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랩소디 - 지구 끝에서 던지는 이야기
명세봉 지음 / 예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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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낯선 국가다. 어쩌면 이름만 아는 정도의 거리가 먼 나라 중 하나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나라에 여행을 간 것도 아니고 이민을 가서 뿌리내리고 사는 사람의 에세이라고 한다. "여기 정말 좋아요. 한 번 와보세요." 하는 핑크빛 유혹이 아니라, 솔직한 이민 생활의 단상을 보여주는 책이다. 현실적이어서 더욱 가치를 느낀다. 이 책『파라과이 랩소디』는 삶의 기억을 기록하는 의미 있는 저서라 생각된다. 어쩌면 사라져버릴지도 모를 수많은 이민자들의 이야기 중 글로 남겨서 기억되는 삶의 단상이라는 생각에 집중하며 읽어본다.


 

 


이 책의 저자는 명세봉. 1977년, 열일곱 살 나이로 부모님을 따라 이민을 나왔다. 2018년, 나이 59세에 장사 경험 42년째로 이제는 파라과이에서 튼튼하게 뿌리를 내렸다.

파라과이의 밤 풍경은 아름답습니다. 야자수와 은하수 그리고 반딧불이 있습니다. 그런 풍경을 배경으로 이민 와서 겪은 풍상이 전쟁터에서 겪은 것보다 더 파란만장하다는 말년의 아버님 말씀이 기억납니다. 세상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라 한다지만, 요즘은 공중전에서 심리전, 정보전까지 치러야 하는 세상이 아닐까요. 인간사의 희로애락과 흥망성쇠가 이민 새오할 속에 농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애증이 있고, 그 애증이 변하여 밉고도 서러운 정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나는 진리가 위대함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합니다. 진리란 일상의 단순함 속에, 소시민의 생활 속에 물과 공기처럼 평범하게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7~8쪽) 


이제는 타인의 이야기처럼 말할 수 있어, 힘겨운 선택 이민, 이민의 첫 단추 장사, 파랑새 행복 찾기, 이민사회의 자식 걱정, 이민 2세의 바람직한 교육, 권력 중독, 남미 이민자와 조국은 공동운명체, 이민의 끝은 어디인가, 뜨거운 남미의 여름이 다가온다, 그대가 가을을 탈 때 나는 여름을 탄다, 뜨거운 크리스마스, 브라질 바닷가에서 새해 맞기, 이민자와 언어, 남미 사람을 이해하는 또 다른 시각, 남미에서는 텃세도 재산이다, 이민자와 신토불이,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란다, 문화적 차이와 이민자의 처세, 나는 장사꾼입니다, 아버지의 일기,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파라과이에서 느끼는 추석 단상, 오그라든 손과 교민 사회, 남미에서 겪은 문화적 충격, 남미 그리고 파라과이의 성공적 투자를 위한 단상, 파라과이와 시우다드델에스테에 대하여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이민의 현실은 한국에서 꿈꾸던 것처럼 환상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엄청난 환경의 차이와 그런 환경에 적응하기에는 그동안 너무 편하고 쉽고 안일하게 살아온 우리 가족을 한순간에 후회와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이민 오기 전 꿈꾸었던 셀 수 없던 분홍색 꿈은 모두 감정의 사치였다는 걸 깨우치는 시간은 필요 없었습니다. 우리는 희망을 이루러 온 것이 아니고 하루하루 연명하기 위해 이민을 온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살려고 온 게 아닌데 이게 내 꿈 내 인생이 아닌데, 그렇게 사춘기 소년의 방황과 반항은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나를 보는 것이 안타까운지 어느 날, 아버지는 조용히 나를 불러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모든 걸 체념하자. 그리고 다시 시작하자!" (18쪽)

파라과이로 이민 오게된 과정과 느낌을 가감없이 진솔하게 들려주는 에세이다. 막연히 이민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파라과이 선배 이민자의 에세이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금과옥조가 되리라 생각된다. 단순히 '외국에서 살아보면 어떨까' 생각해본 사람이라도 이민 현실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부모와 함께 이민와서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사람에게서 들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가 풍부하게 담겨있는 책이다. 

 


열일곱이라는 어린 나이에 지구 반대편 파라과이로 이민 와 낯선 환경 속에서 느꼈던 생경함과 두려움, 그곳에 정착해 살아온 40여 년의 때로는 힘들고 또 때로는 행복했던 그래서 지금은 깊게 뿌리내린 이민생활, 그 생활을 함께 웃고 울며 견디어온 가족과 그 속에서 얻은 지혜와 성찰……. 명세봉 저자의『파라과이 랩소디』는 이민자의 고단하지만 성실한 삶을 여과 없이 생생하고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_월드옥타 세계한인무역협회 명예회장 이영현


이 책은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곳곳에 이민자로서의 감상과 현실적인 고민이 녹아들어 있기에 무작정 이민을 감행한다면 겪어야 할 시행착오를 줄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읽어보면 참 글을 잘 썼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나이에 파라과이로 이민을 가서 생활하면서도 놓치지 않은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끈을 이 책이 결과물로 보여준다. 한국을 떠나 한국에 대한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책을 통해 이민 현실을 나눌 수 있어서 더욱 이 책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생각이 든다.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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