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 교실 - 문현식 동시집
문현식 지음, 이주희 그림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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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들에서는 아이들과 교사 또는 어른의 관점이나 시각이 어떻게 다른지 잘 나타나 있는 시집이며, 다른 시들에서는 아이의 시각으로 가족에 대한 따스한 마음이나 아픈 감정이 녹아있는 책이기도 하다. 교사 생활을 하며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이 잘 녹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저와 아이들의 학교 생활 모습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며 집에 있는 귀염둥이를 생각나게 하는 책이기도 했다.

 

여기에 실려 있는 동시들은 마냥 아름답거나 무지개빛 동심만 표현하지 않는다. ‘쩐다와 같은 솔직한 표현들이 들어있는 시들이 많이 있기도 하다. ‘담배 연기처럼 어른들의 이중성이나 이율배반적인 말이나 행동을 과감하게 꼬집는 시들도 있다. 글자 크기나 위치 등을 이용해 재미있게 어떤 것을 빗대어 표현한 시들도 있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순수한 생각과 따스한 감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우정과 같은 동시들에서 이런 마음들이 잘 드러난다.

 

책 제목은 팝콘 교실이나 팝콘이나 햄버거처럼 빠르게 한 번 먹고, 강렬한 맛을 느낀 후 사라지는 맛의 시들이 아니라 계속 곱씹게 되는 여운을 가진 동시들이 많다. 교사 출신의 시인이나 교과서에 있는 시처럼 생명력을 못 느끼는 것이 아니라, 팔딱팔딱 뛰는 활어와 같은 시들이 모여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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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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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다닐 때 철학 시간에 군가산점 주는 것이나 군가산점에 찬성하는 주장을 한 남자이다, 군대도 다녀왔다. 이 책을 읽은 지금은 애 낳고 키울래? 군대 갈래? 하면 무엇을 선택할까? 대체복무로 육아를 할래? 그냥 군대 갈래!? 하면 무엇을 택할까? 생각해보았더니 나라면 그냥 두 경우다 가산점 안 주어도 군대 간다고 할 것이다. 군대도 힘들지만, 지금은 18개월 전후만 하면 된다. 육아는 제대 없이 말뚝 박는 것과 같다. 기간만 문제가 아니라 힘듦을 수치로 나타낼 수 있다면 최소 육아가 군대보다 2배 이상이다. 책 내용에 실제 내 아들과 놀아주며(?) 경험한 것을 감안한 것이다.

 

단지 임신, 출산, 육아만 힘든 것이 아니라 여자의 일생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가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차별, 편견, 폭력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남자이고, 어릴 때도 어머니만 여자였고, 남중, 남고를 나왔으며, 지금 현재도 아내만 여자이기에 잘 알거나 이해하지 못했다. 이 책에도 나온 맘충이라는 말에 동감했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의 종일반의 경우 전업주부가 당연히 차별 받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김지영씨의 어머니와 비교해서도 김지영씨의 삶이 더 나아졌다고 할 수 없었다. 2016년에 이 이야기는 끝나지만, 2017년 현재까지도 페미니즘이 많이 알려져 있고, 양성평등이 연구학교나 시범학교의 주제가 되어도 별반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많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여자들이 더 남아선호 사상이 심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가 되었을까 생각해보니 여자들은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나 같은 남자들도 약 3~4시간 만에 독파가 가능할 정도로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쓰인 것은 물론이고, 실제 논문이나 통계자료, 기사 등을 적절하게 녹여내어 남자들도 부작용 없이 자연스럽게 의식이나 마음에 스며들게 만들었다. 한 마디로 당의정 같은 책이다.

 

어제(129)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말미에 Metoo운동을 소개했다. 여성들은 물론이고, 유재석 같은 유명인 남자들의 참여로 인상이 깊었다. 남자지만 가만히 있지 않겠다.’라고 했다. 물론 어제 소개된 Metoo운동은 여자들이 당하는 것에 일부에 국한된 것이고, 한계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도 김지영 씨를 상담한 정신과의사가 자기 아내와 환자인 김지영씨는 경험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서 이해나 공감을 하였지만, 자신의 병원에 근무하는 상담사는 같은 경우인데도 이해하지 못하였다. 나도 어쩌면 또 벽이 있을지도 모른다. 내 아내나 딸이 아니기 때문에 맘충처럼 종일반차별처럼 또 이율배반적이나 이중성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성폭력이라는 일부에 국한시키지 않을 것이고, 유명인도 권력도 없지만 나도 참여할 것이다. 시행착오나 실수를 하더라도 나도 김지영씨를 대신대서 아니, 내 아내를 위해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 소리를 높이겠다. 그것이 김지영씨로 대표되는 이 땅의 여성들이 치유 받거나 위로 받거나 차별이나 편견, 폭력 등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하는데, 아니 그들이 목소리를 내는 용기를 갖게 하는데 아주 조금이나마 힘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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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씨, 학교는 처음이시죠? - 기획부터 커튼콜까지, 교육 뮤지컬의 모든 것
박찬수.김준성 지음 / 맘에드림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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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학생과 학부모의 참여 후기가 왜 나왔을까 궁금했다. 보통 다른 책들에서 후기는 실제 사례를 소개하는 중후반부에 나오기 때문이다.

 

읽어가면서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보통의 뮤지컬을 준비하고 공연하는 과정을담은 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뮤지컬이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기에 일반 뮤지컬과 달리 교육적이어야 하고, 교육적인 목적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처음 기획에서 커튼콜까지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하자면, 공연이 끝나고 다시는 연극 안 하겠다는 아이의 말을 듣고 저자들은 교사와 아이들, 관련된 사람들이 함께 즐기고 성장하는과정이요, 아이들의 성장을 유도하는 하나의 교육활동이 교육 뮤지컬이라는 것을 지금도 계속 되새기고 있다고 한다.

 

또 뮤지컬을 준비하고 공연하는 전과정에서 자유로움이나 허용적인 분위기가 뮤지컬 준비팀에 있어야 하는 것도 일반 뮤지컬과 달리 교육적인 이유라고 한다.

 

2015개정 교육과정 5,6학년 국어에서는 연극활동 등과 같은 공연 활동이 들어있다. 따라서 이 책이 내년부터 적용되는 2015개정 교육과정(5, 6학년)에 대비하는 것에도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 당연히 동아리 활동이나 학급활동 등으로 연극이나 뮤지컬을 준비하는 교사들에게도 유용하리라 본다. 단지 당위적이고 이론적인 아야기만 있는 책이 아니라 저자들이 몇 년간 실제 학교에서 뮤지컬을 기획하고 지도하며 겪은 경험과 시행착오, 노하우, 연습 및 지도 방법들도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들이 이 책에 소개한 내용들을 그대로 따라하라고 권하지 않는다. 아이들, 학교, 교사 등 환경이 다르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나의 참고 자료로 활용하라고 한다.

 

그래서, 책 제목에도 인격성을 부여하고 학교의 뮤지컬은 교육이 중심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렇게 제목을 붙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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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 봐! 들리니? - 소리를 디자인한 폴 랜드 그림책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31
폴 랜드 그림, 앤 랜드 글, 이상교 옮김 / 책속물고기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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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모양과 색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특히 유아들에게 어떻게 소리를 설명하거나 보여줄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하나의 예시를 보여주는 책이다.

 

유아들이 좋아하는 원색을 주로 사용해서 대부분 우리가 주위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모양과 함께 쉽게 표현했다. 제 아이에게 각 페이지를 읽어주기 전에 이것은 무슨 그림일까? 물어보니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이 생각한 것과 비슷하면 더 즐거워하고, 그렇지 않다 해도 왜 그렇게 모양을 그리고 색을 칠했을까 궁금해한다. 아이도 한 번 더 책에 그려진 모양과 색에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글자 배열도 시처럼 된 부분이 많아서 읽어 줄 때도 적당하게 띄어 읽기도 쉽지만, 읽으면서 리듬감이나 운율이 느껴져 즐거운 부분도 있다. 이 책에 없는 소리를 아이와 함께 표현해 보고 싶은 생각도 들게 하는 책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읽으면서 끝날 때가 된 것 같은데 계속 이어져서 당황해서인지는 모르지만, 유아용 책인데 페이지수가 조금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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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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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1023일부터 우리나라도 존엄사를 법적으로 허용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미 비포 유는 존엄사보다는 안락사에 더 가깝지만 이것을 소재로 한 연애소설이다. 그럼에도 소위 말하는 통속소설을 뛰어넘는 많은 이야기꺼리를 던지고 있다.

 

500쪽이 넘은 이 소설을 완독한지는 꽤 시일이 지났다.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 쓰고 싶어서 한참 후에 소감을 쓰게 되었다.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두꺼웠지만 며칠 만에 다 읽을 정도로 재미도 있다. 원작보다는 못하지만 영화도 보았다. 영화는 이 원작을 어떻게 해석했을까 궁금해서였다. 그만큼 윌 트레이너나 루이자 클라크, 또 윌 트레이너의 부모, 루이자 클라크의 가족 등 여러 입장에서 다양한 논쟁과 토의가 가능한 이야기이다.

 

그 중에서 제가 읽으면서 계속 마음에 남아서 집중한 부분은 정말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였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존엄사나 안락사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가? 그렇다고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삶을 계속 살아야 하는가? 끝까지 다 읽었고, 완독 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확신에 차서 이것이 맞다라고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래도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진짜 사랑한다면 상대가 자신을 찾아 알아가고 성장하고 성숙하도록 격려하고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자기 중심적이거나 이기적인 사랑을 하지 않았다. 윌 트레이너가 루이자 클라크에게 이런 존재였다. 나는 어떨까? 만나는 아이들에게 내 아내에게 아들에게 이렇게 한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격려하고 돕는 자일까? 도움만 받는 자일까? 현재는 후자가 더 맞다고 여겨져서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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