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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겠어요, 이렇게 좋은데 - 시시한 행복이 체질이다 보니
김유래 지음 / 레드박스 / 2018년 8월
평점 :
누구에게나 제 2의 고향이 있다. 삶에 지쳐 허덕이다가, 더 이상은 이렇게는 못살겠다고
하소연하다가 그곳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고 온다. 저자에게는 그곳이 '우붓'이다. 제목만 보아도 그곳에서의 시간이 행복에 넘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쩌겠어요, 이렇게 좋은데'라고 읊조리면 조용히 미소가 지어진다. 이 책『어쩌겠어요, 이렇게 좋은데』를
읽으며 '당신의 지친 마음도 알게 모르게 매만져줄 저자극 우붓 생활기'를
들어본다.


이 책의 저자는 김유래. 프리랜스 라이터로 일하고 있다. 틈틈이
호주, 유럽, 인도, 타이완 등을 다녀왔다. 하지만 운명처럼 이끌려 다시 찾게 되는 곳은 발리의 우붓(Ubud).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해 혼자
우붓으로 떠나 한 달을 살았다. 반년 뒤에는 언니와 함께 또 한 달 동안 머물다 왔고, 이듬해엔 남동생까지 합류해 삼 남매가 우붓 생활을 하고
돌아왔다.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 있는 우붓은 발리 고대어
'우바드'에서 유래된 지명으로 '약, 약초, 치유'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때 이미 나는 우붓으로 가게될 것임을 알았다.
(7쪽)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다녀온다고 인생이 바뀌진 않겠지만', 2부 '다시 안 왔으면
어쩔 뻔했어'로 나뉜다. 어쩌면 두려움 따윈 핑계였는지도, 나를 찾아가는 시간, 여기 우붓에서 살고 싶다, 머리보다 마음을 편들기로 했다,
당신은 언제나 옳아요, 돌아오고야 말았다, 자연이 보존된 몽키 포레스트, 모두 자신만의 삶을 살고 있을 뿐, 어렸을 땐 몰랐던 것들, 한여름
밤의 축제, 감각을 깨우는 마법의 세계, 나만의 미술관 투어, 흔히 볼 수 있는 다섯 가지, 잊을 수 없는 나방의 날갯짓, 내가 평생 함께할
사람은 바로 나, 귓가에 남아 있는 노래, 시시한 행복이 거기 있었다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나는 지금 우붓에 있다. 어쩐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새삼스럽게 내가 이 세상에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16쪽)

항상 맞는 길, 빠른 길을 가려고
노력했다(비록 마음 같지 않아서 자주 틀린 길로 가긴 했지만). 길을 잃었을 땐 화나고 짜증스러운 게 당연했고, 주위를 둘러볼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우붓에서는 급한 일 따위 없었다. 대신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시간이 있고 여유가 있었다. 주위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걷고 또 걷다 보면 무더위 속 시원한 바람을, 외곽 지역의 평화로운 풍경을, 다정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 길 끝에 진짜 나를
만나기도 하는 소중한 순간이 와줬다. 거기에는 예상치 못해서 더 매혹적이고 아름다웠던 수많은 장면이 숨어 있었다. (34쪽)


살다보면 사방이 꽉 막힌 느낌에 과연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 건가 생각될 때가 있다. 그럴 때에는
마음의 소리를 듣고 나만의 장소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저자에게는 그곳이 바로 우붓이다. 머리보다 마음을 편들기로 하며 그곳에서 보낸 자유와
치유의 시간으로 한 걸음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때로는 일상에서 벗어나 내가 뭘 원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큰 그림을 그려보아야 할
때가 있다. 꼭 그럴 필요가 있다. 그런 과정에 서서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가진 에세이를 읽으며, 우붓도 참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고, 명상과 요가를 꿈꾼다면 우붓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