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주인자리 네오픽션 로맨스클럽 2
신아인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0년 전 조선 땅에 돈 무오년 독감으로 알려진 스페인 독감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으나, 신기하게 몸의 체질이 바뀌어 살아난 네명의 사람이 있었다. 그들 중 셋은 형제였고, 남은 하나는 목숨이 약한 그녀를 살리기 위해 그녀의 아버지- 영생을 얻게 된 세사람의 동생인-가 형의 피를 이용해 영생을 얻게 하려다가 부작용으로 다리는 불구, 몸은 아이의 몸으로 살아남게된 조카였다. 그들 넷은 그렇게 조선 최초의 뱀파이어가 되었다.

 

100년 후 여전히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세 형제와 조카, 그러나 막내인 준수는 벌써 100살의 나이를 넘겼음에도 꾸준한 자기 관리를 통해 아직까지 목숨을 유지하고 있었다. 준수는 100여년간 스스로를 저주하며 살아온 딸을 다시 인간의 평범한 삶을 살게 하기 위해 인간 회귀 실험을 지속해오고 있었고, 형제 중 쌍둥이였던 이엘(진우)과 신우는 같은 여인을 사랑하다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신우때문에 깊은 반목이 계속되고 있었다.

 

전갈자리였던 나는 어릴 적부터 별점, 별자리 운세를 찾아보는 것을 즐겨왔다. 지금은 좀 시들해졌지만 예전만해도, 잡지 등을 사면 꼭 별자리 운세부터 확인하곤 했으니 그에 대한 관심이 조금 높은 편이었다곤 볼수 있겠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나의 별자리가 전갈이 아닌 게로 이동을 해있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제 13의 별자리가 하나 더 있다는 이야기로, 별자리가 조금씩 바뀌었다는 것이었다. 그 별자리가 무엇인지 잊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다시 나온다. 제 13의 별자리, 뱀주인자리에 대해서 말이다.

 

뱀주인자리는 영원한 삶을 꿈꾸던 의사, 아스클레피오스의 별자리야.

그 별자리의 주인은 죽은 사람까지도 살려내는 뛰어난 의술의 소유자였다고 해. 20p

 

영생의 능력을 갖게 된 형제 중 쌍둥이들의 별자리가 바로 뱀주인자리였다. 사람들은 열세번째 별자리라며 불길해했고, 마침 형인 신우의 애인이었던 운하는 별자리를 보고 점을 보는 점성술사였다.

 

뱀주인자리에 대해 호기심이 생겨 찾아보니, 13성좌로 별자리를 구분한다면 11월 30~12월 17일에 해당되는 기간이라 하였다.

13번째 별자리에 인류 최초의 의사이자, 죽은 사람도 살려낸다 하였던 아스클레피오스라는 의사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영생과 관련된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생각해낸 작가의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생각되었다.

 

그동안 읽어봤던 서양의 뱀파이어 이야기들에서는 뱀파이어가 피를 빤 사람들이 대부분 또다른 뱀파이어가 된다고 나와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아무나 그렇지 않다고 되어 있었다. 영원한 나의 반려, 심장을 나눠 가진 단 한사람의 연인만이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 뱀파이어에 의해 피를 빨렸을때 인간에서 뱀파이어가 될 수 있다 하였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그냥 죽음을 맞이할뿐이고 말이다.

신우는 스페인 독감에 걸려 죽어가는 연인 운하를 살리기 위해 그녀의 피를 빨았지만, 그녀는 살아나기는 커녕, 신우의 그런 행동에 의해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신우는 다시는.. 인간의 피를 빨지 않겠노라 다짐하였다.

 

그런 신우에게 천사의 피를 가진 소녀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녀의 피가 닿은 운하를 묻은 고목은 기실 400년 전에 이미 죽어버린 고목이었는데..

그 느티나무 고목에서 이팝나무의 꽃이 핀 곳이었다. 이는 그 피를 가진 주인이 천사가 아닐까 싶은 추측을 갖게 하였다.

그리고 신우는 그 천사의 피로, 자신도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사람처럼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음을 추측하게 되었다.

 

천사의 피를 가진 소녀 수안은 이제 어른으로 성장하였고, 그런 수안을 오랫동안 지켜와준건 그녀의 엄마를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으로 그녀의 후원자가 된 이엘이었다. 그러나 운명의 굴레는 오랫동안 숨어서 지켜온 이엘이 아닌, 신우가 먼저 사랑을 쟁취하게 만들어주었다.

이엘은 그 옛날 형의 여인을 사랑했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번에는 자신이 먼저 지키고 보살펴온 그녀를, 숨은 그림자로 그녀의 짝사랑이었던 자신이 앞에 나서지도 못한채, 형에게 다시한번 사랑하는 수안을 빼앗기고 말았다.

 

뱀파이어 쌍둥이 형제의 비극적인 사랑.

운하 그리고 수안.

그리고 그들과 형제인 또다른 뱀파이어인 승윤과 인간인 준수

 

공포의 대상이었던 드라큘라 백작과 달리.. 최근의 뱀파이어는 트와일라잇을 비롯, 수많은 하이틴 로맨스물이 되어 스릴러가 아닌 영생의 젊음과 미모, 그리고 막강한 능력과 부를 가진 마치 연예인의 인기를 가진 것 같은 존재로 미화되는 소설들이 많았다. 그런 시리즈를 꽤 많이 읽어봤는데, 이 책은 한국형 뱀파이어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것과 뱀파이어의 영원한 반려를 다뤘다는 데서 다른 책과의 차별성을 느낄 수 있었다. 한권의 책임에도 시리즈 못지않은 재미를 느꼈다고나 할까.

 

악역처럼 시작되었던 이엘의 짝사랑은 그의 순수한 마음을 가리게 만들어 더욱 안타까움을 심어 주었고, 주인공 신우보다도 더 빛나고 슬픈 애잔한 조연이라고 해야할까. 드라마를 보다보면 주연보다 더 마음이 쓰이는 조연이 있기도 하는데, 이엘의 역할이 딱 그런 모습이었다. 나쁜 남자처럼 시작하지만, 알고보면 너무나 애닲은 슬픈 그의 사랑.

 

영상언어에 끌림을 느껴 드라마 작가로 활동중이라는 작가의 타이틀에 걸맞게 마치 한편의 환상적인 드라마를 보는 듯한 그런 소설이었다. 이 소설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전지현, 김수현 주연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처럼 시공을 초월한 사랑의 이야기가 어딘가 닮은 듯 하면서 색다른 테마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