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일기 (리커버 에디션)
롤랑 바르트 지음, 김진영 옮김 / 걷는나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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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하는 데에는 띠지에 있는 이 글귀만으로도 충분했다.

프랑스가 사랑한 현대 사상가 롤랑 바르트

그가 어머니를 잃은 이후 2년간 써내려간 지독하리만치 집요한 상실의 슬픔

 

저자와 책제목을 보며 끌리듯이 빠져들었다. 롤랑바르트가 들려주는 애도 일기에는 과연 어떤 글이 담겨있을까. 사실 누군가를 상실했을 때 글 한 줄 쓸 수 없이 상심에 빠져들기 마련인데 롤랑 바르트는 매일 무언가를 적어나갔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얼마나 지독하게 힘들고 고통스러웠을지,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며 한 단계 깊은 독서를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애도 일기』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롤랑 바르트 (1915~1980). 프랑스의 기호학자이자 사상가이며 비평가다. 20세기 후반 가장 탁월한 프랑스의 지성으로 꼽힌다. 1915년 프랑스 북부 셰르부르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전쟁으로 해군장교인 아버지를 잃고 평생을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기호학, 신화학, 문학, 분류학, 패션, 글쓰기, 사진, 독서론 등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글쓰기를 했고, 1977년 출간한『사랑의 단상』으로 대중적 인기도 함께 얻었다.

 

보통 '일기'라고 생각하면 노트 한 권에 순서대로 쭉 써내려간 것으로 생각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롤랑 바르트의 노트는 달랐다. '일반 노트를 사등분해서 만든 쪽지 위에 바르트는 주로 잉크로, 그러나 때로는 연필로 일기를 써나갔다. 책상 위에는 이 쪽지들을 담은 케이스가 항상 놓여 있었다. (7쪽)'는 나탈리 레제의 글을 보며 호기심이 발동했다. 무언가를 메모해놓는 것이 굳이 시간 순서대로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순간의 감정을 담아낸 쪽지는 '언제'보다는 '무엇'에 의미가 실리는 것이니 말이다.



생각보다 짧은 쪽지글이다. 짧은 글들이 점처럼 연결되어서 응집된 감정 표출이 된다. 강렬한 느낌이 감돈다. 격렬한 슬픔이 습격해올 때마다 써내려간 글이어서인지, 글에서 전달되는 에너지에 마음이 먹먹해진다.

 

사람들은 내게 말한다. '용기'를 가지라고. 하지만 용기를 가져야 했던 시간은 다른 때였다. 그녀가 아프던 때, 간호하면서 그녀의 고통과 슬픔들을 보아야 했던 때, 내 눈물을 감추어야 했던 때, 매 순간 어떤 결정을 내려야 했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얼굴을 꾸며야 했던 때, 그때 나는 용기가 있었다.

-지금 용기는 내게 다른 걸 의미한다: 살고자 하는 의지. 그런데 그러자면 너무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51쪽)

 

이 책은 리커버 에디션이다. 롤랑 바르트의 스테디 셀러라고 하니 소장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이다. 진입장벽이 높은 바르트의 저작들과 다르게 가장 폭넓은 층의 독자를 아우르는 명저로 알려져 있으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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