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 - 마음이 한 뼘씩 자라는 이야기
사색의향기문화원 지음, 이영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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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이 나왔는데, 책 제목이 어째 낯이 익다. 어디서 본건가 했더니 2010년에 가입해서 줄곧 메일로 받아오고 있는 사색의 향기라는 메일이었다. 좋은 이야기, 좋은 글귀 등을 메일로 보내주는 사색의 향기.

그중에서도 엄선된 이야기들을 골라 한권의 두툼한 책으로 엮어내었다.

내가 가입한건 2010년이었지만 시작이 된 것은 2004년이라고 하니 거의 10년 가까이 된 향기메일이 아닌가 싶다.


아이랑 있는 시간은 물론, 화장실에 들어갈때도 엘리베이터에 들어갈때도 읽을거리나 스마트폰 어떤 것이든 손에서내려놓지 않는 나. 그게 책이면 그나마 덜한데, 스마트 폰일 때가 많아서 나 역시 뜨끔하였다. 우리 손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게 할 오늘의 사색. 바로 사색의 향기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




아이에 대한 도로디 로놀트의 글을 보고. 요즘 부쩍 아이에게 큰 소리로 혼을 내고 윽박지른 것이 너무나 미안해졌다. 내가 이토록 사랑하는 내 아들이고, 모든걸 다 주고 지켜내고 싶은 아들인데, 요즘 난 왜 이리 아들에게 신경질적이었던 걸까. 내가 말하는 대로 아이가 자라난다니, 다시금 반성이 된다. 예전처럼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지켜주고 싶은 그 믿음만으로 돌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 사랑.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사랑.




꽃에 대한 어느 작가의 평이 생각난다. 왜 인생을 꽃에 비유하냐면서. 꽃에 비유를 하니 나이 들어감을 시들어간다, 그래서 더이상 아름답지도 쓸모있지도 않다고 생각지 않냐면서. 인생은 돌에 비유되어야 한다고, 시간이 지날수록 잘 다듬어져서 더욱 빛을 발하는 돌을 생각해야한다고 말이다. 비유만 잘못 되어도 정말 그런 오해가 있을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나이 듦을 생각지 않았다가, 점점 나이를 먹고 있다. 어느덧 칠순이 가까워오시는 부모님도 본인들의 나이가 생경하시고, 나 또한 지금의 내 나이가 낯설기만 하다. 사람은 언제나 나이를 먹는다는데.. 그게 참 어색하고 슬프기만 하다. 나이듦을 아름답게 생각지 않기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좋은 포도주가 되어가는, 오래 되어 더욱 멋스러운 풍미를 갖게 되는 포도주에 비유를 하고 있다. 삶의 깊이가 생기고 사랑이 깊어진다는 것. 공으로 나이만 먹는 사람이 아닌 그런 깊이있는 사람이 되어 나이를 먹고 싶었다.




파락호라는 말은 사실 낯설었는데, 재물이 많은 집의 난봉꾼 같은 사람이었다 한다.

학봉 김성일의 13대손인 김용환은 현대 싯가로 180억원 상당의 재산을 모두 거널내고, 외동딸의 혼수 자금까지 들고 나간 최고의 난봉꾼으로 소문이 났는데 그 많은 재산이 전부 만주의 독립군을 위한 자금으로 쓰였다니 일본의 눈을 속이기 위해 가족들의 가슴에 멍을 들게 하고 세간의 손가락질까지 마다않은 그의 위대함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지저분한 곳을 청소하는게 아니라, 지저분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청소를 한다는 것. 이미 깨끗한 곳에는 쓰레기를 버리지 못한다는 그런 이야기가 역발상이면서도 정말 신선했어요. 게다가 제 평소 게으른 정리정돈 습관을 좀 수정할 필요를 느꼈고 말이지요.



소설을 읽듯이 주루룩 읽을 필요가 없이도 하나하나 펼쳐진 페이지마다 그 나름대로의 깊이있는 사색을 하게 만드는 책, 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 인터넷이 보편화되고,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책이 멀어지고 있는 요즘 사람들에게 다시금 책과 사색을 가까이 하게 할 그런 책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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