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일, 지금만큼은 사랑이 전부인 것처럼 - 테오, 180일 간의 사랑의 기록
테오 지음 / 예담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치 현실에 없을 것 같은 그런 사랑 이야기.

동화 속 이야기 같기도 하고, 영화에 나올 법한 이야기 같기도 하고.

하지만 저자분에게는 현실이었고, 진짜 사랑이었던 어느 이야기.

 

여자들이라면 한번쯤 이런 사랑을 해보고 싶었을 만도 하지만, 남자들이 이런 사랑에 공감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놀랍게도 이 책의 저자는 남자이다.

왜 남자는 여자보다 더 무미건조한 것처럼 편견이 생겨버린 것일까. 여자보다 더 말랑말랑한 감수성을 가진 남자 작가들이 많은데 말이다.

사랑이란 것에..감정이란 것에 더 목말라 하고 더 중시하는 것은 여자쪽일 것 같고 남자는 그 외의 일들에 더 깊이 매료된다 생각했는데..이 책에서 저자에게 사랑은 정말 최선의 것이었고, 최고의 대상이었다. 지금만큼은 사랑이 전부인 것처럼.

 

온라인에서만 알고 지냈던 남녀가 아주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되었다.

글렌 굴드의 한정판 앨범. 오리지널 디자인 포켓에 남겨있던 80개의 cd 패키지는 5천개 한정판이라, 거의 구할 수 없는 희귀 제품이었고 저자 또한 이것을 어렵사리 득템하고 행복해하던 찰나, 이 앨범을 구하고 싶어하는 그녀의 온라인 글을 발견하였단다.

종종 인사를 나누거나 향 좋은 커피집을 알려주던 사이. 그녀와 나의 관계는 딱 그 정도의 간격이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굴드를 원해씁니다. 갖고 싶어서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바다 보러 가지 않을래요?

 

단 한번도 만난 적도 전화 통화도 하지 않은 남자의 청에 여자는 의외로

그래요 가요. 라는 답을 보내왔다.

그렇게 만나게 된 두 사람. 첫 만남서부터 발을 헛디딜 정도로 그녀에게 강하게 끌렸고, 바다를 보고 와 헤어지던 날 그녀에게 글렌 굴드 앨범을 내밀었다.

이걸 주고 싶어 우리가 만난 거라고.

어쩌면 이렇게 낭만적인 사람이 다 있을까.

둘의 대화는 어쩌면 이다지도 영화 속 한장면 같을까?

 

그렇게 열렬히 아름답게 사랑하던 두 사람은 900일을 사랑하고 헤어지게 되었다.

애초에 헤어짐이 예정된 사랑이었다.

여자는 예쁘기만 한게 아니라 흔한 말로 스펙까지 완벽한 사람이었고 그녀에게 부모가 거는 기대는 상당히 컸으리라.

자주 해외 여행을 다녀야하고 그녀의 부모 눈에 성에 차지 않을 작가는 그저 많이 부족한 사람이었을거라 한다.

너무나 사랑하고 너무나 완벽했던 그녀지만 부모의 뜻을 거역할 수 없었다.

뜨겁게 사랑했지만 헤어질수밖에 없었던 날 남자는 참을 수 없어 그녀에게 연락을 하였다.

"살려 줘요."

 

그리고 거짓말처럼 그녀가 다시 돌아왔고.

이별이 예정된 만남이지만 180일의 사랑을 시작하자고 이야길 한다. 이별이 예정된 사랑.

헤어질 준비를 하기 위한 사랑.

과연 그런게 가능할까 싶지만

갑자기 들이닥친 이별보다 그에게는 마음의 준비가 훨씬 더 될 수 있는 기간이었다.

후회가 없도록 사랑할 수 있는 그 시간들.

예전에는 왕복만 거의 4시간이 걸렸던 그녀의 직장, 집 근처로 찾아가 즐겼던 출퇴근 데이트 시간을 줄이기 위해 집도 그녀의 직장 근처로 옮겼다.

그래서 수시로 그녀를 만난다. 점심때면 그가 차려놓은 밥을 그녀가 와서 먹고 같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마음껏 사랑하였다. 한도 끝도 없이.

 

사랑이야기가 고프다면.

지독한 사랑이야기가 고프다면.

열렬한 사랑이야기보다 더 놀라운 실화를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읽는 내내 가슴이 아플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녀에게 감사하노라 말을 하는 이 남자의 이야기. 180일 지금만큼은 사랑이 전부인것처럼을 말이다.

그런 사랑 이후에 그녀와의 이별이 더 힘들진 않았을까?

놀랍게도 그는 그렇게 사랑했음에도 지금은 혼자서 견딜 그런 시간들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900일을 사랑하고 180일을 덤으로 더 선물받아 후회없는 사랑을 하였기에..

감정적이면서도 내심 용기가 많지 않은 나로썬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들의 사랑.

이 책을 통해 세상에 이런 사랑도 다 있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