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앎으로 앎에서 삶으로 - 앎이 곧 삶이 되는 옛사람의 공부법
문현선 지음 / 책과이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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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가벼운 지식만 스쳐지나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좀더 진지한 자세로 일상을 대하고 싶었다. 먼저 제목을 보면 '삶'과 '앎'에 대한 통찰이 느껴진다. 앎이 곧 삶이 되는 옛사람의 공부법을 엿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궁금한 마음에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삶에서 앎으로 앎에서 삶으로』를 읽으며, 앎과 삶과 배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문현선. 인문연구모임 문이원의 상임연구원으로 고전 재해석 및 다시 쓰기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앎은 삶에서 옵니다. 삶에서 체득한 경험을 고르고 바르고 가려서 얻어지는 것이 앎이라면, 앎은 우리 삶의 일부가 되지 않는 한 여전히 흰 종이 위에 까맣게 적힌 빼곡한 글자에 불과한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앎이라는 건 결국 살아보지 않고는 진짜로 얻어지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5쪽_들어가는 글 中)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독-어떻게 읽을 것인가', 2장 '학-어떻게 배울 것인가', 3장 '서-어떻게 쓸 것인가', 4장 '습-어떻게 익힐 것인가', 5장 '행-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로 나뉜다. 독학서습행(讀學書習行)이라는 다섯 가지를 살펴보도록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들어가는 글'에서 싯귀 하나를 들려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누구에게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냥 교과서에 실린 시를 표면적으로 알고 외우고 있지만, 어느 순간 문득 그 시가 번쩍 하면서 크게 다가오는 느낌 말이다. 저자는 유치환의 시 <깃발>이 어느 순간 그렇게 다가왔다고 한다. 공허하기만 하던 공감각적 심상이니 시각의 청각화 같은 말이 그냥 알아지는 것이 되어버린 그 순간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이 책을 접하는 느낌은 바로 그런 느낌이다. 읽는 순간의 마음과 지금의 상황에 따라, 나에게 다가오는 글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옛 글은 큰 글씨로 적혀 있고, 그 다음은 저자의 설명이 이어진다. 다양한 서적에서 건져낸 문장을 추리고 추려서 알갱이만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다. 옛 글이 다소 고리타분할 수도 있고, 이미 알고 있지만 별다른 감흥이 없는 것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느 문장에 이르러서는, '아, 그렇구나'하는 감탄을 내뱉으며 나의 깨달음과 접점을 이루게 된다. '이 문장이 이런 의미였구나'하면서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별다른 의미가 없는 딱딱한 문장인 줄 알았는데 심오한 뜻이 담겨있는 행간을 읽는 시간도 갖는다.

 

옛글을 따로 찾아서 읽는 수고를 하기 번거로운 현대 사회에서는 이렇게라도 오랜 시간을 흘러흘러 살아남은 문장을 만나는 것이 흡족하다. 삶과 앎에 대해 옛사람의 공부법을 통해 바라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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