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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시골 살래요! - 농촌에서 새로운 삶을 찾는 딸의 편지
ana 지음 / 이야기나무 / 2018년 6월
평점 :
도시에서 정착하고 살아가기를 바랐는데, 어느 날 딸이 '엄마, 나 시골 살래요!'라고 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아니, 그에 대해 엄마가 완강히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면 엄마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이 책은 '농촌에서 새로운 삶을
찾는 딸의 편지'를 담은 책이다. 이 책『엄마, 나 시골 살래요!』는 제5회 브런치 대상 수상작으로,
'도시 밖 세상에서 새길을 찾는 수업, 그 과정에서 얻은 삶의
지침들'을 들려준다.


이 책의 저자는 아나. 스무 살에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12년을
보냈다. 서울은 매력적인 도시지만 저자에게 맞지 않는 옷 같았다고 한다. 서울을 떠나 도시 밖 삶을 찾아 농촌을 기웃거렸고, 현재는 아무 연고
없는 구례로 이사해 새로운 삶의 방식에 적응하고 있다.
이 책은 엄마에게 쓰는 편지 25일차를 담았다. 프롤로그 '나는 시골로 떠난다'를 시작으로, 잘
도착했어요, 농사가 유행이래요, 똥도 다 쓸모가 있대요, 남들은 뭐래도, 나 이런 소소한 것들이 하고파요, 손길이 닿으니 바뀌었어요, 담양
맥가이버를 만났어요, 해도 뜨기 전 김장배추를 심었어요, 정성을 다하고 기다리면 맛있어진대요, 엄마, 우리 집에 화덕 난로 하나 놔야겠어요,
'별걸 다 만드네' 할 엄마에게, 이래도 귀농할끼가?, 조금은 창조적인 삶을 살고 싶어요, 꽤 많은 사람이 농촌에서 기쁘게 살고 있어요, 엄마가
싫어할 짓(?)을 하고 왔어요, 농사만 지으며 살 필요 없대요, 순창이 달리 보여요, 한 우물만 파고 살아본 적은 없지만 농사는 해볼래요,
세상엔 (해야) 할 일이 참 많아요 농촌에도요, 엄마가 그리 자주 말하던 농사실패 그 쓴맛을 봤어요, 쪽빛을 내 옷에 담았어요 피부가 편히 숨
쉴 거래요, 친구들과 소풍을 다녀왔어요, 엄마 나 농부로 살래요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귀농귀촌을 위해 전국귀농운동본부와 순창군이 주관하는 농촌생활학교 10기에
등록하고 6주간 합숙 교육을 받으며 글을 시작한다. 12년의 서울살이를 정리하며 새로운 터전을 찾고 있었고, 도시 생활보다는 시골살이를 희망하는
욕구가 있었으며, 요즘 점차 늘어나는 청년들의 귀농, 귀촌을 대안처럼 다루는 사회 분위기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었고, 과연 시골에 잘 적응해 살
수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라고. 순창으로 가면서 엄마부터 이해할 수 있게 6주간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편지를 띄우자고 결심했고,
그렇게 이 책은 편지글로 이어진다.
그런 면에서 처음 농촌 분위기와 농사일에 대한 글 등 수업이 이어지면서 거기에서 배운 것을
들려준다. 귀농귀촌 강의에서 어떤 것을 배울지 궁금한 사람들에게도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책이다. 그러면서도 솔직담백하게 이어지는 글들에 시선을
집중한다. 귀농귀촌을 할 경우에 어떤 일들에 노출되며, 그에 대해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생각해볼 수 있다. 일단 부딪치면 될까. 어르신들의
행동은 어느 시골이나 비슷하지 않을까. 그러면 그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이 책을 읽으며 생각에 잠긴다.
특히 나도 귀촌인이기에 동의하는 부분이 많았다. 어르신들과 세대차이는 기본, 환경의 차이까지
더하면 정말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은데, 이 책에서 그것을 적나라하게 잘 짚어주었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귀농 3년 차 선배에게 정착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거나 황당했던 일을 물었더니,
저는 마을 할머니들 일을 도와드리려 애쓰면서
마을에 꽤 빨리 적응한 편이에요. 그런데 귀농하고 몇 달 지났을 때 하루는 어떤 할머니 한 분과 따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분 말씀이
친해지고 나니 말하는데, 처음 제가 이사 왔을 때 우리 집 쓰레기봉투를 뜯어서 쓰레기를 살펴봤다는 거예요. 할머니 서넛이! 내가 대체 뭐 하는
작자인지 알아보려고요. (191쪽)
믿기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엇비슷한 일들은 일어나고 잘근잘근 씹히는 안줏거리가
되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게다가 미혼이라면 이들의 집요한 짝짓기(?) 시도에 혀를 내두를지도. 저자의 말처럼 결혼에
대한 생각이 없거나 억지로 짝을 지어 주려는 분위기가 싫은 사람이라면 한동안 고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도시에 살 때에는 전원생활의 낭만을 꿈꿨다. 하지만 여름 날 벌레와 모기와의 전쟁을 해야 하고,
잔디밭이 고르고 아름다우려면 끊임없이 잡초를 뽑아대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그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귀농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도시
사람들은 약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낀다고 하면서 끊임없이 간섭하고 잔소리를 해댄다. 몰라서 그런 것이라면서. 그래서 귀농귀촌은 생각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귀농귀촌의 환상은 살짝 접고 현실적인 면을 솔직하게 풀어낸다. 도시 생활에 질리고
막연히 귀농을 꿈꾼다면 대책 없이 사표부터 던질 것이 아니라 먼저 이 책을 읽고 그래도 마음이 동한다면 농촌생활학교 등 지역별로 마련된
귀농귀촌인 교육을 한 번 들어볼 것을 권한다. 재미있게 읽으면서 '맞아,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었어'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꽤나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실상도 볼 수 있어서 마음을 단단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