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스
제시 볼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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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8년 주요 영미권 매체가 가장 주목한 소설『센서스』이다. 미국 문학에서 가장 독창적인 목소리를 지닌 작가가 쓴 시한부 아버지와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들의 마지막 여정을 담은 소설이다. 약간 흐린 날씨에 기분 마저 감상적이 되어버린 어느 휴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시한부 진단을 받은 뒤 인구조사원이 된 아버지와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들이 여행을 떠난다. 알파벳 순서대로 불리는 지역의 가정을 찾아가면서,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면서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함께하는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에게 더욱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작가의 실제 경험이 녹아들어 있는 이 소설은 우리 모두가 언젠가 직면하게 되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순간을 생동감 넘치게,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선을 따라 독창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책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제시 볼.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열네 권의 책을 집필했으며, 가장 최근에 쓴 소설은『불을 지르는 법과 그 이유』이다. 그의 작품은 세게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어 평단의 찬사를 받았으며 1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현재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스쿨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그란타가 선정한 '미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로 이름을 올렸다.


이 책의 독특함에 압도되고 말았다. 아니,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의 형 아브람 볼이 다운증후군이 있었다는 고백에서부터 이미 이 소설의 특별함에 빠져들 마음의 준비가 끝났는지도 모른다. '나는 사람들이 다운증후군을 앓는 사람을 전혀 이해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라는 저자의 고백에 나또한 해당 질병을 앓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독자로서 그나마 한 걸음 다가가 바라보는 입장이 되어 이 소설을 읽어보게 되었다. 

 


단어 안팎과 사이사이, 잘 배치된 디테일 속에서, 아들이 된 우리 형의 초상을 그려보고 싶었다. 지금도 나는 어릴 때의 감정을 그대로 느낀다. 영원히 오지 않는 미래를 향한, 걱정과 두려움을 내내 동반한, 슬프고도 강렬한 바람을.

_제시 볼

A에서 시작해 Z로 향해가는 여정을 거쳐 마지막에는 이들 가족의 행복했던 시절 사진이 담겨 있다. 누구에게나 가족을 잃는 슬픔의 시간이 있는 법이니, 평범했던 일상이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범상과 음침한 엽기성의 대조와 병치는 이제 제시 볼의 전문 분야가 된 듯하다. 그의 저서들은 출중한 기교로 순응 기반의 사회에서 끊임없이 사투를 벌이는 개인에 대해 사색한다.'라는 <시카고 트리뷴>의 서평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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