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카페 레시피
배민경 요리.사진 / 미호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집에서도 손쉽게 커피나 차를 타마실 수 있지만 카페에서 마시는 차 한잔, 커피 한잔을 더 특별하게 해주는 것은 카페에서 즐기기 좋은 맛있는 케잌, 빵 등이 있고 분위기도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사실 집에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캡슐커피 머신이 있다면 집에서라도 카페의 커피와 거의 흡사한 맛까지 즐길 수 있겠지만 지금 우리집에는 믹스 커피밖에 없으니 카페에 가고픈 욕망이 더 커지는 듯 하다.

예전엔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떨던 공간이 카페였는데 결혼하고 아기엄마가 된 요즘에는 친구 만나기가 더욱 뜸해졌고 (친구들은 대부분 서울에 살기에) 자주 카페에서 만나고 있는 사람은 바로 근처에 살고 있는 여동생이다. 카페에서 수다를 떨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동생을 불러내고 동생도 나를 불러낸다. 집이 가까우니 근처에 후다닥 나가 만나기도 쉽고, 늦은 밤에라도 신랑과 부모님의 허락만 있다면 얼마든지 잠깐 만나고 들어 올 수있어 더욱 좋다. 어제만해도 아이가 낮에 사달라던 케잌을 사주마 하고 잊고 있다가, 밤늦은 시각에 케잌 사달라는 약속 지키라고 투정부리는 걸 어떻게 감당하나 했다가 동생에게 마침 카페 마실 가자는 연락이 와서 카페에 가서 조각 케잌을 사다주기도 하였다.

 

카페의 조각 케잌이 꽤 비쌌던것으로 기억하는데 프랜차이즈 카페였던 어제 그곳의 케잌들 가격은 정말 오천원은 제일 저렴한 축에 속하고 6500원을 훌쩍 넘기기도 해서, 입이 벌어졌던 기억이 난다. 맛은 꽤 있다지만 그래도 조각 케잌 가격 치곤 너무 비싸단 생각이 들었다. 예전처럼 차나 커피 한잔, 그리고 1인당 조각 케잌 하나씩이라도 먹을라치면 1인당 드는 후식 비용이 12000원~15000원 정도 드는데, 여기가 가로수길도 아니고 그냥 동네 프랜차이즈 커피숍인데 말이다.

 

 

어제의 경험을 하고 나서 이 책을 보니 좀 귀찮더라도 집에서 해먹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홈카페는 늘 나의 로망이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집을 좀 카페처럼 예쁘게 꾸미기는 커녕 귀찮다고 어질러 놓기까지 한게 가장 큰 복병이지만. 또 신랑도 같이 커피를 좋아하는 취향이면 커피 기구들을 마음껏 살텐데 절대 커피도 차도 잘 안마시는 사람인지라 나 한 사람 먹자고 비싼 기계나 기구를 사들인다는게 내키지 않기도 하다. 그럼에도 쉽게 타마실수있는 차나 커피를 보면 나도 모르게 구입을 하게 된다. 그리고 뭔가 색다른 디저트를 곁들여 나만의 티타임을 즐기고 싶어지기도 한다. 담소를 나눌 친구가 있으면 더 좋을 시간이겠고 말이다.

 

어제 사왔던 모 카페의 치즈 케잌서부터 우리 아들이 천사다방에서 제일 좋아하는 생크림 얹은 메이플 초코 브레드 (책에는 허니 버터 브레드 시리즈가 쭈욱 나왔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크렌베리 닭가슴살 샌드위치 등등 카페에서 만났던 참으로 다양한, 아니 내가 미처 못 먹어본 메뉴들까지 잔뜩 레시피로 수록되어 있어서, 가보기 힘든 서울의 카페 소개글보다 오히려 더 반가운 카페 레시피 북이었다. 그래, 가보기 힘들면 지방에서, 내 집에서 해먹으면 되지. 물론 베이킹을 거의 안해봐서 베이킹을 해야하는 부분은 큰 자신은 없지만 말이다.

 

 

참 싫어하는 것도 많은 우리 아들, 야채를 대부분 싫어하는데 그중에서도 당근은 참 안 먹으려고 한다. 당근을 갈아서 만든 당근 케이크. 당근 싫어하는 아이들도 잘 먹는다니, 베이킹이 귀찮아도 이런 케이크는 한번 도전해봄직하지 않나 싶어졌다. 아들을 사랑한다면 이쯤은 만들어줘야지 않겠나 싶은 의무감이 샘솟았달까.

만들지는 못하고 주로 사주었던 수제 초코칩 쿠키 만드는 법도 나와 있었고, 정말 부드럽게 떠먹기 좋은 티라미수 레시피도 눈길을 끌었다. 깔루아로는 깔루아 밀크라는 칵테일만 만들어먹는 줄 알았더니 티라미수도 만들수 있구나. 예전에 나물이님 레시피보고 내가 만들었던 티라미수와는 좀 달라보였다. 이번 기회에 깔루아를 한번 사볼까?

 

 

보기만해도 침이 꼴깍 넘어가지만 칼로리를 걱정하면 주문하기 어려운 허니 버터 브레드 시리즈.

사실 내가 허니 버터 브레드를 처음 만난것은 강남역의 기린비어 페스타라는 호프집에서였다. 따끈한 식빵위에 꿀을 얹고 한스쿱 얹은 버터를 직원이 포크로 마구 휘저어 빵이랑 섞어주면 그게 어찌나 맛있던지. 요즘의 카페에서 나오는 허니 버터 브레드는 사실 그 정도로 빵을 따끈하게 데우질 않아서 그냥 생크림을 빵에 발라먹는 수준일때가 많아 아쉬울때가 많았다. 레시피를 보니 무척 쉽고 간단한데 (사실 레시피를 보지 않아도 맛만 봐도 따라는 할 수 있을 레시피였지만 귀찮으니 무조건 사먹었던 것이다.) 카페에서는 정말 오천원을 훌쩍 넘긴 심지어 만원 가까이 하기도 하는 꽤나 비싼 가격으로 한덩이가 제공되는 것을 생각하면 다양한 허니 브레드를 해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허니 버터 브레드, 갈릭 버터 브레드, 바나나 땅콩 버터 브레드, 메이플 고구마 브레드 헤이즐넛 초코 브레드 (이것이야말로 악마의 초코잼까지 들어가니 진정한 칼로리 대박이리라.), 라즈베리 브레드, 체더치즈 브레드 등을 두루 섭렵하고 싶어졌는데 이후에 일어날 나의 체중 증가는 명약관화한 일이라 사실 무작정 따라하기는 살짝 겁나기도 한다.

 

인절미를 와플기에 넣고 구운 모플이라는 것을 본적은 있는데 이 책에서는 특이하게도 빵 사이에 넣어 구워서 인절미 토스트를 해먹는게 나왔다. 오, 치즈같이 이용을 할 수도 있구나, 모플, 인절미 치즈 스틱 만큼이나 이것도 아이디어 레시피인걸?

 

 

 

카페  디저트와 차, 커피 등의 레시피에 대한 여러 책을 만나봤는데 이 책은 진솔하게 레시피에 충실한 책이라 더욱 마음에 들었다. 정말 하나같이 다 내가 좋아하는 요리들이라, 이것도 해먹고 싶고 저것도 해먹고 싶고.

오펜하겐이라는 마성의 디저트가 존재하는가 하면 밀크 빙수, 망고 빙수, 홍시 요거트 등의 얼음을 사랑하는 내가 좋아하는 빙수류도 눈에 띄었다. 달달하고 살짝 느끼할 수도 있는, 그러나 그 부드러움으로 모든 걸 용서할 수 있는 설탕과 푸딩의 만남, 크렘 브륄레도 서울의 모 카페에서 무척 맛있게 먹었던 디저트였다. 책에는 파리지엥의 대표적인 디저트라고 나와있다. 진한 커피와 먹으면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는데 느끼한거 잘먹는나는 그냥 먹어도 맛있을 듯 하다. 안 그래도 푸딩 위의 설탕은 어떻게 익혔나 했더니 토치를 사용했단다.

 

 

 

 언제 먹어도 든든하고 맛있었던 크랜베리 닭가슴살 샌드위치 또한 이렇게 쉬워도 되는가 싶을 정도의 레시피로 소개되어 있었다. 재료만 마련된다면 정말 크게 고민할 것 없이 든든하고 예쁘기까지 한 샌드위치가 완성되는 것이다.

 

 

 

아, 보는 내내 주린 배를 움켜쥐게 했던 달콤한 카페 레시피. 달콤하다 해서, 달다구리 디저트들만 있을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카페에서 고급스럽게 즐길 수 있는 여러 색다른 음료들서부터, 커피로 즐길 수 있는 색다른 큐브 라떼 (물을 얼리는게 아니라 커피를 얼려 우유에 타먹는 것이다. 예전에 다른 책에서도 본 레시피였는데 요건 나도 꼭 해먹고 싶다. 해먹은 적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등의 음료 코너도 마련되어 있고, 샐러드, 밥류, 샌드위치 등의 식사류도 풍성하다. 정말 카페에서 해먹을 수 있는, 만날 수 있는 메뉴 등을 어지간한 것들을 모두 망라해서 만나는 그런 요리책이 아니었나 싶다. 원래는 카페를 하는 친구에게 선물해줄까 하고 본 책이었는데, 그냥 내가 따라하고 싶은 요리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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