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만 예뻐해! 잘웃는아이 2
제니 데스몬드 글.그림, 이보연 옮김 / 다림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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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친구가 둘째딸을 출산해서 그 곳에 다녀왔다. 첫째는 아직 신생아실에서만 아기를 봐서 엄마와 동생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보지 않았다한다.

지금 엄마들이 생각하는 수많은 문제들이 예전에도 분명 똑같이 있었던 문제들이지만 그때는 워낙 육아 외에도 정신 쏟을 일들이 많아서 엄마들이 몸이 힘들고 지쳐도 일일이 다 신경쓰고 걱정할 틈이 없었던 것에 반해 최근에는 인터넷 등을 통해 빠르게 정보를 교환하고, 아이도 적게 낳아 키우다보니 아이 교육과 육아에 대한 엄마들의 관심이 예전보다 많이 집중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인지 둘째가 태어남으로써 첫째가 느끼게 될 소외감 등에 대해서도 엄마들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대부분 둘째가 태어나고나면 첫째는 천덕꾸러기가 된다더라, 퇴행을 보인다더라 하는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눈으로도 그런 광경을 직접 목도하게 되니 엄마들이 어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 역시 삼남매 중의 둘째로 자라났지만 아주 어릴 적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빠가 있고 동생이 있어 참 좋았단 기억일뿐, 누구 하나 없었으면 좋겠다라 생각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부모님들이 동생만 예뻐한다는 생각은 종종 들었던 듯. 동생이 아기라 어리기도 했지만 워낙 어릴적부터 철이 일찍 든 케이스여서, 언니 오빠들보다 오히려 더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바른 생활 어린이로 생활했던 아이였던 지라 지각대장에 게으름뱅이였던 나와는 비교가 안될 수가 없는 상태기도했다.

 

암튼 이 책에서는 바로 그 동생과 오빠와의 갈등 같은 문제가 나온다.

동생만 예뻐해!

남매나 형제를 키우는 집에서 얼마든지 공감하고 아이들도 공감하며 볼수있을 그런 내용이었다.

 

에릭(우리 아이 영어이름과 같아서 아이가 더 마음에 들어하며 읽었다.)은 비가 오는 일요일에 밖에 나가 놀 수 없었다.

그래서 기차를 갖고 놀고있는데, 여동생 앨리스가 와서 기차길을 망가뜨리고, 오빠가 탑쌓기를 하니 또 와르르 무너뜨리고, 에릭의 이불 천막까지도 부수고 말았다.

화가 난 에릭이 안돼~ 하고 소리지르니 그것 갖고 엄마에게 가서 이르는 바람에 엄마는 에릭에게 화를 내고 에릭은 속상해서 화가 잔뜩 나고 말았다.

부글부글 화가 나고나고 또 나는 바람에... 어어어???

에릭이 천장까지 몸이 날아오르더니, 집밖으로 날듯이 뛰쳐나올수있었다. 드디어 해방이다. 동생으로부터!

에릭은 처음에는 신이 났지만 이내 날아다니는 힘이 빠지더니 높은 나무 위에 걸리고 말았다.

그제서야 식구들이 보고 싶고 무서워지기 시작한 에릭.

엄마 아빠는 에릭이 날아가자 당황해하며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었다. 당신때문이라고 말이다.

걱정하던 그들앞에 앨리스가 에릭을 발견해서, 무사히 에릭을 사다리로 내리게 되었고..

모두가 행복해하는 그 찰나.

부글부글 화가 나 날아오르려는 앨리스를 발견한 에릭!

 

자상한 오빠인 에릭은 이제 앨리스의 기분을 풀어줄 방법을 알아서 바로 토끼를 찾아주었고, 에릭과 앨리스는 이후로 행복해지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이 화가 나 폭발할 상태가 되어서 날아간다는 설정이 조금 황당하기는 해도, 얼마나 아이의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이야기기도 하였다.

책에서는 자리에서 내몰린 왕! 이라며 둘째가 태어난 이후의 첫째에 대해 표현을 하였는데, 엄마 아빠의 사랑을 빼앗긴 첫째의 마음은 어느 육아서에서는 믿었던 남편의 바람과 같다고 표현이 되어있어 끔찍하기도 하였다. 그만큼 아이가 느끼는 절망감이 크다는 이야기였다.

 

재미난 동화못지않게 어느 육아서 못지않은 내실있는 이야기가 실려있었는데, 아이들은 동생을 무척 좋아하는데 동생을 싫어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부모의 태도 변화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이 느끼기에 갑자기 줄어든 부모의 관심과 보다 엄격해진 부모의 태도는 아이들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그런 것이라는것. 그래서 부모가 첫째에게도 보다 적절한 관심을 유지할 수 있다면 형제 자매 사이의 경쟁과 다툼은 몰라보게 줄어들것이라는 현명한 조언이 덧붙여져 있었고

그때 필요한 첫째에게 하지 말아야할 행동과, 해주어야 할 것들에 대한 설명도 무척이나 유익한 설명들이었다.

아기보다 고작 몇살밖에 많지 않은 큰 아이를 어른 대하듯 취급하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할 행동이건만. 작은 아이에 비해 커보이는 큰 애에게 자꾸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 너무나 잘 알면서도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어쩔수없이 큰애 취급하게 되고 알아서 잘하기를 바란다고 친구들이 푸념하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만큼 일찍 의젓해지고 책임감이 생길수도 있겠지만 남매, 형제간의 간극이 벌어질수있다면 그로인해 큰 애에게 그만큼의 생채기가 생길수있다면 엄마 아빠가 주의해야할 사항이 아닐까 싶다.

 

아직은 외동아들 하나만 키우고 있지만 동생 하나를 더 낳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하고 있는 중인데..

어린 나이에 동생이 생긴 친구들보다 늦게 동생이 생긴 아이가 더 이해심이 높을 거라 기대하기만도 어려울 것 같긴 하다. 아이의 마음도 중요할테고 무엇보다 엄마인 내 태도의 변화가 적어야할 터인데 싶어서 미리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그렇다.

 

책을 읽고 나니 동생이 생긴다면 이런건 정말 하지 말아야지. 지키기 어렵더라도 정말 노력은 꼭 기울여봐야지 하는 생각이 드는 부모와 아이에게 모두 필요한 동화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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