낢이 사는 이야기 시즌3 1 - 참이슬처럼 여린 서른한 살의 나 낢이 사는 이야기
서나래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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낢이 사는 이야기를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이번 이야기는 그녀의 연애소식이 더해져 더욱 충격을 주었던 편이었지요. 사실 저는 이 웹툰을 꼬박꼬박 네이버 웹툰 연재로 모두 읽은 내용이어서 미리 알고 있었는데도 다시 읽어도 재미나네요. 낢의 이야기는 그런 것 같아요. 작가 이름인 나래를 줄여서 낢~이라 말하고, 발음은 남과 비슷하니 다른 사람=남, 이 사는 이야기도 되면서 작가 자신이 사는 이야기도 되는 재미난 제목입니다. 거의 1권서부터 그녀의 이야기를 빠짐없이 읽다보니 이제 제법 팬이 되었다 말할 수 있는데 결혼을 하면서 그녀의 이야기가 중단이 되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중이예요. 잘 지내고 있는지 일상툰으로 다시 만나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요.

낢의 신혼생활 이야기라거나 하는 식으로요.

 

사람들은 작가의 삶에 의외로 관심이 무척 많은 것 같아요. 뭐 연예인이 결혼을 하면 아쉬워하는(나와 직접적 상관이 없는데도?) 그런 묘한 심리와 일맥상통하는게 아닐런지.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음에도 저는 낢양의 결혼이 무척 반가웠어요. 행복하게 사세요 하는 그런 마음. 다만 휴재기간이 길지 않기만을 바라는 마음.

결혼으로 소재가 늘어 더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써주세요 하는 그런 마음이랄까요.

 

그냥 새벽이슬이라 하지 않고 참이슬처럼 여린, 그래요 우리 낢양은 소주처럼 여린 영혼을 지닌 감성적인 작가분이시지요. 훗.

암튼 말 하나하나도 재미나게 고를 줄 아는, 빵 터지는 개그 코드가 아니더라도 그 자체가 참 재미난 우리 주변의 일상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그녀의 황당한? 연애 첫 시작도 무척 재미났어요.

 

대모님이 된 친구와 함께 이과장이라는 남자사람인 친구 (어릴적 동창이었다하죠. 그땐 친하지 않았다는데)와 들로 산으로 바다로 신나게 놀러다녔다하는 그 장면, 일본 만화 코스프레한듯한 그림도 너무너무 웃겨서 와닿았어요. 암튼 그렇게 놀러다니며 어른이 되어 급격히 친해진 이과장에게 낢양은 자신이 먼저 마흔까지도 곁에 아무도 없으면 우리 결혼하자~ 하며 서로의 안전망, 세이프티 넷이 되어주자 말하지요.여자친구들끼리 우리 몇살 넘어서도 결혼 못하면 우리끼리 독립해서 살자~ 하고 말해본 적은 있어도 남자친구에게 세이프티 넷이 되어주자 말하는건 생각해본적이 없는터라, 낢양의 발상이 독특하게 느껴졌지만, 이 일이 바로 도화선이 되었어요.

그래요. 여자친구들끼리 하는 말은 사실 뭐 별다른 변화가 있을수 없지만 상대가 남자인 경우엔 상황이 급 진전될 수 있는 것이지요.

둘이서 그 일로 옥신각신하며 다투긴 했지만 (난 일찍 결혼할거다. 너보다 빨리 결혼할거다 등등..) 그 말을 꺼낸 이후로 이상하게 이과장이 듬직해보이는 등? 묘한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집에 돌아와 생각해보니 마흔에도 나랑은 싫다는거냐? 하는 결론에 다다라 이과장에게 삐친 낢양, 다음 약속에서 좀 시니컬하게 대하려 했는데? 이과장이 그날 맛집 투어를 하자며 먹을 것으로 그녀를 꼬시는(아, 저도 먹을 것에 잘 넘어가서 너무나 공감했어요. 그래 우선 맛난것부터 먹고 보자) 게 아니겠어요? 하루종일 재미나게 다니고, 이과장의 차에 탔는데 달리는 차안에서 갑자기 철컥~ 하고 문을 다 걸어잠그는 이과장. 진지하게 할말이 있다고 하네요. 허허. 이게 무슨 상황? 갑자기 드라마가 되었어!

"다시 생각해봤는데 너랑 결혼해도 좋을 것 같다고."

엄훠 이런 대반전. 급진전이 있나? 하지만 우리의 쏘쿨 낢양은 그냥 넘어가지 않아요. 속으로 어머어머 하면서 이 아이가 나에게 관심이 생겼나? 이러고 혼자 넘겨짚고 고민하지 않아요. 확실히 짚고 넘어가지요.

니가 하고 싶은 말이 뭐야?

a 그날 그렇게 반응해서 미안해

b 나랑 사귀자.

어이없었을 이과장이었겠지만 확실히 b라고 대답하고 둘 사이는 이제 연인 모드가 된 것이지요.

낢양 어머니도 그 소식을 접하고 갑자기 이과장 어머니를 사돈이라 부르는등 연인에서 갑자기 혼인 모드가 되는 너무나 성급한 일들이 펼쳐지지만 사실 뭐 결론도 그렇게 되는 걸요 그렇게 둘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대요~ 하는 이야기로 끝이 나겠지만 아직은 그 전의 여러 연애 이야기라거나 낢양 회사 이야기, 어릴적 이야기 등이 재미나게 펼쳐집니다.

 

낢 이야기 웹툰을 읽을적에 다양한 사람들의 반응이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너무 새침하고 뭐 그런 이야기라기보다는 둘이 같이 망가지는 개그툰 느낌이라, 읽는 이들이 "연애하는 이들이 안 부럽긴 처음이다."하는 생생한 덧글들이 달렸던 기억도 납니다. 하기사 남자친구가 여자친구 애칭을 티라노라고 부른다는데 어머 너무 감성 돋아요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어요. 하지만 꾸밈없이 사랑하는 그들의 일상이 그저 행복해보이더라구요. 그래 이것도 풋풋함이다 뭐 이런 생각이랄까요. 공주처럼 예쁜 척 하는 그런 이야기보다 자기 어깨가 벌어졌네 예쁜 구석은 속눈썹 밖에 없네 하는 소탈한 낢양이 훨씬 더 좋아요.

마누라 웃기게 나온 사진 보고 재미나다고 깔깔깔 웃고 잠드는 우리 신랑이랑 다를게 뭐 있겠나 싶었어요. 다만 나는 개그 소재를 만화로 승화할 능력이 없을 뿐이시고.

일상을 만화로 그려낼만큼 아주 다양한 소재도 없을 뿐이시고.

독자로 이렇게 낢양의 만화를 만나는 그 자체가 행복할 따름입니다.

웹툰이 끝나 아쉬워하던 차에 단행본으로 묶여나온 이 이야기들을 다시한번 재미나게 정주행하고, 또 까르르 웃었어요.

그러니 어서 돌아와주시길~ 웹툰 연재와 이후의 단행본도 기다리고 있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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