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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책읽기 - 즐거운 인생을 위한, 살아 있는 독서의 기술
니와 우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5월
평점 :
책을 읽으면서 하나씩 알게 된다. 단 한 권의 책이 나를 송두리째 흔들 만큼 영향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때로는 그 책을 읽는 것보다 푹 자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 말 또하고 또하면서 책 한 권을 채우는 것을 보며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잊고 있던 무언가를 떠올리며 나 스스로의 열정을 불지피게 되는 책도 있다. 어쨌든 이런 책들을 하나둘 만나게 되면서 하게 되는 생각이 있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속 책 속을 헤맬 것이고 죽을 때까지 책을 읽게 되겠구나, 라고. 그래서 이 책의 제목『죽을 때까지 책읽기』를 보자마자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죽을 때까지 책을 읽기로 생각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니와 우이치로. 일본의 유명 기업가이자 전 외교관, 공익사단법인 일중우호협회 회장이다. 2010년 민간인 출신 최초로 주중 일본대사에 발탁되었다. 현재 와세다 대학 특명교수이자 이토추 상사 명예이사다.
독서는 당신을 가짜가 아닌, 진정한 자유의 세계로 이끌어줄 것입니다. (11쪽_서문 中)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1장 '책을 대신할 것은 없다', 2장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3장 '머리를 쓰는 독서의 효용', 4장 '책을 읽지 않는 날은 없다', 5장 '독서의 진가는 삶에서 드러난다', 6장 '책의 저력'으로 나뉜다. 전문가라고 꼭 신뢰할 수는 없다, 생각하며 읽지 않으면 지식이 되지 않는다, 쓸모없는 독서는 없다, 남이 추천하는 책은 믿을 수 없다, 허세를 위한 독서도 의미는 있다, 좋은 책을 알아채는 방법, 서평은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이해할 수 없는 책은 저자에게도 문제가 있다, 관심은 있지만 인연이 없는 책도 있다, 소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자, 책은 보상이 없다, 책을 읽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 머리에 남는 노트 활용법, 관심이 있으면 속된 책도 철저히 읽는다, 마감을 정하면 집중할 수 있다, 책을 사서 쌓아두지 않는다, 버거운 책을 읽는 방법, 부족한 감정은 책으로 메운다, '자서전'은 속지 않도록 주의하며 읽는다, 문제가 사라지는 건 죽는 순간, 마음에 새겨진 말이 하나라도 있으면 횡재, 책은 '사람보는 눈'을 길러준다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저자의 삶과 어우러지는 솔직담백한 이야기에 저절로 시선이 간다. 그러면서 책에 관해 하는 말들이 툭툭 마음을 건드린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많이 있다.
나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한 권의 책이었기에 다시 읽는다면 55년 후의 나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흥미가 끌렸습니다.『장 크리스토프』는 문고본 한 권 분량이 500~600페이지이고, 총 4권입니다. 상당한 분량의 장편입니다. 내 마음이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해하며 흥미진진하게 읽기 싲가했는데, 2권을 다 읽는 시점에서 좌절했습니다. 역시 같은 책이라도 나이나 시대에 따라 받아들이는 인상이 전혀 달랐습니다. 그쯤에서 '55년 전과 똑같은 감동과 감격이 있다면, 나는 바보'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거의 성장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44쪽)
나 자신에게도 책이 그러한데 누군가 추천하는 책이 나에게 모두 감동을 줄 수는 없는 법. 또한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저자는 "추천해주실 만한 책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당신이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을 읽으세요."라고 답한다고 한다. 입장에 따라, 사고방식이나 느끼는 방식에 따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책이 많고 그만큼 나 자신은 무지하다는 것을 깨닫고 보면, 그만큼 채워나갈 것도 무궁무진하다. 저자는 직장에서 은퇴한 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여유롭게 읽어야겠다고 오랫동안 생각해온 책을 책장에 남겨두었다고 한다. 완결까지 27년간의 세월이 필요했던, 총 42권의 '대항해시대 총서' 25권인데, 이따금 읽고 싶어서 페이지를 팔랑팔랑 넘겨보지만, 그 정도의 책을 일 때문에 경황이 없는 짬짬이 읽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나도 가끔은 앞으로 언제까지 책을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원시가 오거나 시력을 잃거나, 갑작스레 복시가 오거나…. 나의 독서를 방해할 경우의 수는 많고, 읽고 싶은 책을 시간이 없어서 읽지 못한 일은 많다. 그런데 꼭 읽고 싶은 책을 나중으로 아껴두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했기에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책을 통해 일본 비즈니스계 최고의 독서가 니와 우이치로의 책읽기에 관해 들어보는 시간을 보냈다. 책을 어떻게 읽어라,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한다는 교훈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독자에게 각자 자신의 책읽기를 되짚어볼 수 있도록 하기에 더욱 흥미롭게 읽어나갔다. 특히 권장도서 목록 앞에서 무게감에 머뭇거려지며 왜 독서를 해야할지 의문이 생기는 사람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 먼저 읽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생각보다 더 괜찮은 책이었다는 느낌은 70년 독서 내공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 있는 이야기때문이었으리라 생각되기에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