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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를 죽였다 ㅣ 현대문학 가가 형사 시리즈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7월
평점 :
이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 시리즈 중『내가 그를 죽였다』이다. <가가 형사 시리즈>는『졸업』을 시작으로『잠자는 숲』『악의』『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내가 그를 죽였다』『거짓말, 딱 한 개만 더』와 나오키상 수상 이후의 첫 작품『붉은 손가락』『신참자』『기린의 날개』『기도의 장막이 내려질 때』까지 총 10권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2009년에 출간된 책의 전면 개정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의 작품을 처음부터 관심있게 본 독자들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고서 이 작가의 소설에 매료되어 다른 책들도 궁금한 생각이 들던 차, 히가시노 게이고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 '가가 형사' 시리즈가 전면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찌 읽어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도 가가형사의 매력에 빠져보고 싶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2년 '중앙 공로 문예상'을 받으며 한 이야기를 본 후였다.
'어렸을 때, 나는 책 읽기를 무척 싫어하는 아이였다. 국어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서 담임선생님이 어머니를 불러 만화만 읽을 게 아니라 책도 읽을 수 있게 집에서 지도해달라는 충고를 하셨다. 그때 어머니가 한 말이 걸작이었다. "우리 애는 만화도 안 읽어요." 선생님은 별 수 없이, 그렇다면 만화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나는 작품을 쓸 때, 어린 시절에 책 읽기를 싫어했던 나 자신을 독자로 상정하고, 그런 내가 중간에 내던지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한다.'
-2012년 '중앙 공론 문예상' 시상식 자리에서 히가시노 게이고가 한 이야기
누구나 읽기 좋게, 스토리 자체에 끌려 끝까지 읽어나갈 수 있도록 작품을 써내려간다는 점이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장점이다.
먼저 이 소설에 나오는 가가 형사. 가가 교이치로에 대해 한 페이지에 걸쳐 설명하며 책은 시작된다. 냉철한 머리, 뜨거운 심장, 빈틈없이 날카로운 눈매로 범인을 쫓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잃지 않는 형사 가가 교이치로. 때로는 범죄자조차도 매료당하는 이 매력적인 캐릭터는 일본 추리소설계의 일인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손에서 태어나, 30년 넘게 그의 작품 속에서 함께해왔다.
가가 교이치로가 다른 추리소설 속 명탐정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가가 형사는 그 어떤 경우에도 다정함과 최고의 선을 향한 인간적인 배려를 잃지 않는다. 이는 상대가 범죄자라 해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가가 형사가 '인간의 심리를 가장 완벽하게 꿰뚫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추리소설을 쓰는 히가시노 게이고, 그에게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인 이유이다. (책 속에서)
이 소설은 스타 시인 간바야시 미와코가 결혼 준비를 하며 짐을 싸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인기 작가 호다카 마코토와 스타 시인 간바야시 미와코의 결혼식날, 신랑인 호다카가 독이 든 캡슐을 먹고 사망한다. 평범한 듯 이어지는 글은 사건이 일어난 후 더욱 몰입하여 속도감을 높여 읽어나간다. 유력한 용의자는 셋. 신부의 오빠와 담당 편집자 그리고 신랑의 매니저. 세 사람 모두 '내가 그를 죽였다'고 믿고 있다.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이 책의 맨 뒤에는 '추리 안내서'가 담겨 있다. '봉인된 이 추리 안내서에는 범인의 실체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가 등장합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소설 본문을 모두 읽고 난 뒤 개봉해 읽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주의사항도 있다. 지금까지 읽은 책 중 추리 안내서가 따로 동봉된 책은 처음이어서 그런지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이 부분이 궁금했지만, 꾹 참고 소설을 다 읽은 후에 읽어보았다. 이것마저 소설의 장치가 되어 흥미를 배가시킨다.
"독자가 추리해야 진정한 추리소설이다."라고 히가시노 게이고가 말했다고 한다. 소설을 읽으며 범인을 추리해나가는 시간이 흥미롭다. 이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가가 형사 시리즈가 새롭게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믿고 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등장 인물들의 상황과 심리를 들여다보며, 스토리에 몰입해서 읽어나갈 수 있는 추리소설이어서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