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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홍창욱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4월
평점 :

친한 이웃 한명이 제주에 내려가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나와 동갑이고 첫 아이도 동갑인데다 블로그도 재미나게 잘 꾸리는 이웃이라 늘 그녀의 육아일기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어느날 그녀가 갑자기 제주도로 이사를 간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제주도란 곳이 우리나라면서도 비행기나 배를 타고 가야하는 섬이라 그런지 어쩐지 멀게만 느껴졌는데, 아이들과 여행도 아니고 불쑥 이사라니.. 걱정도 되었지만 아이들 어릴적에 바다를 접하고 산을 접하게 키우고 싶은 그녀의 마음이 강했나보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또다른 이웃님도 아이 어릴적에 제주도에서 살다 온 기억이 너무나 좋았다 하시니 제주도에서 살다온, 혹은 살고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제주도는 그저 여행지라고만 생각했는데, 제주도에서 한달 살기 등의 책 등을 읽다보니 제주도에서의 장기 여행 혹은 체류, 혹은 이사 등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제주도와 서울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허수경씨의 책 http://melaney.blog.me/50182259516 도 무척이나 관심깊게 읽었고 꽃님에미님의 제주도에서 아이들과 한달 살기 책도 http://melaney.blog.me/50168813109 너무나 좋았기 때문이었다.

이번 책은 아이를 갖게 되면서 제주 이민?을 결심하게 된 뽀뇨 아빠님의 책이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제주도로 내려가자 했을 때 아내의 마음도 참으로 복잡해졌을텐데..
남편에게 한달 200이상의 고정수입만 보장된다면 제주도로 내려가겠다 말할 수 있는, 남편을 과감히 믿어준 아내가 있어 가능한 이사기도 하였을 것이다.
마냥 제주도의 꿈에 빠져있는 당사자와 달리 임신한 아내는 교통이 불편한 제주를 걸으며 참으로 생각이 복잡했을텐데..
아이에게 멋진 바다와 자연을 선물하고 남편의 소원을 신대신 일찍 이루어준 아내의 과감한 결정이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남편 또한 결혼식때 맹세한대로 아내와 가사 분담도 철저히 하려 하고, 아이 육아에도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적게 벌더라도 아이 돌보는 것에 더 신경을 쓰겠다는 남편의 말에 아내도 동의를 했고 말이다.
그래서 그들의 자연에 어울리는 삶이 더 예뻐 보였는지 모르겠다.
사실 각박하게만 살아가는 도시의 삶속에 살다보니 제주도의 자연속에 아이와 어울려 산다는게 어렵게만 느껴지고 도시의 기준으로 걱정이 되는 면도 있었지만
뽀뇨는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자라나고 있었고 우리 아이들이 접하기 힘든 바다를 늘 아파트 놀이터 가듯 자연스레 접할 수 있고, 옷입은채 풍덩할 수 있는 곳이 고작 더러운 분수대 물이 고작인 도시 아이들과 달리 아이는 초록색 옥색 바다가 넘실대는 바다를 자기의 앞 수영장 삼아 언제고 드나들 수 있어 행복해보였다.
엄마 아빠가 동갑임에도 서로 존대말을 써서인지 어린 아기 뽀뇨도 어른들께 자연스레 존대말을 쓰고, 우리 아이도 어릴적엔 꼭 존대말만 썼었는데 언젠가부터 말이 짧아진 것을 놔두었더니 아예 반말이 굳어져서 어찌나 안타깝던지..
아뭏든 뽀뇨와 뽀뇨 아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정말 제주도에서 아이를 키워보지 못하더라도 장기 여행이라도 다녀오고픈 생각이 새록새록 들었다.
세살 아이와 한라산에 등반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 아들 손을 붙잡고 올레길 한토막이라도 걸어보고 싶어졌고.
사려니숲길보다 더 좋았던 그 근처의 제주마방목지. 아이와 함께 다시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기적의 도서관은 뽀뇨도 자주 드나들던 곳이라했는데 예전에 꽃님이네도 자주 가던 곳이라 했던게 기억나, 장기 여행을 하게 된다면 꼭 들러보고 싶은 그런 곳이 되었다.
제주도 현지인이 된 뽀뇨 아빠가 추천해주는 식당들은 아이와 같이 가기 좋은 곳들이라 좋고, 그동안 관광추천코스로 흔히 블로그에서 검색되던 곳들이 아니라 더 좋았다. 언제 꼭 가봐야지 이 페이지는 꼭 체크해둬야겠다. 제주의 당근을 듬뿍 넣어 만든다는 당근 케이크를 파는 가게, 바다가 보여서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카페 등 관광객의 눈이 아닌 현지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제주도의 정보가 참 좋았다.
한동안 매년 제주도 여행만 가다가 최근 2년간 제주도를 못 갔더니 다시 또 가보고 싶어 근질거려진다. 난 제주도가 가도가도 좋은데 신랑은 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다며 자꾸 내륙으로 여행을 가자하네. 언제 또 설득해봐야겠다. 여보, 우리 제주도 놀러가요. 아이와 바다 보러 가요~ 아이에게 제주도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줘요 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