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을 사야 해서, 퇴사는 잠시 미뤘습니다 - 우리에겐 애쓰지 않고도 사랑하며 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하다
김유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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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지극히 현실적이다. 격하게 공감한다. 사는 게 그렇지 뭐. 다 먹고 살기 위한 일인데 어쩌겠는가. 이해한다는 듯, 내 마음이 그 마음이라든 듯 이 책을 읽어나간다. 이 책의 띠지를 보니, 어쩌면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꿈에 그려봤던, 그런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한다.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했다.

사직서를 품고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에서

전시회에 초대받는 정식 화가가 되기까지

그 이야기가 궁금해서 이 책『물감을 사야 해서, 퇴사는 잠시 미뤘습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유미. 10년차 직장인이다. 2014년 여름 어느 날 취미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5년여 동안 크고 작은 스케치북과 캔버스에 드로잉, 채색화 600여 점을 그렸으며 그 사이 전시회도 몇 차례 참여했다. 이런 경험들이 모여 2018년에는 한국전업미술가협회에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그해 봄에는 협회가 주최하는 여성 작가전에 초대받았으며 매년 인사동에서 열리는 화실의 그룹전에 참여하고 있다. 여전히 하루 8시간을 직장인으로 살고 있지만, 저녁 7시가 되면 작가로 변신해 두 번째 하루를 시작한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나는 오늘 그림을 그리러 간다'를 시작으로, 1장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2장 '잘 그린 그림보다 소중한 것들', 3장 '서툰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말', 4장 '세상에서 가장 나다운 이야기', 5장 '마음이 간절히 원한다면'으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한 걸음 물러나서 보니 모든 일상이 예술이었다'로 마무리 된다. 마음이 반짝이던 순간을 찾아서, 마음속에서 연 첫 전시회, 인생이라는 작품은 함께 그려가는 것, 유리병 속의 몽당연필이 해준 이야기, 나를 지켜주는 하루 2시즌제, 그림으로 전하는 마음, 시간을 대하는 태도, 내 그림의 주인 되기, 단지 좋아하는 것을 그릴 뿐, 자기만의 방, 취미 예찬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취미로 미술을 시작한 계기와 동네 작은 화실을 찾아 '성인 취미 미술'을 등록한 이야기이며, 그렇게 완전 초보에서 점점 실력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만의 길을 조금씩 닦아나가는 꾸준함을 본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 조금씩 다져가는 길 말이다.

선생님은 내가 그리는 그림을 연습이 아닌 작품으로 대해줬다. 지금도 나를 취미로 그림을 배우는 학생이 아닌, 작품을 하는 아티스트로 대해준다. 그 덕분에 그림을 그리면서도 늘 새로운 기회를 마주한다. 꾸준히, 지속해서 한다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나는 그림을 통해서 배웠다. 물론,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행운이 따라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도. (43쪽)

 


우리는 일상의 반복에 대해 좀 더 높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매일 아침잠을 깨기 위해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시간, 퇴근길 지하철 유리창에 비친 그날의 표정, 잠들기 전 연인과 굿나잇 키스를 한 뒤 책을 펼치는 모습…. 한 걸음 물러나 보면 모든 일상은 예술이었다. 매일 똑같지만, 똑같지 않은 당신의 일상을 응원한다. 우리는 어쩌면 이미 꽤 낭만적인예술가인지도 모른다. (282쪽)

이 책을 읽으면 사각사각 연필 소리가 나는 것 같다. 경쾌하고 기분 좋은 미소를 띠며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조금씩 단계별로 영역을 넓혀가는 느낌이 들며,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보내는 일상 속 시간이 행복으로 물들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여서, 나도 나만의 취미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전공자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비전공자가 취미로 시작해서 지속해온 과정을 담은 이 책이 신선한 자극을 줄 것이다. 그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이 나만의 예술을 창조할 힘을 건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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