 구겐하임 미술관, 안달루시아에는 그라나다 기행, 세비야 기행이 담겨 있다.
이 책으로 유럽 3대 미술관이라 불리는 프라도 미술관을 비롯한 마드리드의 미술관에서 시작해서 바르셀로나, 피게레스를 거쳐 바스크 지방의 빌바오, 안달루시아의 그라나다와 세비야까지 여행한다. 사실 아무 것도 모른 채 작품 앞에서 감동을 느껴 한참이고 서서 감상을 하는 것이 제일 원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실제 미술관에 가게 되면 하나라도 더 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고 때로는 유명한 작품 앞에서 생각보다 감동을 느끼지 못해 의아했던 경험이 있다. 이럴 바에는 그림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책속으로 여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117쪽부터 이어지는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은 책으로 보고 나니 꼭 한 번 직접 가보고 싶은 곳으로 찜해놓았다. 글을 읽다보니 피카소의 <게르니카>에 대한 호기심도 생기고, 직접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말의 얼굴에 해골이 있으리라고 생각지 못했는데, 피카소 그림 속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기분이 들어서 흥미로웠다. 게르니카에 함축된 의미가 숨겨져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실제로 가서 보고 싶어졌다.
이 작품에는 유명한 일화도 전해진다. 그림이 완성된 후 이를 본 나치 장교가 못마땅하다는 듯 피카소에게 물었다.
"이걸 당신이 만들었나요?" 그러자 피카소가 대답했다. "아니, 당신들이 만들었소." (129쪽)

이 책을 읽으며 스페인 미술관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었다. 예전에는 미술 작품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 미술관에 직접 가보는 것에 대해 흥미가 없었는데, 책을 통해 조금씩 알게 되니 작품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진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아쉬움은 그저 책으로 달래본다. 특히 이 책에 담긴 그림들의 화질이 뛰어나, 가끔 꺼내들어 작품 감상을 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저자가 미술관 가이드를 해주는 듯한 이 책을 읽으며, 스페인 미술관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느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