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유 형사 베르호벤 추리 시리즈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서준환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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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르메트르의 알렉스의 인기는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이미 읽어본 사람들의 엄청난 성원을 안고, 반드시 읽어야할 책으로 모셔두고 있던 알렉스.

왜 책을 모셔만 두고 아직 안 읽었냐 하면, 사실 그런 "소중한 책"들이 내 책장에 제법 많이 된다고 답을 해야겠다.

읽을 책이 정말 많은데 백수 주부 주제에 시간이 부족하여 다 못 읽고 있다 핑계를 댄다면 지나가는 개가 웃으려나?

하지만 정말 그렇다. 내 나름으로는 말이다. 어찌 됐건 재미난 책에 대한 욕심은 접어둘수가 없기에 읽어본적 없는 피에르 르메트르를 모으고만 있었는데

<알렉스><능숙한 솜씨><그남자의 웨딩드레스>가 내가 가진 그의 작품들이었다.

그리고 카미유, 최근에 다산에서 새로 나온 이 책은 바로 알렉스의 그 다음 시리즈였다.

 

형사 베르호벤 시리즈는 총 3부작으로 되어있고 1부 <이렌> 2부 <알렉스> 3부 <카미유> 그리고 외전인 <로지와 존>으로 구성이 된단다.

이렌은 우리집에 있던 능숙한 솜씨가 제목과 표지가 바뀌어 새로 나온 책이었다. 고로 외전을 제외한 1,2부가 모두 있는 상태니 이제 3권을 먼저 읽고 1,2권을 읽게 된 상황.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과 영문학을 가르치던 문학교수였던 저자가 55세의 나이로 뒤늦게 쓴 소설이 형사반장 카미유 베르호벤 3부작의 첫 작품인 이렌이었다한다. 이 작품으로 코냑 페스티벌 최고 소설상을 수상하고, 본격 문학 이상의 품격을 갖춘 보기드문 장르소설, 프루스트 도스토옙스키, 발자크의 문체를 느낄수 있는 걸작 등의 평을 얻었다한다. 이렌(능숙한 솜씨)을 읽기 전이지만 어쩌다보니 3부작인 카미유부터 읽기 시작했지만..

그의 작품의 전반적인 느낌을 대충 짐작할 수 있는 문구들이었다.

 

장르소설이지만 문학적인 가치도 인정받을 정도로 재미있으나 가볍지 않을 이야기라는 느낌들 말이다.

 

주인공 카미유 베르호벤은 145cm라는 엄청난 단신의 소유자였다. 그가 형사반장을 맡고 있으니 특이한 그의 이름이 아니더라도 유난히 작은 키때문에라도 그는 어디에서고 금새 눈에 띄었다. 사랑하는 아내 이렌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이후로 그 아픔에서 오랫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던 카미유.

그에게 소중한, 정말 몇년만에 소중한 이가 다시 생겼다. 안이라는 이름의 그녀.

이렌만큼이나 지켜주고 싶은 그런 여자였다.

 

어느날 카미유의 집에서 길을 나섰던 안이 우연히 보석방 절도범들을 목격하고, 정말 얼굴 형체를 알아볼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게 폭행을 당하고 말았다.

죽.기.일.보.직.전.까지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한 사람을 어쩜 그리 잔인하게 망쳐놓을 수 있는지..

베르호벤은 연락을 받고 자신이 사랑하는 그녀가 이렌과 거의 비슷한 일을 또 겪게 되었다는 것에 너무나 절망을 하고 말았다.

 

다행히 그녀는 목숨만은 건졌는데. 범인들은 잔인하게도 그녀를 다시금 찾아내 죽이려고 하는등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해왔다.

불안해하는 그녀. 그리고 지켜주고 싶은 카미유.

그는 사람들 앞에서 일을 당한 그녀가 자신의 여자친구임을 밝히지 못하고 다만 자신이 직접 그 일을 맡아 해결하겠노라고만 애를 쓴다.

 

사람의 힘이라기엔 너무나 잔인한 짓을 한 범인.

도대체 왜 그녀를 죽이지 못해 안달인걸까? 단지 보석털이를 목격했다는 이유만으로라면 말이다.

카미유는 다시 반복되는 듯한 데자뷰에 소름이 끼친다.

그리고 이렌은 지켜내지 못했지만 안만큼은 지켜내려고 최선을 다한다.

정말 너무나 안쓰러울 정도로 말이다.

 

대부분의 다른 소설에서 주인공이 남들보다 출중한 외모를 가졌다거나 하기는 커녕, 오히려 평범하지도 않은.. 경찰로써는 이래저래 큰 핸디캡일수 밖에 없는 유난히 작은 키 등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하거나 혹은 원치않는 주목을 받게 하는 등의 시련을 주는 이야기는 정말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사랑했던 여인들을 생각하며 몰두해가려하는데... 작가가 참으로 주인공에게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시작부터 너무나 강렬하고 고통스러웠기에 충격이기도 했지만 다 읽고 나니 더욱 진한 슬픔이 밀려왔다.

그저 회색으로 우울하기만 한건 아닌데.. 무척이나 흥미진진한 이야기긴 한데 그럼에도 애잔한 느낌은 지울 수 없는.

그런 느낌이라면 이해가 쉬울까.

피에르 르메트르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졌다. 그의 대표작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알렉스는 도대체 어떤 흥미를 유발하는 책일지..

순서가 바뀌긴 했지만..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장편소설 한권씩처럼 독립적으로도 읽을 수 있는 이야기니 다음 책은 어떤 이야길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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