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히키코모리, 얼떨결에 10년 - 만렙 집돌이의 방구석 탈출기
김재주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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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단어 때문이었을까. 당연히 일본의 히키코모리가 들려주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다른 문화권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같은 나라 사람이 10년이나 은둔형 외톨이로 시간을 보낸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을 알고 나니 궁금한 생각이 가득해졌다. 어느 은둔형 외톨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이 책『어쩌다 히키코모리, 얼떨결에 10년』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재주. 10뇬 동안 오늘이 내일이었고 내일이 오늘이었던 시간을 보냈다. 게임 폐인, PC방 죽돌이, 자존감 제로, 철 지난 노총각, 늘 말뿐인 놈, 의지박약의 패배주의자, 침대와 자웅동체, 365일 중 364일을 집에 있는 좀, 후하게 쳐도 좀팽이, 심야 인간, 휴대폰 연락처에 저장된 사람이 스무 명이 안 되는 녀석, 망상의 낙천주의자 등등…. 어제까지의 나였다. 이 책은 만렙 집돌이의 방구석 탈출기를 담았다.

저는 별거 아니에요. 아니, 전 별거 있는 사람입니다. 히키코모리라고요! 세상에는 의외로 여러 유형의 은둔형 외톨이가 있습니다. 타인과의 대화가 어려운 사람들, 말 못할 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은 사람들, 사회로부터 스스로를 격리하는 사람들, 모두가 '자발적 외톨이'인지 모릅니다. 스스로를 격리한 사람들에게 저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책날개 中)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방 안에 끼인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2부 '어쩌다 히키코모리가 되어', 3부 '멀리서 보면 비극, 가까이서 보면 희극?', 4부 '어느 날 방문을 열고 나오며'로 나뉜다. 프롤로그 '분명, 이런 사람이 나만은 아닐 텐데'를 시작으로, 전철 자동문, 소름 끼치는 명함, 방구석 MSG, 늙어버린 젊음, 은둔자, 소멸의 순간, 독거노인, 사소함의 조각, 방 탈출 게임, 이미 늦었는지도 모르지만, 정신 차릴 지혜, 세 가지 장애물, 경고, 자기최면, 맛집, 운전병 등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에필로그 '어제의 이야기이자 오늘의 이야기'로 마무리 된다.

 

남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하며 펼쳐든 이 책에서 묘한 공감을 하며 읽기 시작했다. 날 것 그대로의 꾸밈없는 모습이랄까. 히키코모리 생활을 한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보면 어느 순간 남의 속마음이 아닌 듯한 느낌을 받는다.

친구 하나가 관심을 가져준다. "재주야, 넌 요즘 뭐하냐?"

'젠장, 관심 가져준 건 좋은데 질문이 짜증 난다. 여태껏 뭐하는지 관심도 없었으면서 지금 굳이 물어보다니. 차라리 평소에 전화로 물어보든가.' (59쪽)

 

 

 

부담없이 읽어나가다가 툭 던져지는 말에 공감한다.

내게는 인생의 나침반이 없다. 이 길이 맞는지 틀린지는 결국 도착지에 가서 뒤돌아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나에게는 미리 걱정을 대출할 여유가 없다. 이미 많이 늦었으니 말이다. (62쪽)

 

직접 경험한 시간에 관한 이야기이니 궁금하기도 하고 알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어나간다. 부담없이 적어내려간 진솔한 이야기이고 꾸밈없는 민낯을 보는 듯해서 계속 읽어나간다. 히키코모리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다면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10년 동안 집돌이로 살아간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이 일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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