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권에 양자역학을 읽었지만 팀 제임스 작품에서 나의 상상력은 한층 구체화 되었다. 미시계를 넘어 볼 수없는 현상, 모르겠다는 입자들을 나열하고 있으나 나는 팀 제임스가 말하는대로 상상하고 있었다.어렵게 설명하고 있는 부분도 물론 있다.당연히 그래야 그 세계에서만 사용되는 명칭들을 따라 목록과 설명서를 독자는 구성할 수 있으니 당연한 대목이다.그런데 그런 단락까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게 간단한 예시들이 뒷받침한다.즐겁게 읽었다.
청산하지 못한 일은 두고 두고 속이 터지는 일이다...멋진 신세계 서두에 헉슬리는 말한다.˝더러워졌다고 깨끗해지기 위해 흙탕물에 들어가 허우적 거릴 수는 없다.˝더러움을 감추기 위해 더러워지기를 선택하는 것은 더러워진 오물을 뒤집어 쓴 자신을 인식하지 않기로! 한 일과 같다.우리가 알아야 할 일들이다. 역사는 그 시대의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이다.개인의 부귀영화를 신봉하며 국가를 이루는 대중과 민중을 팔아 먹은 자는 분명한 죄값이 존재한다.존엄한 자들의 피를 짜 자신의 혈관에 철철 넘치도록 담아 꿀꺽거리며 생명을 이은 자들을 누가 오랏줄을 받을 죄인이 아니라고 말하겠는가!
용수가 코끝을 씰룩씰룩하더니 말했다."우현이도 저한테 욕했어요.""네가 괴롭히지도 않는데 우현이가 먼저 욕을 하디?""그게 뭐가 중요해요. 우현이가 저한테 욕을 한 사실이 중요한 거잖아요. 저도 분명히 욕을 먹었다고요."털보 선생님이 말했다."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똑바로 하라고 했다. 용수야, 무엇보다 분명한 건 네가 먼저 우현이를 괴롭힌다는 사실이야.안 그러니?""선생님은 왜 자꾸 우현이 편만 들어 주세요. 네?""우현이 처지가 힘겨우니까 그러는 거지. 너도 양심이 있으면 생각해봐라. 그동안 선생님이 네 편을 얼마나 많이 들어 줬냐. 너랑 하나랑 싸웠을 때 말이야. 물론 하나에게는 비밀이지만.....….‘界"저는요, 선생님이 제 편을 들어 줄 때는 기분이 좋아요.그런데 다른 아이 편을 들어 줄 때는 기분이 나빠요." - P40
졸 흘러가듯, 벚꽃이 화르르 날리듯, 바람에 나뭇잎이 팔랑거리듯, 소낙비에 물방울이 튀어오르듯・・・・・・ . 마치 2분이 2초 같았다. 실수 한 번 없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가슴속에 맑은 샘물이 퐁퐁 솟아나는 느낌이었다. 아까 콩쿠르에서 이렇게 쳤다면 대상은 내 거였을 텐데.마지막 건반을 눌렀다. 레스토랑 가득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앙코르를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인사를 하고 자리로 돌아가니 아라가 선뜻 자기 꽃다발을 건네주었다."오늘의 대상은 이초은, 너야. 이거 너 가져.""왜?""널 용서하기로 했어."아라의 엉뚱한 말에 난 고개를 갸웃댔다."뭘 용서해?""너나 싫어하잖아."순간 좀 찔렸다. - P122
"티났어?""많이."아라는 눈치가 없는 게 아니라 마음을 잘 숨기는 특별한애였나."미안.""괜찮아.""근데 나는 너 좋아."아라가 나를 자꾸 궁지로 몰아넣는 기분이었다. 나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아라를 가만히 바라만 봤다."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난 이게 필요 없다는 거야.왜? 내가 꽃이니까."아라 말에 엄마는 빵 터졌다. 하지만 이내 정색했다. 웃음을 참는 것 같았다. 이모가 엄마를 향해 눈을 흘겼다. 미워서 흘기는 건 아닌 것 같았다. 엄마가 이모 팔을 툭 쳤다. - P123
이모도 엄마 팔을 툭 쳤다. 어느새 엄마와 이모는 예전처럼 돌아온 것 같았다.아라는 양손을 꽃받침처럼 턱에 대고 빵긋 웃었다. 이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나도 고개를 잘래잘래 흔들었다. 아라가 다시 꽃다발을 내게 안겼다. 나는 얼떨결에꽃다발을 받았다. 향기가 너무 좋아 코를 킁킁거렸다. 좀행복해지는 것 같았다.어쩐지 아라는 평생 내 곁에 있을 것 같다. 계속 나를 들었다 놨다 할 것 같다. 그때마다 내 마음속 비교 마왕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나를 슬프게도 기쁘게도 할 것 같다. 하지만 이왕 내 마음속으로 찾아온 거 난 비교 마왕이랑 잘지내고 싶다. 친하게 지내다 보면 내 부탁도 들어주지 않을까. 그럼 누구랑 비교당해도 평소와 다르게 화가 덜 날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계속 화를 덜 내면 비교 마왕은 무지 심심하겠지? 그럼 제풀에 지쳐 가출선언을 할 수도 있 - P124
다. 그때 나는 비교 마왕을 붙잡을까 말까? 고민 좀 해봐야겠다.앗, 이건 방금 든 생각인데, 어쩌면 무대 공포증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 같다. 오늘 이 레스토랑에서 연주했던 순간을 떠올리면 세찬 파도 같던 가슴이 가라앉을 것같다. 잔잔한 호수처럼. 마치 마법이 일어나는 순간처럼.벌써부터 내년 콩쿠르가 기다려졌다. - P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