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착역 살인사건 - 제3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2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니시무라 교타로


저자 니시무라 교타로는 철도를 무대로 한 트래블 미스터리로 2억 부의 판매를 기록한 일본의 국민적 작가. 1930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립 전기공업학교를 졸업한 후 11년간 공무원으로 근무하였다. 공무원 퇴직 후 사립탐정, 경비원, 세일즈맨 등 갖가지 직업을 전전하며 현상 공모에 도전한 끝에 1963년 단편 『일그러진 아침』으로 제2회 올요미우리 추리 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데뷔하였다. 1965년 『천사의 상흔』으로 제11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 지위를 확립한다. 초기에는 사회파 추리소설부터 스파이, 밀실, 패러디, 역사 소설 등 다채로운 작품을 발표하다가 1978년 도쓰가와 경부가 침대특급 하야부사 호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침대특급살인사건』을 발표하며 일본에 트래블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제시한 작품이라 평가와 함께 엄청난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다. 이후 열차나 관광지를 무대로 도쓰가와 경부가 활약하는 미스터리를 경이적인 페이스로 발표, 현재까지 발표한 작품 수가 500여 권이 넘으며 누계 판매부수 2억 부를 넘는, 아카가와 지로와 함께 일본에서 유이한 작가다. 저작의 90퍼센트 이상을 쉰을 넘긴 나이에 발표한 대기만성형의 작가이기도 하다. 100엔짜리 볼펜으로 특별 주문한 400자 원고지에 15매씩 직접 손으로 기필하는 것이 매일의 일과로, 이 원고는 가나가와 현에 위치한 니시무라 교타로 기념관에 부정기적으로 전시되고 있다. 2004년 일본 미스터리 문학계의 발전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8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을 수상하였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니시무라 교타로의 소설은 처음 읽어보는데, 누적 판매 2억부의 신화적인 작가의 최고 걸작이라고 해서 부푼 기대감을 안고 읽어내린 책이었다. 작품의 대부분을 쉰이 넘은 나이에 집필하였다니 인생 경험이 충분히 농익은 그런 작품을 썼을거란 기대감도 더해졌다.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중에 응답하라 1994라는 드라마가 있다. 전국 8도에서 올라온 94학번 신입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서울에만 살아왔던 토박이들은 느끼기 힘들 지방 사람들의 서울 입성기라고 해야할까? 나 또한 지방에 살다가 서울에 올라가서 느꼈던, 그리고 비슷한 시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진한 그리움과 공감을 느끼며 보고 있는 드라마였다.

 

이 책에도 그런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순환선인 야마노테선 (순환선이라 하니 듣자마자 2호선이 떠올랐는데)에는 종착역이 없다. 그럼에도 굳이 이질적인 느낌의 우에노 역은 종착역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그에 대해 저자는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었다. 도쿄 시민이 아닌 우리는 미처 느끼지 못했을 그런 역의 느낌에 대해서 말이다.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지방에서의 서울로의 입성, 그리고 자수성가의 꿈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청운의 꿈을 안고 도쿄로 들어오게 되는 입구 같은 곳, 시발점 같이 느껴지는 곳이 바로 우에노 역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은 마치 최후의 보루로 느껴지는 (실패한 채 고향으로 되돌아가야하는 신세가 되는) 우에노역을 도쿄 사람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대하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어떤 느낌인지 잘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우에노역을 출발로 해서 도쿄 생활을 시작한 일곱 명의 친구가 우에노역에서 모여서 침대 특급 열차인 유즈루 7호에 타기 위한 이야기가 나온다. 친구들끼리의 약속이기는 했지만 각자 생활하느라 연락이 끊기기도 했지만 그 친구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편집장 출신의 미야모토는 자신의 현재 직업을 백분 살려서, 연락 끊긴 친구들의 연락처와 근황을 모두 알아내고 갑작스러운 통보처럼 그들에게 각각의 편지와 함께 유즈루 승차권을 보내 예전 젊은 날의 약속을 지키기로 하였다. 갑작스레 회사에 휴가도 내야할 상황일테고 일반적인 경우라면 참석하기 어려운 상황일 수 있을텐데도 놀랍게도 친구들 모두 그 자리에 모였다. 그렇게 그들의 귀향 여행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끝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단 하나의 친구를 남겨둔채 유즈루는 출발을 하였는데..

그 친구는 우에노 역의 화장실에서 처참한 시체로 발견이 되었다.

 

처음에는 주인공인 줄 알았던 가메이 형사는 때마침 자신의 친구가 하루만 휴가를 내서 자신의 부탁을 들어달라해서 친구 마중을 위해 우에노역에 나가있던 참이었다. 알고보니 이 책, 시리즈의 주인공은 가메이 형사의 직속상관인 도쓰가와 경부.

도쓰가와는 도쿄 토박이라 잘 모를 상황들을 아오모리 출신인 가메이의 도움을 빌 일이 종종 생겼다.아오모리로 향하는 일곱, 아니 여섯 젊은이들의 연쇄 살인사건 등을 해결하는데 지방 출신인 가메이와 함께 해결해야할 일이 많았던 것. 침대 특급 열차 속에 일어나는 연쇄 살인사건. 그리고 도저히 알 수 없는 살인 동기.

가메이가 찾아내고자 했던 친구의 제자 또한 이 사건과 뭔가의 연결고리가 있을 것이란게 짐작되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나타나지 않은 그 한사람이 아닐까 했는데 그건 아니었고 말이다.

 

어쩌면 너무 쉽게 풀어지는 문제들일 수도 있었지만 미스터리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있게 해준, 흥미진진한 소설이었다.

도대체 왜 그들은 죽어가야 했으며, 왜 죽는지, 누가 죽이는지도 모르는채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되었던 것일까?

반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알고보면 기가 막힌 사실이기는 하였다.

고향 친구들과의 즐거운 여행이 누군가에게는 절대 즐겁지 않은 그런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는 그 끔찍한 사실들을 깨달으니 얼마나 평소에 실언, 허언 등이 많은가 조심 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제법 재미나게 읽은 책이었기에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대한 기대도 커져서 책을 찾아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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