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 지음, 한기찬 옮김 / 소담출판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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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책 속에서 내 마음을 흔들어놓는 무언가를 건져내기 위해 독서를 한다. 이왕이면 책을 읽으며 내 마음을 두드리고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에 휘둘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시간 곱씹으며 읽고 싶고, 기억하고 싶고, 책을 읽으며 사색에 잠기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선택한 책이 바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월든』이다. 법정 스님이 사랑한 바로 그 책, 시대를 넘어 삶의 지혜를 밝혀주는 수필 문학의 걸작『월든』을 읽는 시간을 보냈다.

 

 


 


​이 책의 저자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 그는 좀더 '신중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월든 호숫가에 소박한 오두막을 지었는데, 그 오두막은 다섯 평도 채 되지 않았다. 이 책에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내가 숲 속에 들어간 이유는 신중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하기 위해서, 인생에서 꼭 알아야 할 일을 과연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그리고 죽음의 순간에 이르렀을 때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기 위해서였다."

소로는 1847년 9월 6일 월든 호숫가를 떠났으며, 그의 책『월든』은 1854년이 되어서야 출간되었다. 1862년 5월 6일, 평생 동안 시달려온 만성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이 책에는 삶의 경제학, 내가 살았던 장소와 삶의 목적, 독서, 삶의 소리, 고독, 손님들, 콩밭, 마을, 호수, 베이커 농장, 더 높은 법칙, 동물 친구들, 따뜻한 집, 예전의 주민과 겨울 손님들, 겨울 동물들, 겨울 호수, 봄, 맺음말 등 총 열여덟 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내가 다음 글을, 아니 이 책을 썼을 때 나는 인가로부터 멀리 떨어진 숲속에 내 손으로 지은 집에서 혼자 살았다. 그곳은 매사추세츠 주의 콩코드에 있는 월든 호숫가였다. 나는 그때 오로지 내 두 손의 노동만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내가 그곳에 산 것은 2년 2개월 동안이었다. 지금 나는 다시 문명의 세계로 돌아와 있다. 도회지 사람들이 내 생활방식에 대해 이런저런 질문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독자들에게 내 일을 구구하게 늘어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 일을 주제넘은 짓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엔 결코 주제넘은 짓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고려할 때 아주 자연스럽고 적절했던 것 같다.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 외롭지는 않았는지, 무서웠는지 등등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8쪽)

그가 왜 책을 쓰게 되었으며 이 책의 의미는 어떨지 첫 부분에서부터 짐작을 하며 읽어나간다. 사람들의 질문에 일일이 친절하게 대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다가, 이왕이면 책을 통해 더 깊은 심정까지 알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더욱 가치 있게 여겨진다. 책이 아니라면 그 시절 그의 체험담이 어찌 나에게까지 전해졌을까. 생각해보면 이것은 더 큰 의미를 가진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묵직한 무언가가 훅 치고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속도를 천천히, 사색은 깊이, 주변은 조용히, 그렇게 해야 책 속의 글이 나에게 더 커다란 의미를 전해준다. 어쩌면 입장 바꿔서 내가 월든 호숫가에서 생활을 해보았다면, 나는 별로 쓸 말이 없었을 것이다. 그저 평범한 숲속에서의 일상일 수도 있을 순간인데, 그의 글로 세포들이 깨어나는 느낌이다.

지금은 온몸이 하나의 감각으로 바뀌고 땀구멍 하나하나로 기쁨을 숨쉬는 감미로운 저녁이다. 나는 이상하리만큼 자유로운 자연의 느낌을 품고, 자연의 일부를 품고 돌아다닌다. 구름이 낀 데다 바람까지 부는 서늘한 날씨인데도 나는 셔츠 차림으로 돌이 깔린 호숫가를 따라 걸어본다. 특별히 눈길을 끄는 것은 없다. 자연의 모든 요소가 내게는 유난히 친숙하게 느껴진다. (156쪽)

 


일상에 지칠 때, 자꾸만 넓은 하늘이 보고 싶을 때, 나는『월든』을 읽는다. 아름다운 월든 호숫가의 사계절을 그린 소로의 자아 여행 기행문『월든』은 우리가 어떻게 진정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준다. 자신이 직접 지은 작은 오두막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며 우주와 신과의 합일을 이루는 진리를 추구하고, 그래서 어떻게 '삶의 골수'를 빨아내는 방법을 터득했는지 직접적인 체험을 전하고 있다. 아름다운 이미지와 유려한 문체로 지친 마음에 평화와 희망을 주는『월든』은 정신적 황무지에 사는 우리들의 영혼 지침서다.

_장영희 (영문학자, 수필가)

그동안 수면 위에서 물장구를 쳤다면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물 속으로 풍덩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천천히, 깊이,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는 듯하다. 읽어나가다보면 다른 세계를 만나는 듯하다. 깊이 있는 글을 읽으며 사색에 잠기는 시간을 보낸다. 꼭 한 번은 읽어보기를 권한다. '시대를 넘어 삶의 지혜를 밝혀주는 수필 문학의 걸작'이라는 설명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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