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 가든 (리커버) - 개정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에쿠니 가오리의『홀리 가든』리커버 에디션이다. 감미로운 은빛 감성 에쿠니 가오리와 소녀 감성 일러스트레이터 김옥의『홀리 가든』한국 출간 10주년 기념 감성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였다. 표지부터 감성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어른임을 잊지 않기 위해 늘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는 가호.

규칙적인 생활, 규칙적인 삶, 올 라잇. 늘 올 라잇한 인생을 살아온 시즈에.

함께한 시간만큼 많은 금기를 지닌 그녀들의 평화롭고도 위태로운 하루를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감성으로 한 장면, 한 장면 사랑스럽게 포착한 장편소설

(책 뒷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에쿠니 가오리.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이다.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서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 작가로 불린다.

옛날부터 어째서인지 여분의 것을 좋아했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죠. 어떤 사람에 대해서 알고 싶을 때, 그 사람의 이름이나 나이, 직업이 아니라 그 사람은 아침에 뭘 먹을까, 어떤 칫속을 사용할까, 어렸을 때 과학과 사회 중에서 어떤 과목을 더 잘 했을까, 찻집에서는 커피를 주문할까 홍차를 주문할까, 또는 어느 쪽을 더 많이 주문할까, 그런 것들에 더 관심을 쏟습니다. 여분의 것, 하찮은 것, 별 도움이 안 되는 것, 그런 것들로만 구성된 소설을 쓰고 싶었습니다. 여분의 시간만큼 아름다운 시간은 없지요. 이 소설은 여분의 시간을 많이 함께한 두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317쪽_작가 후기 中)

 

이 소설은 24장으로 구성된다. 홍차 잔, 한낮의 전철, 피크닉, 돌부리, 탬버린, 생각하지 않는 연습, 기억, 완두콩밥, 천사, 전원, 사랑의 복숭아, 밤의 전철, 카스텔라의 밤, 공주님 놀이, 금기, 보건실, 포르노보다 위험한 것, 하루란 무엇인가, 싸움, 초겨울의 드라이브, 생각하는 연습, 거스러미, 밤길, 다시 홍차 잔으로 이어진다.  

 

 

 

그동안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은 나에게 극과 극의 느낌을 주었다. 훅 치고 들어와서 마음에 흔적을 남기는 작품도 있고, 그저 스쳐지나간 작품도 있다. 그야말로 복불복이다. 그저 그런 무게의 작품이 걸릴 지라도 혹시 모를 무게감의 작품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특히 이번 작품은 특별판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는 생각에 읽어보게 되었다. 특별한 기대감 없이 읽어나가기 시작했고, 생각보다 잔잔하게 마음을 툭 치고 가는 소설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읽다보면, 인생이라는 것이 어찌보면 커다란 의미를 담고 있지만, 또 어떻게 보면 너무 아무 것도 아니라 서글프기까지 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랬다. 사소한 일상에서, 어찌보면 할 말 없을 것 같은 소소함 속에서 길게 문장을 뽑아내고 이야기를 뿜어내는 데에서 경이로움을 느낀다. 이런 걸로 이야기가 될까 의심스럽더라도 에쿠니 가오리는 소설로 엮어낸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소설이다. 하루하루가 그냥 흩어져 사라져버리고 말 별 것 아닌 시간이지만, 잘 건져내면 특별함이 있기에 감성 돋는 시간을 보낸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리커버 에디션으로 출간된 이 책을 소장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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