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는 말은 차마 못했어도 슬로북 Slow Book 3
함정임 지음 / 작가정신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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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쓴다는 것은 얼마나 방대한 작업일까. 소설가는 소설을 쓰기 위해 답사도 가고 책도 읽으며 글로 엮을 이야기를 부단히 찾아다닐 것이다. 그 중에 소설로 엮이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소설가에게 이야기는 남아있을 것이다. 이 책《괜찮다는 말은 차마 못했어도》를 읽어보면 소설가 함정임이 이야기보따리를 술술 풀어내고 있다. 읽기 전보다 읽는 중에 더욱 끌렸고, 읽은 후에도 여운이 남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함정임 작가의 62편의 글과 사진을 엮은 산문집. 소설가이면서 한국어문학과 교수인 직업 특성상 소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음악 애호가이자 미술, 박물관, 영화에도 조예가 깊은 지식인으로서의 예술적인 면모를 다채롭게 보여주고 있다. 그를 통해 섬세하고 무수한 마음들을 ‘위로’하고 ‘치유’의 말들을 책을 통해 전한다.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가족, 지인들에 대한 일화를 조곤조곤 들려주는 인간 함정임의 생활이 문학과 함께 고스란히 녹아 있다. (책소개 中)

 

 

이 책의 저자는 소설가 함정임. 소설집『버스, 지나가다』,『저녁 식사가 끝난 뒤』중편『아주 사소한 중독』등과 세계 문학 기행『소설가의 여행법』,『무엇보다 소설을』그림 에세이『나를 사로잡은 그녀, 그녀들』『그림에게 나를 맡기다』번역서『불멸의 화가 아르테미시아』『행복을 주는 그림』『예술가들은 이렇게 말했다』등을 펴냈다.

혀끝에 맴도는 말을 품고 살았다. 누군가 나에게 괜찮냐고 물어올 때가 있었고, 내가 누군가에게 괜찮냐고 물어보고 싶을 때가 많았다. 뜨거운 것이 목울대까지 맺혀 올라와 혀끝에 매달릴 때마다 썼다. 쓰는 수밖에 없었다. 내 눈에 비친 '세상 풍경'을 짧게도 썼고, 조금 길게도 썼다. (작가의 말 中)

 

이 책에는 당신의 여름은 괜찮습니까, 검은 숲길을 걸어 한참을, 내 마른 손으로 너의 작은 손을 잡고, 사랑에 관한 긴 이야기 등 네 장으로 나뉜 에세이가 담겨있다. 삶의 움직임 또는 방향,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서, 니스를 생각함, 카뮈의 체코슬로바키아 이야기, 수즈달의 저녁 종소리, 예술가와 부엌, 향은 단어 향수는 문학, 작가에게 모국어란 무엇인가, 박물관에서 소설을 꿈꾸다, 톨스토이의 무덤에서, 달맞이 언덕의 단상, 봄빛 고요 너머, 부산을 말할 때 이야기하고 싶은 장면들, 셰르부르에 내리는 비, 포도밭 지나 은빛 물결 쪽으로, 소설을 쓴다는 것은, 쌍계사와 소설이 만날 때, 바닷가 언덕에서의 프로방스 추억 여행, 캐릴포니아 드리밍 서부에서 열차 타기, 고독의 아홉 번째 물결 너머, 나혜석과 자화상, 예술가의 어머니, 파리 옥탑방 철학자의 귀환을 환영함, 아르토의 편지질이 의미하는 것, 보들레르를 만나는 시간, 소설로 차린 저녁 식사, 문학으로 함께 살아간다는 것 등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역시 소설가는 타고난 이야깃꾼인가. 사실 소설가의 에세이라는 점에 시큰둥하며 별 기대없이 글을 읽기 시작했는데, 몇 편 만에 몰입해서 글을 놓치지 않고 보게 되는 것이 아닌가. 다방면에 대한 관심은 기본이고, 여행도 비교분석할 만큼 다양하게, 거기에다 자신의 생각까지 잘 어우러지게 풀어내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소설은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에세이는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솔깃해지나보다. 이야기에 집중하다보니 오히려 글이 짧다고 느껴진다. 화수분처럼 무궁무진하게 쏟아지는 이야기보따리를 펼쳐보는 듯한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해외로 국내로, 과거로 현재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듯 이 책을 읽어나갔다. 풍부한 색채의 산문집이어서 읽는 맛을 느끼게 해준다. 생각해보니 예전에도 소설가의 산문집에서 그런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다. 소설가의 에세이를 잘만 고르면 밋밋하지 않고 풍성한 글을 볼 수 있어서 읽는 시간이 꽉 차오르는 느낌이다. 시간을 아깝게 느끼지 않도록 만드는 책을 만나서 신선한 느낌으로 읽어나간 에세이여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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