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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생태의 비밀 - 고양이 생태학자가 7년간의 현장조사로 밝혀낸 고양이의 일생과 생존방식
야마네 아키히로 지음, 홍주영 옮김 / 끌레마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지 어언 십년이 넘어가고 있다. 잘 모르는 상태로는 키우기에 부담스러우니, 키우기 전에 좀더 알고 싶어서 이책저책 읽고 있는데, 이 책이 '고양이 생태학자가 7년간 현장조사로 밝혀낸 고양이의 일생과 생존방식'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과연 고양이 생태의 비밀이 무엇일까. 이 책『고양이 생태의 비밀』을 통해 고양이에 대한 지식을 채울 수 있으리라 기대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야마네 아키히로. '고양이 박사'로 불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동물생태학자다. 현재 세이난가쿠인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0년대에 규슈 북부에 있는 일명 '고양이 섬' 아이노시마에서 7년에 걸쳐 현장조사를 실시해 고양이의 알려지지 않은 생태를 밝혀냈다. 이후 다양한 저술과 강연으로 대중에게 고양이의 매력과 생태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매력적인 '고양이의 생존 방식'을 동물학, 생태학, 유전학 같은 과학 분야를 아우르는 다양한 관점에서 조금씩 규명하려고 한다. '고양이의 생존 방식'을 이해하면 우리가 키우는 반려묘는 물론 길에서 만나는 길고양이도 더욱 사랑스럽고 빛나는 존재로 여기게 될 뿐 아니라 우리의 삶과 일상을 훨씬 풍요롭고 멋지게 해줄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1쪽_머리말 中)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고양이 소사 小史', 2장 '신비한 매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3장 '고양이의 출생', 4장 '사랑과 청춘', 5장 '노후의 생활', 6장 '고양이와 사람의 행복한 관계를 찾아서'로 나뉜다. 고양이의 조상, '고양이'라는 종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일본에는 언제 유입되었을까?, 인간과의 특별한 관계, 변덕스러운 이유, 일 년에 한 번의 발정기, 길고양이에게서 볼 수 있는 공동 보육, 어린 고양이 시기가 삶의 방식을 결정한다, 길고양이의 혹독한 환경, 고양이의 놀라운 감각기관, 길고양이는 어떻게 자신의 거처를 만들까?, 고양이의 동성애, 시골 고양이와 도시 고양이, 노묘가 걸리기 쉬운 질병, '죽을 때 모습을 감춘다'는 것이 정말일까?, 매년 10만 마리가 살처분된다, 길고양이에게 먹이 주기가 초래한 비극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20년도 더 이전에 규슈 북부 현해탄에 떠 있는 아이노시마라는 조그마한 섬에서 길고양이의 생태를 연구했다고 한다. 당시 200여 마리의 길고양이가 서식하고 있었는데, 이곳에 집을 빌려 지내면서 길고양이마다 이름을 붙여주고 약 7년 동안 이들을 관찰했고, 아이노시마에 사는 고양이들이 가르쳐준 것도 이 책 곳곳에 풀어놓았다니 머리말부터 슬쩍 호기심을 발동시켜서 궁금한 마음을 끌어올린다. '본문에 자세히 서술하겠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가 인간의 곁에서 살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약 1만 년 전부터이다.'(10쪽)라고 언급하는데, 1만 년 전에 어떤 계기로 어떤 모습의 고양이를 키웠는지 궁금해져 당장이라도 본문으로 뛰어들고 싶게 만든다. 머릿속에는 몽글몽글하고 도도한 고양이 이미지를 떠올리며, 고양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지식을 채우고자 책장을 넘기는 손길이 빨라진다.
이 책을 보니 눈 앞에 요즘 시대에 있는 고양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시공을 훌쩍 뛰어넘는 듯 시야가 넓어지는 듯 하다. 동물학, 생태학, 행동학, 생리학 등 여러 측면에서 살펴보는데, 단순히 교과서 안에서 혹은 사전적인 지식이 아니라 살아숨쉬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이런 것도 있구나', '이런 면도 있었네' 하면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여기에 저자의 경험담이 양념처럼 더해지니 더할나위 없이 흥미진진해진다.
특히 151쪽에 나오는 '고양이 집회'는 정말 궁금해진다. 고양이 집회란 한밤중에 인적이 드문 공원이나 사찰 경내, 바닷가처럼 개방된 장소에 길고양이들이 모여서 특별히 뭔가를 하지도 않으면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행위를 가리킨다는데, 일본뿐 아니라 해외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오랫동안 아무 소리도 내지 않은 채 그대로 모여 있었다니 그들은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고양이 집회의 정확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어떤 길고양이 연구자도 아직 명확한 근거와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도 도전해보았지만 집회 중인 길고양이들이 너무나 조용하고 움직임도 없어서 이를 규명하는 데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전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만약 길고양이들이 어떤 작은 행동이라도 보인다면 이를 실마리 삼아 수수께끼를 깊이 파헤칠 수 있겠지만 그것마저 찾을 수 없어서 결국 포기해버렸다. 억지를 부릴 셈은 아니지만, 이제는 고양이라는 동물의 생태에는 몇몇 수수께끼가 남아 있는 게 더 흥미롭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154쪽)

출생부터 청춘, 사랑, 육아, 노후와 죽음까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고양이의 생로병사와 희로애락.
고양이와 인간의 행복한 관계를 찾아서 (책 뒷표지 中)
고양이의 일생을 살펴보며 마음이 짠해지는 것은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우리네 인생처럼 한 순간이기 때문일까. 어찌보면 한낮의 꿈 같은 것. 그것은 인간이나 고양이나 마찬가지일까. 이 책을 읽으면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진다. 이렇게 지식 전달을 해주는 책이면서도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도록 구성된다는 점이 장점인 책이다. 고양이에 대해 좀더 알고 싶은 사람, 지적 호기심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이 책이 고양이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