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페미니즘
유진 지음 / 책구경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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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바탕에 거울 느낌의 표지와 제목이 평범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표지에 있는 거울은 미러링을 상징하고 직접 디자인했다고 한다. 미러링은 역지사지가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비추어 보라는 의미에서, 여성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가 살아가는 삶을 목도하고 외면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책을 펼쳐드니 신선하게 시선을 잡아끈다. 본문을 읽기 시작하면서 내가 '페미니즘'이라는 단어에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론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다. 이것이 바로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페미니즘이구나! 부담없이 읽으며 주변에 권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이 책은《아빠의 페미니즘》이다.


 

 


이 책의 저자는 유진. 열아홉 나이에《책구경》이라는 책을 출간했고, 지금은 스무 살이다.

이거 실화냐? 이거 실화다. J는 실존인물이다. 이 책은 상상력이 아닌 기억력을 토대로 쓰였다. 이 책에 기록된 J의 말들은 전부 내가 실제로 듣고 자란 이야기들이다. 나는 J가 펼치는 주장과 격한 표현을 순화하면 순화했지, 결코 과장하지 않았다. 세상에는 이런 아빠도 존재한다. 덕분에 이런 딸도 존재한다...(중략)... 이 책은 성별의 구별이 무의미할 정도로 어렸던 아기가 세상을 읽고 쓰고 말하는 한 명의 사람으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다. 내가 엄마의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성년이 될 때까지의 20년을 짚어 나간다. 그 시간 안에서 보았던 세상과 느꼈던 감정과 들었던 말들을 글로 썼다. J는 실존인물이고, 나 또한 실존인물이다. (머리말 中)


저자는 본문에서 '페미니즘'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제목과 머리말에서만 페미니즘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고 언급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알 것이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대화 내용 중에서 문득 '이것이 페미니즘이구나'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 이론만 공부하다가 실전문제를 만나는 느낌이다. 우리의 말과 행동과 생각에서 드러나는 페미니즘을 이들의 생각과 일상에서 만난다.


 


나는 돌잔치를 하지 않았다. 당연히 돌잡이도 하지 않았다. 그때 덥석 잡은 물건이 없어, 나의 발목을 잡을 물건 또한 없다. 청진기를 잡았으니 의사가 되라든지, 마이크를 잡았으니 아나운서가 되라든지, 뭐 이런 얘기들 말이다. 나의 엄마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고 말했다. "살고 싶은 대로 살아. 전생을 원망하지도 말고, 다음 생을 기대하지도 말고,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 기왕이면 한 손에는 붓을 들고 한 손에는 활을 들고, 큰부자로 무병장수해. 감질나게 하나만 안 골라도 돼." (39쪽)

 


적당한 느낌의 책이다. 스무 살 여성이 쓴 책이라는 점이 편견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저자의 아빠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책이어서 빠미니즘을 지향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이 생긴다. 발언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딸을 어떤 세상에서 키우고 싶은지 저자의 아버지 J에게 배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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