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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내공 - 사람을 끌어당기는 동서양 고전의 화술
신도현.윤나루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말을 잘 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누군가가 말을 잘 한다는 그 자체보다는 자신만의 생각이 정리되어 있고 그 생각을 조리있게 잘 말하는 것이 좋아보였던 것이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인생의 성패는 말의 기교나 기술이 아니라 언어 창고에 어떤 말을 얼마나 저장하고 있느냐에 달렸다'고. 누군가의 단순한 스킬보다는 그가 담고 있는 생각의 깊이를 부러웠고, 나또한 말의 내공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말의 내공』을 읽으며 사람을 끌어당기는 동서양 고전의 화술을 배워본다.


이 책은 신도현, 윤나루 공동 저서이다. 신도현은 인문학자이며 윤나루는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다.
물론 화술의 노하우는 중요하다. 그러나 말에 관한 책을 한 권 더하는 입장에서 기존의 책과는 분명 달라야 했다. 그래서 이 책은 당장의 화술 향상보다는 기존의 언어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길을 모색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인문학, 특히 동서양 고전과 성현들 말에서 지혜를 구했다. 말을 근본부터 바꾸려면 자신을 수양해 가며 차곡차곡 필요한 것을 쌓아 나가야 한다. 이 과정을 여덟 단계로 정리했다. 도입부마다 개괄하는 글을 간략히 써놓았고, 동서양 고전이나 성현의 말들을 인용해 본격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5~6쪽_책을 내며 中)
이 책은 총 8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 수양, 2단계 관점, 3단계 지성, 4단계 창의성, 5단계 경청, 6단계 질문, 7단계 화법, 8단계 자유로 이어진다. 각각 말 그릇 키우는 법, 관점 바꾸기, 말이 깊어지려면, 참신하게 말하는 법, 경청을 실현하는 법, 잘 묻고 대답하려면, 말하기 기술, 실천할 말 버려야 할 말에 관해 살펴볼 수 있다. 실전편 '말의 내공을 보여준 성현들 이야기'에는 석가모니, 공자, 한비자, 예수, 숭산, 이규보, 맹자가 수록되어 있다.
각 단계의 맨처음에는 그 단계에서 짚어보아야 할 문제를 일러준다. 하늘 색 종이에 하얀 글씨로 정갈하게 담아놓은 글에 시선이 간다. 특히 요즘처럼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에는 정보 자체보다는 그것들을 어떻게 꿰어서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낼지를 생각하는 것이 더욱 필요할 것이기에 '관점'에 대해 시작하기 전의 글이 마음에 남는다.
관점대로 즉, 보는 대로 세상은 존재한다. 세상 자체는 객관적인데, 우리가 주관적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나의 주관에 따라 나의 세상이 달라지고, 나의 세상이 달라질 때 정말 객관적인 세상도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수양을 통해 언어생활의 기본인 나를 닦았다면, 다음은 관점을 확립해야 한다. (34쪽)

이 책에서는 먼저 성현의 명언 한 마디를 파란 글씨로 보여주고, 그에 대한 짤막한 글이 이어진다. 정돈된 언어로 꼭 필요한 언어가 전달되는 느낌이라 마음을 가라앉히며 내게 꼭 필요한 말의 내공을 배우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읽는 것이야 단숨에도 읽을 만큼 흡인력이 있지만, 천천히 읽으며 곱씹고 마음에 새길 필요가 있는 글들이 모여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말의 내공'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마음을 훅 내리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책을 읽을 때도 마땅히 치열해야 한다'는 글에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모름지기 한 번 때렸으면 한 줄기 흔적이 남아야 하고,
한 번 쳤으면 한 움큼 피가 묻어나야 한다.
글을 읽을 때도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니,
어찌 마음을 두지 않을 수 있겠는가?
주희 (63쪽)
독서할 때 집중해야 할 대상은 글이 아닌 나 자신이다. 글을 읽을 때마다 나의 삶과 세상을 돌아보며 읽어야 한다. 또한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글을 선별해 읽어야 한다. 이것이 지성을 기르는 자세다. (64쪽)
오늘도 책을 읽으며 한수 배운다.
목적 없이 의미 없이 가볍게 나누는 말이 전부를 차지한다면 문득 공허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먼저 나 자신이, 그 다음에는 주변 사람이, 함께 성장하는 시간을 갖기에 손색이 없다. 동서양의 고전을 통해 사색에 잠기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다. 짧은 글이지만 여운이 길게 남는 책이며 사색에 잠기거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은 소재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