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발랄 하은맘의 닥치고 군대 육아 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시리즈
김선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하고 있는 이 바보짓, 매일 참회하고 반성하는 이 바보짓을 지랄발랄 하은맘님은 무려 5권의 영국편지 노트로 작성했다.

똑같은 내용의 편지를 행운의 편지라며 주위 사람들에게 전파하라 했다는 그 뻘짓. 어렸을 적에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 없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딴 편지, 심지어 카카오 톡 문자를 친구들에게 돌리고 있는 성인도 있으니 참 한심하기 짝이없는 노릇인데 하은맘님의 영국편지 노트는 무엇일까?

바로 낮에 애를 미친듯이 쳐잡고 (하은맘만? 아니 나도 점점 그럴날들이 늘고 있다. 아이가 힘들게 한다고 매몰차게 아이를 떼어내고 밀어내고, 어미가 할짓인지.

근데 자꾸 반복하게 된다) 아이가 잠든 밤에 나홀로 반성의 눈물 철철 흘리며, 아들, 내 사랑하는 아들, 이 엄마가 미쳤나보다. 천사같은 우리 아들에게 내가 왜 지랄발광을 했을까? 내일은 안 그럴께. 엄마 카톡도 안하고 울 아들 곁에만 있을께. 이래놓고 다음날 또다시 놀아달라는 아들이랑 안놀고 혼자서 딴짓 딴 생각 삼매경 빠지다보면 아들은 심심해서 혼자 하루종일 놀다 또 엄마에게 혼나고 갖고 노는 장난감 어질렀다 혼나고, 지가 사준 책, 지가 안 읽어주고 아이에게만 안 읽는다고 뭐라 하다 혼내고 ㅠ.ㅠ

이게 정말 사람인가 싶은데 하은맘님은 밤마다 같은 내용을 매년 반복해가며 일기를 쓰며 나날을 보냈다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영국편지 노트에게 감사하단다.

힘들고 고된 육아의 시기가 있었지만 그 시기가 있어도 바르게 자라준 내딸 하은아 고마워~ 하면서 말이다.

 

지금 난 무얼 하고 있는걸까?

사실 하은맘에게 혼나야 하는 심정으로 읽은 책이었다.

전편인 지랄발랄하은맘의 불량육아가 워낙 대박 히트를 치긴 했는데 가끔 욕설 섞인 지극히 평범한 말투가 부담이 되기는 하였다.

그런데 이번 편은 왜이리 입에 쩍쩍 붙는지..

나도 모르게 재미나게 읽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미안한 마음.

 

정말 모든걸 아이에게 올인해 아이를 들춰업고 책 읽어주고 읽어주고 미친듯이 읽어주고

하루종일 아이랑 지내며 눈 마주치고 놀아준 하은맘과 달리 난 아이 어릴적에는 정말 등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젖도 엄청 오래 먹여가면서 그리 고이고이 길렀건만

정작 아이 두뇌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시기에는 내 욕심껏 아이에게 시간을 베풀기보다 내가 읽고 싶은 책, 인터넷에서 아이에게 사줄 책, 보여줄 책책책책책.

책 육아가 좋다면서 책만 사들이고 있었다. 이거야말로 정말 무슨 짓 ㅠ.ㅠ

 

아이에게 읽어줘야지

진열만 해주는 책이 무슨 의미가 있다고.

게다가 얘는 왜 하루종일 놀다가 밤에만 읽어달라고 해? 그것도 짜증이었다. 너 자기 싫어서 그러지? 몇권 읽어주다가 짜증내며 아이 재우고.

그런데 하은맘은 새벽 두시 세시가 될때까지

커피 타 마셔가며 아이가 읽어달라는 책은 다 읽어줬단다.

기본의 차이, 마인드의 차이가 있던 거구나 싶었다.

 

유치원을 다니니 늦게 자면 안되는거고 (그러면서 요즘 우리 아들 놀면서도 1시 반에 잔다 ㅋ 이건 또 무슨 어폐 )

엄마가 책보니 아이도 책을 보겠지 하지만 사실 아이는 내 책 말고 자기 책 읽어달라고들고 올때가 많았다. 요즘은 장난감에 워낙 푹 빠져서 책보다 장난감이긴 하지만 말이다.

 

참 못 해준게 많고 무엇보다 쓸데없는 나의 카톡질과 블로그 활동 등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집에 대한 그녀의 이야기도 참으로 설득력 있었다.

처음에는 거의 단행본 위주로만 들여왔는데 최근 몇년들어 전집을 들이다보니 아이가 몇권을 안 읽고 마는 것 같아 아쉬움이 컸는데 그녀 말로는 60권 전집 중 10권만 대박나도 다행이라는 것. 전집 전체를 순서대로 읽어가는 아이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그렇게 아이가 한 전집 다 읽기를 기다리다보면 아이는 어느새 다 커서 대학 간단다. 후진대.

허걱. 갑자기 정신이 빡 드는 이야기가 아닐수 없었다.

 

사실 나야 아이에게 전집을 다 읽으라 강요까진 안한다.

좋아하는거 두루두루 찾아 읽게 놔두는데 요즘은 사회와 과학 쪽 책을 많이 읽고 있다.

명작도 좋아하고 전래도 좋아하고. 엄마 닮아 재미난 책은 다 좋아한다.

하루 몇십권이라도 아이가 원하면 읽어주면 되는데 그 시간이 하필 밤이라 잠 좀 자자~ 하고 재워버릇하니 이제는 밤에 읽던 것도 드물게 읽기 시작했다.

읽기 독립하라며 하루에 한두권이라도 네가 직접 읽어 하니 더 안 읽으려 한다.

음,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거였어.

늘 자기 반성하고 실천은 잘 안했던 나.

 

육아서 몇십권 몇백권 읽으면 뭐하나 읽고 나서 다음에 활용해야지 하고 바로 돌아서면 까먹는거.

그러다 이웃들 나눔한다고 다 나눠주고 결국 내 자식에게는 피곤해서 퀭해진 내 눈 밖에 안남아있고 늘 피곤에 쩔어있으니 제대로 놀아도 안주고 짜증만 내는 엄마가 되어있었는걸.

 

이러지 말자. 어떻게 낳은 자식이고 어떻게 키운 아이인데.

그녀 말마따나 돈으로 키우는게 아니라 사랑으로 키워야하는 내 아이이다~

그만하자. 낮에 하는 뻘짓.

이제 정말 낮에는 아이 눈 바라보는 그 외에는 뻘짓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

카드도 카드지만 제일 먼저 해야할것.

아이 앞에서는 절대 스마트폰 금물, 인터넷 켜지 않기.

 

오늘도 아들이랑 과학관 가겠다고 철썩같이 약속해놓고

밖에 나가 아이가 원치도 않는 브런치 카페나 한번 가고

외가에 가서 놀아달라는 아이 방치하고 혼자 티브이 보고

이게 무슨 엄마야 ㅠ.ㅠ 진짜 ㅠ.ㅠ

나중에 낮잠까지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보니 과학관 문닫아서 아이 대성통곡케 만들고

정말 나란 엄마 요즘 정신상태가 완전 나사풀린 상태가 아닌가 싶다.

마음을 다잡자. 가장 중요한건 내 아이.

 

블로그에 사람이 몇명 들어오건 말건, 그딴게 아이보다 중요한가? 아니다.

폰질 그만하고 좀 내려놓고 내 아이 ..놀아달라 옆에서 울먹이는 내 아이 눈을 바라봐야겠다. 미안하다. 그리고 정말 사랑해.

 

정말 실천해야겠다. 아들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더이상 널 방치하지 않을께

엄마가 정말 잘못했어 ㅠ.ㅠ

 

한번 읽고 다시 읽고.

계속 이 핑크 책 찾아 자극받아야겠다.

잘보이는데 꽂아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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