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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영혼들
알리사 가니에바 지음, 승주연 옮김 / 열아홉 / 2019년 6월
평점 :
이 책은 러시아 소설『상처받은 영혼들』이다. 띠지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이토록 유쾌하고 발칙한 러시아 추리소설은 없었다'고 말이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문장이다. 미국과 유럽이 사랑하는 러시아의 젊은 작가 알리사 가니에바의 작품세계 국내 최초 번역 출간했다고 하니 궁금한 생각이 들어서 이 책『상처받은 영혼들』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알리사 가니에바. 1985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2002년 모스크바 막심 고리키 대학의 문학 비평학과를 졸업했고, 소설가로 데뷔하기 이전부터 지금까지 러시아 일간지 네자비시마야 가제타지에서 문학평론가로도 활약하고 있다. 2009년 '굴라 히라체프'라는 남성 필명으로 발표한 소설 <살람, 달갓>이 최고의 젊은 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러시아 문단에 신성한 충격을 안겼다. 이 책은 러시아 소도시를 배경으로 한 활기차고 매혹적인 추리 서사로, 불가사의한 핏빛 풍광을 더없이 유쾌하게 그려낸다.
소설은 보슬비를 맞으며 한 남자가 비틀거리면서 뛰어가고 있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분위기는 이미 추리소설의 서막을 여는 데에 적합한 모습이다. 운전을 하고 가던 니콜라이는 가로등 불빛의 수은이 얼마 없다는 것을 짐작하며 생각을 이어가던 중 어딘가로 뛰고 있던 바로 그 사람이 창문을 때렸다. 차림새가 부랑자 같아 보이지는 않는데 태워달라니 망설여진다. 술에 취하지도 않은 것 같은 그 사람은 동승을 하게 되었는데, 이 사람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앞으로 무슨 일이 펼쳐질 것인가. 뒷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은 독자를 끝까지 끌고 가는 힘이 있다.
모두가 모두를 감시하고 밀고하는 러시아의 작은 도시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한다. 옛 소련시대의 상처와 자유를 향한 뜨거운 열망이 공존하는 아름답고 광활한 러시아의 오늘. 90년대 이후로 잊혀졌던,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대륙이 소란스레 잠에서 깨어나다!
누가 그 남자를 죽였을까?
뻔뻔한 욕망의 민낯을 숨기는 자가 살아남는다! (책 뒷표지 中)

남성 이름으로 작품을 낸 경력이 있는 작가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초반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속도감 넘치는 추리소설이어서 영화 한 편을 보듯이 읽어나갔다. 눈 앞에 영상이 펼쳐지는 느낌이 들어서 몰입감이 좋은 소설이었다. 요즘처럼 덥고 습한 날씨에 이 책을 집어든다면 느릿느릿 흘러가던 시간이 순식간에 훅 지나가버렸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으로 러시아의 작가 알리사 가니에바를 알게 되어 색다른 작품을 만나본다. '이토록 유쾌하고 발칙한 러시아 추리소설은 없었다!'는 띠지의 말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여름, 기대 이상의 몰입감을 선사할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