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베이커리 2 - 새벽 1시의 사랑 도둑 한밤중의 베이커리 2
오누마 노리코 지음, 김윤수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밤중의 베이커리를 무척이나 재미나게 읽었다. 심야 식당을 떠올리게 하면서 비슷한 포맷의 다른 일본 책들을 떠올리게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재미있던 이 소설. 매력적인 1편의 주인공들에 새로운 미녀의 등장이 더해져 호기심을 더하는 이번 2편이었다.

상처받은 사람들을 보듬어주는 이야기, 따뜻한 감성의 책을 읽고 싶어요 하면 떠올리기 딱 좋은 그런 책.
요즘처럼 내 마음이 갈기갈기 찢긴 듯한 상황에 이 책은 딱 안성맞춤으로 시작을 한다. 물론 묘령의 미녀의 등장으로 호기심이 증폭되면서 사실 힐링에서 미스터리로 갑자기 스윽 빠졌다가 다시 되돌아왔지만 말이다.

우선 정체불명의 두 남자, 심야의 빵가게 블랑제리 구레바야시의 사장과 메인 제빵사. 사실 이 둘은 연적관계였는데 어찌 둘이 얽혀서 빵집을 하고 있는 기묘한 관계이다. 그 관계에 대해 궁금하다면 반드시 1권을 먼저 읽어보라고 말을 하고 싶다. 이해하기 힘든듯 하지만 읽을수록 빠져들게 되는 그런 이야기였기에. 읽고 나서 2권을 읽으면 한결 더 깊이있게 와닿는 느낌이 든다. 또 2권에서 불현듯 이 집에 찾아왔던 노조미, 까칠한 그녀는 이제 두 남자와 어찌저찌 얽혀 나름대로 잘 얹혀 지내는 중이다.

그런데, 이 곳에 눈부신 미모를 지녔으나 꿍꿍이가 아주 이상한 묘령의 미녀가 등장을 하였다. 사실 그녀는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깜짝 놀란다. 나같은 타락천사가 이곳을 들어와도 좋을지 싶을 정도로 눈부신 천국 같은 공간이었기에 말이다. 세 사람이 나름 온화하기보다는 티격태격하며 지내는 듯한 곳인데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감히 범접하기 힘든 그런 곳으로 느껴지기도 하나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빵집 이야기 답게 빵 이야기가 빠짐없이 등장을 한다. 생뚱맞을 수도 있지만 너무나 잘 어우러져 갑자기 책 읽다말고 달디단 빵이 먹고 싶어져서, 빵이 없는 이 상황을 야속해하기도 한다.
음식이란, 그것도 정성을 가득 담은 음식이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그 이상의 무엇이 되기도 하는 법.
<해피해피 브레드>라는 책에서도 비슷한 감동을 받았었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느낌을 전해받는다. 빵은 단순히 그냥 빵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향수가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치유가 될 수 있다. 그런 음식을 만들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이 책의 무뚝뚝하고 가끔은 좀 너무한 것 같은 성격의 히로키조차 매력적으로 만들어줄 수 밖에 없는 그런 재능. 천상의 재능. 물론 히로키는 재능을 타고 났다기보다 부단히 노력해 그 자리에 오른 것이지만 말이다.

히로키는 악몽을 꾼다. 자신이 사랑한 미와코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자신 역시 구원받지 못한채 어린 시절처럼 타락의 길을 걸었을 것을 잘 알기에. 미와코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을때의 미래를 꿈 속에서 계속 만난다. 누군가를 계속 때려야 하는 그 폭력배의 삶을 말이다. 하지만 그는 당당히 그 길에서 벗어났고, 천재 파티시에로 불리며 잡지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이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없는 그녀를 평생 그리워하며 그녀의 남편과 함께(?) 빵집 경영에만 힘을 쓴다.

미모의 그녀는 중학교때 히로키와 같이 서명한 혼인 서약서를 들고 히로키를 찾아온 참이다. 지금은 가정사로 인해 타락의 길을 걸었지만 우선 이거면 될거라고, 이거면 자신을 지켜줄거라고 그렇게 생각을 한다. 참 무모한 생각이었지만 놀랍게도 그녀의 선택은 너무나 잘한 것이었다. 더욱더 깊은 심연으로 치달을 그녀를 구원할 바로 그 사람을 제대로 찾아온 것이기에.

여기에 평범한 여성의 촉을 갖고 있지는 않으나 적어도 남들에 대한 경계는 제대로 할 줄 아는 노조미의 시선이 더해진다. 도대체가 어른들이란 이해할 수 없는 삶을 산다. 여자에게 쉽게 유혹되고, 상처 받고,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이 딱 두명 그녀의 곁에 있지만 말이다.

1권에서 변태 스토커로 나왔던 마다라메의 활약도 두드러지는 2권이었다. 도대체 값비싼 망원경을 몇대씩이나 놓고 남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해서 무얼 하겠다는 건지.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의 탈의 장면 등을 보려는게 아니다. 다만 그의 삶 그 자체를 들여다볼 뿐이다. 스토커에서 시작된 그의 행위는 각본가인 그의 삶에는 재미난 자료 제공은 아마도 많이 했으리라. 자기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놀라운 관찰력을 보이며 분석해내는 천재적인 그였지만 놀랍게도 알면서 속아 넘어간다.
그래, 알면서 속을 수 밖에 없는 삶. 어쩌면 읽으면서 공감이 되는지도 모른다. 물론 여자들이 공감하긴 힘든 부분이었지만 말이다.

두루뭉술하게 감싸놓았지만, 그건 이 책을 읽을 사람들을 위한 마지막 배려라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긴 힘들 것 같다.
하지만 분명 오늘의 꿀꿀한 기분은 이 책 한권으로 가뿐히 날려 보낼 수 있었다는거.
이런 위안, 나 역시 받고 싶었다는 것. 그래서 내일은 달달한 빵을, 사실은 히로키나 구레바야시가 만든 맛있는 진정한 빵이 먹고 싶음이라고. 말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