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 무례한 세상 속 페미니스트 엄마의 고군분투 육아 일기
박한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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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무례한 세상 속 페미니스트 엄마의 고군분투 육아 일기를 담은『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이다. 아마 '아이의 성별부터 묻는 세상에서 우리 아이 고유의 빛깔을 지켜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 앞에서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면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아이에게 씌우는 고정관념의 틀이 알게 모르게 많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페미니스트 엄마의 육아 일기를 읽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박한아. 여성, 양육자, 페미니스트다. 한편에는 여성 양육자로서 겪는 부당함이 있고 또 다른 한편에는 양육자이자 페미니스트로서 해내고 싶은 일들이 있다. 지금은 이에 대해 읽고 쓰며 네 살 아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원고 중 일부는 여성생활미디어 <핀치>에 연재했던 글을 다듬은 것이다. 당시 나에게는 나와 같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다. 내가 찾아 헤매던 이야기들을 듣기 위해 내가 택한 방법은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었다. 그렇게 글을 쓰며 나와 같은 마음인 분들이 있다는 걸, 비슷한 고민을 하며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분들이 꽤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이 이야기가 그들에게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살아가고 있구나, 매일 저런 태도로 삶에 임하고 있구나 정도로 가닿을 수 있다면 기쁠 것이다. (10쪽_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핑크와 파랑을 벗어난 아이는 훨씬 찬란히 빛난다'를 시작으로, 1장 '무례한 세상에서 육아를 외치다', 2장 '아이로 키우고 있습니다', 3장 '아이는 한 뼘씩, 엄마는 반 뼘씩 자란다', 4장 '아이에게는 더 큰 마을이 필요하다'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양육은 모두의 과업'으로 마무리 된다. 제 자아는 걱정마세요, 낮말도 밤말도 아이가 듣는다, 딸이에요 아들이에요?, 아이의 취향, 개념맘과 맘충 그 사이에서, 세상에 맞아도 되는 아이는 없다, 남자아이들에게 더 관대한 세상, 엄마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착한 어린이가 될 필요 없어, 아이를 지켜주는 말, 어른이 된다는 것, 출생율 최저 시대에 부쳐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프롤로그는 핑크와 파랑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아이의 성별을 알려주지 않았던 때에 직접적으로 남자 아이인지 여자 아이인지는 말해줄 수 없어도 '핑크'와 '파랑'으로 돌려서 말해주던 것이 요즘도 지속되나보다. 저자는 시대착오적인 일이라며 놀라면서도 내심 특수하고 예외적인 사례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그건 아마 세대가 바뀌어야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을 보며 이 시대에 아이를 키우는 여성의 속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며 왜 유난히 '남자아이'가 아니라 '아이'라는 것을 강조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본문을 읽어보니 알겠다. 세상이 요구하는 남자아이의 틀에 사정없이 노출된다는 게 어떤 것인지, 그것은 생각보다 엄청난 일이었다.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지내왔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조목조목 알아간다.

아이와 함께 산 지 3년 남짓 된 이제는 조금 알 것도 같다. 아이는 나와 같이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한 집에 살며 시간과 공간을 나눠 쓰는 존재라는 것을. 당분간은 서로의 일상이 완벽히 분리되지 않은 채로 얽히고 설켜 있을 거라는 것을 그럭저럭 받아들이게 됐다. 내가 부러 애쓰지 않아도 나의 어떤 면들은 예전과 같았고 또 어떤 면들은 변화으 흐름을 따라가기도 했다. 자연스러웠다. (24쪽)

 


어떤 문제들은 문제인지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지나고 보니, 아니면 누군가가 지적해주었을 때에야 비로소 보이기도 한다. '여자답게', '남자답게'가 아닌 '나답게' 자라길 바란다는 말에 공감하며 저자의 이야기에 시선을 집중해본다. 불합리한 사회의 틀에 개성을 잃어가며 자라는 것을 이제는 개선해야하지 않을까. 이제 더 이상 '프로 불편러들만의 유난'이라고 여기지 않고 사소한 것이나마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반영하는 모양새라고 하니, 우리 사회도 조금씩 천천히 느리더라도 나아지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 기대된다. 무례한 세상 속 페미니스트 엄마의 고군분투 육아 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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