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아삭 김치 & 달콤 짭짜름한 장아찌 - 반찬이 더 필요 없는 최고의 반찬
박종임 지음 / 지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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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담가 놓으니 마음이 든든해 좋다."

어제 마트에 갔을 적에 친정엄마께서 하신 말씀이다. 결혼 7년차에 접어들도록, 여태 주방일이 야무지게 손에 익지 못하고 요리책 들춰가며 요리하는 나와 달리 손끝이 야무지고 요리 솜씨가 뛰어나기로 소문난 엄마는 김치도 종류별로 무척 맛있게 잘 담그신다. 김치 만드는 일이 사실 젊은 우리에게만 어려운 일일까. 재료 손질에서부터 (몇년전부터는 심지어 거의 모든 재료를 텃밭 농사로 다 가꿔내시기까지했다.) 김치를 담아 완성하기까지. 김장도 우리랑 오빠네랑 주시겠다고 직접 농사지은 배추와 고추 등으로 100포기 넘게 하시고. 어디 그뿐이랴. 각종 김치들을 수시로 담가 김장 김치 담근걸 무색할만큼 다양한 김치반찬과 장아찌 반찬 등으로 밑반찬을 마련하고 계신다. 부모님 두분이 잠깐 중국여행 가실 적에 며칠간 막내가 먹을 반찬으로 김치만 담고 가야지 하셨다는데.. 알고보니 여행 직전날 김치만 세종 이상 담고 가시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셨다. 나같은 게으름뱅이는 밑반찬 하나도 간신히 만들고 갈 것 같은데..하나 담기도 힘든 김치를 세 종류나 가뿐히 담고 가시다니. 

친정 뿐 아니라 시댁에서도 김치를 무척 맛있게 잘 담그시기에, 늘 양가에서 갖다 먹는 김치 반찬이 풍성하다 못해 넘쳐날 정도였다.

김장도 매년 두 통씩 가득가득 양가에서 (도합 네통) 갖다 먹다보니 세식구 제때 다 먹지 못해 늘상 묵은지가 되기 마련이었다. 그래선지 올해부터 시댁에서는 김장은 안 담그시고 겉절이나 김치로 그때그때 담가먹겠다 하셔서 올해는 친정 김장김치만 가져왔다.

 

김치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앞서 늘어놓았지만.

지금은 사실 양가에서 감사한 마음으로 늘상 각종 맛있는 김치를 얻어먹고 있지만.

언젠가는 내가 만들어야할때가 오겠지. (사실 염치가 없긴 없다. 솜씨좋은 사람들은 나보다 젊은 주부도 진작에 담가먹고 있을테니 말이다.) 싶은 불안한 마음에 김치 담그는 방법은 좀 알아두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런 책이 나오면 다른 요리책보다 좀더 눈을 크게 뜨고, 교과서 정독하는 심정으로 읽어보게 된다. 김치 레시피는 사실 요리 레시피에 비해 그다지 까다롭지 않아보이는데.. 사실 놀랍게도 각 가정마다의 김치 맛이 다 다를 정도로, 김치란 참 오묘한 요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맛있는 김치는 그냥 먹어도 맛있고 뭘 해먹어도 맛있는데 맛 없는 김치는 익은 후에 볶아먹어도 그다지 맛이 없을 정도로, 김치의 기본 맛은 참 중요하다.

 

신랑이나 나나 할줄모르면서 입맛만 높아져있어서, 나중에 정말 김치를 사먹게 되거나 할 상황이 되면, 재료의 신뢰도는 물론이고 감당하기 힘든 김치값에 (직접 담그는 것에 비해 사먹는 김치가 싸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사실 막상 사먹으려면 제법 비싸단 생각이 든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정말 이 김치를 믿고 우리 아이에게 먹여도 될런지에 대한 의문까지. 암튼 여러 생각이 들 것 같은데.. 지금의 상황으로 봐선 사먹게 될 것 같기도 하고. 신랑의 고집스러운 식성을 보면, 내가 힘들어도 만들고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마음은 참 여러모로 복잡하다. 그러니 김치 레시피를 꿰뚫고 있는것은 꼭 필요한 일이 될 것같다.

 

 

 

우리집처럼 단촐한 세식구. 게다가 우리 아들은 아직 김치 맛을 몰라서, 매운 김치를 아주 조금씩만 먹어보려 하지. 김치없이 밥을 못 먹는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제 아이도 곧 초등학교 입학을 앞둘 나이가 되었으니 조금씩 매운 맛에 익숙해지게 먹여보려 하는데.. 그러려면 어른이 먹는 김치보다 백김치서부터 시작해 덜 매운 김치로 조금씩 도전하게 해줘야할 것 같다.

이 책에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김치에서부터, 이렇게 많은 종류의 김치와 장아찌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는 다양한 김치 장아찌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다.

 

 

 

어린 아이들에게 먹이기에도 좋다는 여름 쌈배추로 만든 쌈배추김치서부터. 나같은 초보자가 쉽게 도전하기 좋은, 배추를 절이지 않고도 만들 수 있는 막김치 (겉절이만 알았는데 막김치라고 썰어서 버무리는게 있는지 몰랐다.), 물컹한 가지의 변신-가지로 만든 가지 소박이 (생김새는 정말 오이 소박이처럼 생겼다.), 물김치에 소금만 간해 맑게 만든다는 편견(?)을 깨주는 장 물김치의 존재- 몰랐는데 궁중요리라 하였다. 맛도 의외로 깔끔하다고. 다양한 김치의 세계를 사진으로 미리 맛 볼수 있었다.

 

사실 레시피북보다도 김치는 직접 담가주시는 엄마의 손맛을 이어받는게 정말 중요한데..

아직은 엄마 말씀으로 손대중, 눈대중 등으로 요리를 하는 것에 익숙치 않다 보니 내가 먼저 담가보고, 조금씩 노하우를 쌓아 엄마의 비법을 전수받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말만 이렇게 하지 말고 김치 좀 담가보고, 엄마 김장 담그실때 제대로 좀 도와드려보고 그래야하는데. 아이가 어리다고 아이 보라고 오지 말라 배려해주시고 하는 통에 제대로 양념에서부터 따라해보질 않고 눈으로만 봐서, 과연 내가혼자서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걱정만이 앞선다. (사실 김장 담기는 여자들에게는 무척 힘든 일일 수 밖에 없는데.. )

 

김치 하면 김장을 생각해 엄청난 일이라고 지레 겁먹는 나같은 초짜들을 위해 이 책은 적은 양의 김치도 맛깔나게 담가서, 세 식구 단촐하게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김치 레시피이기에 겁없이 도전해봐도, 마치 요리인듯 도전해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우선은 초보 주부를 위해 계량이 확실하게 되어있고, 세부 요리 상세 사진도 실려 있어서 참고하기에 더 유익한 책이었다. 김치의 보관 역시 중요한데, 양파나 배, 사과 등이 들어간 경우 오래 묵히기 어렵고 쉽게 시어버리는 김치기에 미리 참고해두면 좋을 것이다. 또 김치마다의 보관과 먹기 좋은 시기 등에 대해서도 레시피 끝에 간단하게 덧붙여 참고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게다가 가장 중요한 김치 양념과 재료 등에 대한 설명 역시 레시피 전에 빼곡하고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서, 어떤 재료가 어떤 맛을 내고, 김치에 어떤 효과를 주는지 등에 대해 미리 자세히 배워둘 수 있었다.

 

김치에 대한 책이다보니, 주로 김치와 장아찌 레시피를 풍성히 담는데 주안점을 두었고, 김치로 응용할 수 있는 요리 역시 센스있게 첨부해두었지만 김치 요리가 메인이 되어 김치 자체의 레시피가 축약된 다른 김치 책과는 차별화를 두었다. 배우고 싶은 것은 김치를 응용한 레시피보다는 맛있는 김치, 쉽게 만들기가 초점이었으니 말이다.

 

아직 내게는 미지의 세계인 김치 담그기, 너무 겁먹지 말고 경험을 해보고 나면 이런 예기불안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그럴때 초보자를 위한 김치 레시피북으로 이 책 참 유용하게 도움을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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