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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영혼을 꿈꾸다
임창석 지음 / 아시아북스 / 2018년 6월
평점 :
책을 선택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제목이 영향을 주기도 하고, 어떤 분야인지에 따라 호감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어쩔 때에는 아주 단순하기도 하다. 즉 그냥 궁금해서 읽어보기도 한다. 이 책이 그랬다. 이 책을 읽어보겠다고 마음 먹은
데에는 호기심이 첫 번째였다. 실험적인 소설이라는 점에서 궁금증이 생겼고 도전정신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깨끗한 영혼을 가진 책이라니 이
책을 읽으며 영혼이 맑아지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에 이 책《지구의 영혼을 꿈꾸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북미 원주민의 전설에는 지구의 환경이 파괴되어
생명체가 살기 어려워질 때가 되면, 반드시 무지개 전사들이 나타나 생태계를 복원하고 인간들을 구원할 것이라는 전설이 있다. 그런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북미 원주민 추장 아첵, 일명 대화를 통해 지혜를 나누는 자와 서로 다른 나이와 직업을 가진 7인의 인물들이 인연을 통해 만나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영혼을 울리는 맑은 이야기이다. (책소개 中)

이 책의 저자는 임창석. 문학사상에 소설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소설가이자 정형외과 전문의이다. 저서로는 빨간 일기장, 소설 백의민족, 자신의 영혼에 꽃을 주게 만드는 100가지 이야기 등이 있다. 첫
장을 펼치니 '8인 6색 소설'이라는 점이 눈에 확 들어온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서 '리차드'의
이야기부터 읽어나간다. 리차드가 꾼 인체 해부학 실습 꿈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게 하고 싶다.
그리고 변화의 씨앗을
만들기 위해 당신이 필요하다.
당신은 새로운 생명의 원천이 될
수 있다.
당신 앞에 있는 나의 친구와
함께 나에게로 오라.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지혜를
나누려는 자
-아첵-
아첵이라는 자가 있다. 영혼이라는 뜻의 알곤킨 언어인 아첵이라는 이름을 가진 북미 원주민
추장이다. 아첵의 초대장을 나도 받은 듯, 책 속으로 들어가서 집중해서 읽게 된다. 찌들어버린 도시 생활에서 영혼의 세계에 눈을 뜰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아첵은 나에게 지구의 영혼이란 단어를 꺼낸
적이 있다. 행성들에게도 영혼이 있다는 것이다. 아첵은 생명을 품을 수 있는 모든 행성들은, 반드시 진화과정을 통해 지적인 동물들을 탄생시킨다고
했다. 그리고 행성 전체의 생태계와 환경, 모든 동식물들의 균형을 잡아 줄 자신의 뇌세포와 같은 존재를 선택한다고 했다. 생명체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영혼처럼, 행성들에게도 생명체들의 정신들이 모여 이루어진 집단적 영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48쪽)

하루하루를 좁은 시야로 살고 있었다. 눈앞에 보이는 문제에 아웅다웅, 힘겹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인간은 소우주라는 것은 까맣게 잊고서….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잊고 있던 영혼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듯했다. 잊고
있던 무언가를 떠올리게 해주기에 이 책을 곱씹으며 마음에 담아보았다.
"나는 선조들에게서 우주의 가치가 모든 생명체
하나하나에 다 들어있다는 것들을 배웠단다. 인간들의 과거, 현재, 미래가 교차되는 시공간의 원리란 아주 간단한 것이란다. 그냥 모두 함께 맞물려
유기체처럼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고,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또 현재의 내가
미래와 과거의 중간에서 매개자처럼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란다." (65쪽)
책 중간중간 삽입된 그림이 몽환적인 느낌을 주며 환상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듯하다. 소설 형식으로
풀어나가기에 무거운 철학서가 아니라 접근성이 뛰어나다. 소설로 접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이 장점이며, 실험적인 소설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부담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