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 여행작가 조정연이 들려주는 제3세계 친구들 이야기, 개정판
조정연 지음, 이경석 그림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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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쉽게 외면하고 살아오려 했던 것일까?

사실 내겐 이 책이 어느새 두권이 되어버렸다. 이전판이 한권, 그리고 새로 나온 개정판이 한권.

개정판까지 두권이 되고서야 비로소 읽을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읽으면서 정말 너무나 가슴이 미어지게 아팠다.

 

결혼을 하기 전과 후로 인생이 바뀌는 느낌이 든다하지만 아이를 낳아보면 낳기 전과 낳고 난 후의 인생이 얼마나 차이나게 느껴지는지, 실감을 하게 된다.

책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나는 책 속의 아이 이야기만 나와도 그 사실이 허구건 아니건간에 그 아이가 조금만 곤란을 겪을 것만 같아도 다 내 아이 같아서 속이 울렁거리고 힘든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스릴러니 미스터리니 하는 소설들을 좋아하다가도 아이 유괴나 범죄 등에 관한 책을 읽으면 너무나 속이 불편해 미칠것같은 지경이 되어버리기도 하였다. 아이 엄마가 되기 전까지는 미처 몰랐던 일들. 모든 것이 내 아이 중심이 되고, 다른 아이들도 다 내 아이 같고.

특히나 또래 아이 이야기가 나오면 눈물이 저절로 흐르기까지 하였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부자나라인 일본이나 여러 선진국들의 아이들을 위해 가난한 나라의 아이들을 인신매매하거나 유괴해서 장기밀수를 한다는 끔찍한 이야기를 말이다.

실제로 일본인이 쓴 소설에도 그 대목이 나오고, 북유럽의 잘 사는 나라의 스릴러 소설에서도 그 소재가 등장을 해서 내 속을 메스껍게 해주었다.

더이상 아이를 아이로 보지않는.

가난한 나라의 생명들은 생명 취급도 받질 못하는 그런 말도 안되는 상황.

 

위를 보자면 한도 끝도 없고, 내 아이에게 못해준 것만 많은 것 같고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 예전 상황만 비교해봐도 우리 부모님 어린시절보다 또 우리 어린 시절보다 우리 아이들은 적어도 잘 먹고는 자라고 있고 가지고 싶은 것도 우리보다 훨씬 풍족하게 갖고 자라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조금 더 해주지 못해서, 지금보다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해하고 있다. 부모의 입장에서.

남들이 해준다는건 그저 다해 주고 싶은데 내 능력밖이라 모자란듯 해서 가슴 아프고 미안하고 그런데 말이다.

그런데,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우리 아이는 미처 모를 그런 이야기들.

 

알게 된다한들 너무 상처받고 놀라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이야기들.

엄마 아빠 사랑 듬뿍 받고 밥 제때 잘 먹고 학교 가서 공부만 잘 하고 돌아오면 되는 우리 아이들과 달리

학교는 커녕, 삼시세끼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쓰레기장을 뒤져 하루 먹을 끼니를 구해야하는 어린 아이들이 있다. 이 지구 어딘가에.. 소설이 아닌 실제 상황으로.

네살의 나이에 아빠 친구에게 속아 무서운 아저씨들에게 팔려와 1미터도 안되는 키의 아이가 2.5미터 정도의 무서운 낙타 위에 올라타 낙타 경주 대회에 나가야되는 상황도 있다. 낙타 경주 시합은 사실상 인신매매, 노예 시장의 전형적인 결과라 한다.

 

우리나라 소설 중에 경주마와 기수에 대한 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몸을 최대합 가볍게 하기 위해 기수는 더이상 체격이 커지지 않도록 비인간적으로 훈련받고 조율받아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와 섬뜩한적이 있었는데 그래도 그건 성인의 경우였다. 낙타의 경우에는 45kg 이하 최대한 가벼운 체중이어야 해서 네다섯살의 기수서부터 13살 미만의 어린 아이들이 밥도 강제로 굶고, 성장도 멈춘채로 부자 낙타주인과 낙타 도박장의 사람들의 노리갯감이 되기 위해 낙타를 타고 시합에 나가다가 무서운 낙타 등에서 떨어져 장애를 입거나 목숨을 잃는 경우가 다반사라 한다.

 

여덟살 어린 딸을 노예로 팔아보내는 엄마도 있었다. 모르고 보낸거라지만 자신의 아이들이 머나먼 땅에 팔려가 어린나이에 얼마나 심한 학대와 고초를 겪으며 사는지도 모르고, 자식이 고생한다고 팔지 말라해도 가난을 견디기 힘들어 자식을 낳아 파는 부모들이 있는 나라.

 

우리나라도 그 옛날 엄청나게 고생했던 시절이 있었다지만

현대에 아프리카, 인도 등 제 3세계의 수많은 어린이들은 여전히 극심한 가난 속에 어른들에게 부조리한 착취와 억압을 강요당하고 있었다.

이 책외에 다른 책에서도 읽었던 소년병의 이야기는, 이 책에서는 조금 더 신랄하고 적나라하게 나와있어서 소름이 끼치기도 하였다.

아직 제대로 사고를 할 수 없는 어린 아이들을 살상 무기로 만들어 자신의 가족을 죽이게 명령하고, 다른 사람을 죽이는데 전혀 죄책감을 갖지 못하게 살상병기로 키워내고, 짐승도 그렇게 잔인하지는 않을텐데 인간이기에 이토록 무자비할 수 있는 것일까? 반군들의 행위에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초등학생이라도 아이들이 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아마 너무 놀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반대로 아이들이 현재의 상황에 너무나 불만이 가득한 그런 상황이라면, 네 그런 생각조차 얼마나 배부른 투정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보라고 말해보고 싶은

두눈 두귀 가리고 못 보고 못 듣는다 생각지말고 알건 알아야한다 보여줘야할 책일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이 동시에 들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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