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현장은 구름 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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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다. 밖에는 하루종일 비가 내리고 괜시리 힘이 빠지는 하루다. 이럴 때에는 가볍게 읽히는 소설이 제격이다. 책장을 훑어보니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이 눈에 들어왔다. '살인'과 '구름'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제목이 무슨 뜻인가 생각해보니, '사건'이 있고 '스튜어디스'가 주인공인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환상의 스튜어디스 명탐정 콤비가 펼치는 엉뚱, 발랄한 미스터리 활극『살인 현장은 구름 위』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의 소설가다. 1985년『방과후』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1999년『비밀』로 일본 추리 작가 협회상을, 2006년에는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제3탄『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과 본격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했다. 2012년『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중앙공론 문예상을, 2913년『몽환화』로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에는『기도의 막이 내릴 때』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책에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일곱 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있다. K호텔 살인의 밤, 분실물에 유의하세요, 중매석의 신데렐라, 길동무 미스터리, 아주 중요한 분실물, 허깨비 승객, 누가 A코를 노리는가 등 일곱 가지 단편 소설이 담겨 있다. 이 소설에서는 신일본 항공 승무원 하야세 에이코, 통칭 A코와 동기인 후지 마미코, 통칭 B코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신일본 항공 여승무원 중에서 98기생 A,B 콤비, 하면 사내에서 모르는 이가 없었다. 둘은 하나부터 열까지 정반대지만 신기할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아 늘 붙어다닌다. 그들이 비행하며 맞닥뜨리는 사건들이 일곱 편의 소설로 탄생한 것이다.

 


사건을 추적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잔인한 것은 주춤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인 소설이다. 그야말로 '엉뚱, 발랄 미스터리 활극'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작품들이다. 제목이 '살인'보다는 '사건'이라고 했다면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집어들었을텐데, 사실 큰 상관없이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특히 궁금한 것을 못 참으며 사건을 몰고 다니는 스타일인 B코 덕에 함께 호기심을 채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계속 읽기로 결심한 데에는『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다가 본 글 때문이다. 그 책의 옮긴이의 말을 보면『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2012년 '중앙 공론 문예상'을 수상했는데, 시상식 자리에서 히가시노 게이고가 한 이야기라고 한다.

'어렸을 때, 나는 책 읽기를 무척 싫어하는 아이였다. 국어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서 담임선생님이 어머니를 불러 만화만 읽을 게 아니라 책도 읽을 수 있게 집에서 지도해달라는 충고를 하셨다. 그때 어머니가 한 말이 걸작이었다. "우리 애는 만화도 안 읽어요." 선생님은 별 수 없이, 그렇다면 만화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나는 작품을 쓸 때, 어린 시절에 책 읽기를 싫어했던 나 자신을 독자로 상정하고, 그런 내가 중간에 내던지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한다.'

 

-2012년 '중앙 공론 문예상' 시상식 자리에서 히가시노 게이고가 한 이야기 


보통 그런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글쓰기에는 관심이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점을 역이용해서 흥미로움을 끝까지 간직할 수 있는 소설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부담없이 술술 읽어나갈 수 있는 작품이면서 독자를 끝까지 끌고갈 힘이 있는 작가이기에 다음 작품도 기대하게 된다.


이야기를 맛깔나게 잘 엮어내는 소설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소재도 풍성하게 엮어내서 끝까지 끌고가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게다가 단편 소설이니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읽어버리는 아쉬움이 있다. 맛있는 음식을 '순삭' 하고서 입맛을 다시고 있는 모양새다. 흥미롭게 읽게 되는 코믹 미스터리 소설이어서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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