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미술관 - 그림 속 숨어있는 이야기,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문하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행을 즐겨 다닐 때에는 미술관에 관심이 없었고, 요즘은 미술 작품에 관심이 많이 생겼지만 여행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쉬운대로 책을 보며 그 마음을 달래는 방법이 있다. 게다가 어떻게 보면 이것은 직접 미술관에 다니는 것보다 훨씬 유익하다. 지치지 않고 시간과 돈의 부담도 적으니 말이다. 특히 요즘처럼 무더위의 절정에 있을 때에는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과 함께 책 속으로 미술관 여행을 떠나는 것이 어떨까. 그림 속 숨어있는 이야기가 궁금하여 이 책『다락방 미술관』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문하연. 예술 영화 평론과 신간 서평을 비롯해 다양한 인터뷰 기사를 쓰는 프리랜서 작가이다. 2018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뉴스 게릴라상을 수상했으며, 에세이로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이 책을 출판하게 되었다.

재미있고 감동적인 그림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큐비즘, 야수파, 인상주의 리얼리즘과 같은 아리송한 단어 없이도 재미있고 충분히 이해가 되는 그림 이야기, 사람 냄새가 나는 그런 그림 이야기를 말이다. 그림은 소수 지식인이나, 어느 정도 경제력이 있어야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걸 말하고 싶었다. 그림을 통해 그 화가의 인생을 따라가다 보면 희로애락, 생로병사, 사랑과 인생에 대한 통찰과 같은 모든 것이 들어있다. 그렇게 나는 그림 이야기 한 편을 신문사에 보냈고 신문사로부터 연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렇게 1년 3개월을 연재한 글들이 모여 출판에 이르게 되었다. (5쪽_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15~17세기 르네상스와 바로크시대에는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렘브란트 하르먼손 판 레인,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조반니 벨리니, 2부 19세기 근대미술 사실주의, 자연주의, 인상주의에는 베르트 모리조, 폴 세잔, 메리 카사트, 일리야 예피모비치 레핀, 빈센트 반 고흐, 수잔 발라동, 에드워드 호퍼, 3부 20세기 현대미술 야수파, 입체파, 표현주의, 초현실주의에는 앙리 루소, 케테 슈미트 콜비츠, 파울라 모더존-베커, 파블로 루이즈 피카소, 에곤 실레, 르네 마그리트, 마르크 샤갈, 마리 로랑생, 나혜석, 프리다 칼로 드 리베라, 4부 그 밖의 현대미술 독창적인 기법 창조에는 존 싱어 사전트,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 카미유 클로델, 오스카 코코슈카, 타마라 드 렘피카,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 잔 에뷔테른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에서 예술가들의 인생과 작품을 다양한 시대 별로 훑어볼 수 있었다. 유명한 사람부터 낯선 사람까지 엄선하여 담겨 있는데, 유명도를 떠나 이들의 삶과 작품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마련해준다. 저자의 미술에 대한 열정이 느껴지는 책이다. 미술 작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그림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까지 탈탈 털어내어 들려주는 듯해서 귀를 쫑긋 세우고 푹 빠져서 들어보는 시간을 보낸다.


27장 <죽고 나서야 1900억 원에 팔린 그림, 인생이란 참…>을 보며 속이 상했다. 살아 있을 때에는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 작가의 작품이 사후에 비싸게 팔린다는 것에서 무슨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이 글을 읽으며 인생이란 참, 뒤에 단어를 바꿔 끼워가며 허탈해했다.  

땔감을 살 돈조차 없었지만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둘은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1917년 모딜리아니는 생애 첫 1인 전시를 여는데, 그가 그린 누드화 몇 점이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철거 명령을 받게 돼 전시는 서둘러 문을 닫고 만다. 허무하게도 그의 첫 전시는 마지막 전시가 되어버렸다. 시간이 흘러 2015년, 외설이라는 이름으로 외면받았던 그의 작품 중 하나가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 7040만 달러(1923억 원)에 낙찰되었다. 2015년 판매 당시 세계 미술품 경매 사상 역대 2위에 해당한다. <오른쪽 어깨 너머를 보는 누드>는 2018년 5월 소더비 경매에 올라 1억 5700만 달러(1766억 원)에 낙찰되었다. 가난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와 생이별을 하고 쓸쓸히 죽어야 했던 그를 떠올리면 인생이란 참……. (344쪽)

 


저자의 전공이 미술이 아닌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되어 개성 있는 책이 탄생했다는 생각이 든다. 격식 차리지 않고, 어려운 단어로 혼란스럽게 하지 않아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 책이다. 저자의 이력이 독특해서 눈길 한 번 주고, 미술에 대한 열정이 돋보여서 또 한 번 집중한다. 이 책은 앞부분을 조금만 읽다보면 어느새 흥미롭게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모르던 이야기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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