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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3월
평점 :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 과학자입니다』라는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이 책은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30년간 뇌를 연구해온 뇌 과학자가 정신질환에 걸렸다가 극적으로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설명을 보니 이 이야기는 쉽게 들어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욱 관심이 생겼다. 읽지 않을 수 없었고, 다른 책들보다 가장 먼저 손길을 잡아끄는 책이었다.
내가 겪은 정신적 붕괴는 무척 무시무시했지만, 신경과학자인 나에게 그 경험은 값을 매길 수 없이 소중한 선물이기도 했다. 수십 년간 뇌를 공부하고 정신질환을 연구해왔건만, 내가 몸소 정신질환을 겪어보기 전까지는 정신을 잃었다가 되찾는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온전히 알 수 없었다. (17쪽_프롤로그 中)


이 책은 바버라 립스카, 일레인 맥아들 공동 저서이다. 바버라 립스카는 정신건강과 인간의 두뇌발달을 연구하는 미국 국립정신보건원 산하 인간두뇌수집원 원장이다. 사후에 기증받은 두뇌를 정신건강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조직 표본으로 만들어 전 세계 과학자들과 공유하는 일을 감독하며, 표본에서 얻은 정보로 신경정신학적 장애의 원인을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힘쓰는 과학자다. 30년간 신경과학자이자 분자생물학자로서 정신질환을 연구해온 립스카 박사는 특히 조현병의 원인을 찾는 데 헌신했다. 일레인 맥아들은 언론인이자 작가로 활동하며 <보스턴 글로브>를 비롯한 다수의 매체에 다양한 글을 기고해왔다.
"우리 모두에게 정신질환이 뇌의 질병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줬을 뿐 아니라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점도 되새겨줬다"는 평가를 받은 이 책은 정신에 관해, 언젠가는 설명되고 치료되기를 모두가 소망하는 정신질환에 관해 더 많이 알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내밀하고도 과학적인 안내서이다. (책날개 中)
이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나는 정신질환 생존자입니다'를 시작으로, 1장 '쥐들의 복수', 2장 '어느 목요일 아침, 오른손이 사라졌다', 3장 '사형선고를 받은 뇌', 4장 '멈추어 생각하지 못하는 전두엽', 5장 '나를 독살하려는 남자', 6장 '왜 누군가는 지독히 이기적인가', 7장 '정신도, 인생도 잃어가는 중입니다', 8장 '모든 것이 바뀌다', 9장 '무해한 소리조차 감당할 수 없는 존재', 10장 '나는 여전히 같은 사람일까', 11장 '그리고 나는 돌아왔다'로 이어진다. 에필로그 '다시 삶 속으로'로 마무리 된다.

정신 질환을 직접 경험해본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이 이 책만의 특징이다. 이 책을 통해 좀더 생생하게, 실질적인 경험담을 들어보게 되었다. 사실 직접 경험해보지 못하면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하기 힘든 법이다. 해당 질병을 연구하는 사람도 직접 질병을 겪어본 사람만큼 알지는 못할 것이다. '어떤 느낌인지' 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정신병적 증상을 겪은 과학자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좀더 구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집중해서 읽어나갔다. 한 편으로는 막막하고 속상한 느낌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어느 정도의 감정이었을까 가늠해보기도 했다. 특히 요즘처럼 각종 뉴스를 통해 사회적 편견이 강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 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 일단 손에 집어들면 흡인력 있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어서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