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팅 1
조엘 샤보노 지음, 임지은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헝거게임이 처음 책으로 나왔을때 정말 시끌시끌했었다. 나왔을 당시 읽어보지 않았던 나로썬 그 열기에 공감하지 못했었는데, 아주 뒤늦게 영화가 개봉되고 나서 헝거게임을 읽고 나서 입을 떡 벌리며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배틀 로얄 식의 잔인한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나였음에도 헝거게임은 빠져들 수 밖에 없는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 헝거 게임의 2부인 캣칭 파이어가 11월 21일에 영화로 제작되어 나온다 한다. 헝거게임을 영화로는 보지 않았지만, 2부가 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난 또 캣칭 파이어를 찾아 읽지 않을까 싶다. 사실 모킹 제이까지 3부를 모두 갖춰놓고서도 (읽을 게 많아 든든하다며) 늘 새로운 책을 탐구하는 책탐의 일인자가 아닐수 없다. 얼른 쌓아둔 책부터 읽어야할텐데.

 

헝거게임의 스토리가 워낙 강렬하다보니 그와 비슷한 줄거리의 책들을 종종 접하게 되었다. 지금과 전혀 다른 자원도 생존 공간도 부족한 미래, 그 안에서 살아남는 것은 현재의 안일함으로는 견뎌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테스팅은 헝거게임과 비슷하면서도 독창성을 갖는 흥미진진한 책이었다. 비슷한 것 같은데도 새로이 끌리는 이 흥미진진함이라니.

헝거게임에서 여주인공은 말 그대로 끌려가기 싫은 죽음의 시합에 조공인으로 뽑혀서 끌려가게 되었다. 사실은 자신의 여동생을 대신한 것이긴 했지만 말이다. 사냥 등에 능하다해도 소녀는 소녀, 남녀가 섞여 싸워내야하는 시합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절대 아니었지만 그녀는 해낸다.

 

테스팅에서는 닮은 듯 다른 느낌이 강렬하게 시작을 한다.

미래의 미국, 전 세계가 망하고 미국 한 곳만 살아남았나보다. 아뭏든 가상의 그런 나라가 존재한다 치고.

주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을 뽑아 테스팅을 거쳐 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대학을 졸업한 이들은 우수한 인재로 재등용된다.

우수한 리더를 뽑기 위한 대학입학.

소설 속 주인공 시아는 그 대학을 졸업한 아버지를 둔 소녀이다. 소녀의 오빠들 중 첫째인 진은 형제 중 가장 똑똑했음에도 테스팅에 후보로 선발되지 못하였다. 시아는 오빠보다 자신이 처짐을 알면서도 테스팅에 통과해 아빠처럼 자랑스러운 대학 졸업장을 따내고 싶었다. 하지만 테스팅에 선발된다는 것은 다시는 가족들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험을 보러 떠난 이들은 실패를 하던, 성공을 하던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으니 말이다.

장장 10여년간 시아가 살고 있는 다섯 호수 마을에서는 단 한명의 후보도 배출되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 이번 시아가 졸업하는 그날, 바로 시아를 포함한 네명의 후보가 선발되었음이 공표되었다. 조금 늦게 도착한 토수시티의 관리로부터 말이다.

시아는 몹시 자랑스럽기도 했지만 그만큼 떨리기도 하였다.

그런 시아에게 같이 기뻐할줄 알았던 아빠가 이상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빠가 시험을 치루고 난 이후 계속 꾸고 있는 악몽들에 대해 말이다.

그리고 그 테스팅이라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시험임을. 떨어진 이들은 어디에서고 다시 볼 수 없었다는 아빠의 무시무시한 이야기까지.

시아는 뒤늦게 후회되기 시작했으나 테스팅에 선발된 후보가 시험을 거부한다는 것은 사형을 당할 수도 있는 반역이었다.

 

전국의 우수한 아이들을 뽑아 살아남아야하는, 대학 입학 시험을 치루다니.

황당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죽기살기로 공부하는 현재 아이들의 모습이 어느 정도 오버랩되어 씁쓸하기도 하였다.

 

어쨌든 시아는 아빠의 무서운 충고 덕분에 허무맹랑한 꿈만 안고 시험에 응하러 간게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조심 또 조심해야함을 깨닫고 그녀 방식대로 조금씩 준비하기 시작한다. 확실히 그녀는 영리하였다. 학교 성적으로는 토마스에게 밀릴지 모르지만 상황 판단력과 대처 능력은 그를 확실히 능가하였다. 물론 사람을 잘 믿는 면때문에 위험에 처할 상황도 있었지만 말이다.

 

아무도 믿지 말라는 아빠, 그녀를 데려가는 미하우의 남다른 눈빛으로 실어주는 무언의 힌트.

 

그녀는 학교에서 선의의 라이벌이었던, 그리고 소녀들의 우상이었던 토마스에게 아버지가 들려준 경고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가서도 서로에게는 우방이 되어주기로 굳게 약속하였다.

 

테스팅은 역시 필기시험만으로 완료되는 것이 아니었다. 실기시험도 있었고, 마지막 시험은 각자가 직접 고른 단 세개의 물건을 몸에 지니고, 남겨진 출발지로부터 다시 토수시티까지 살아돌아와야하는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소녀 시아를 따라 테스팅에 참가하는 과정은 참으로 흥미진진하였다.

 

테스팅 중 어느 과정에서는 오답일 것 같은 답은 차라리 체크하지 말라는 (절대 찍지말라는) 단서가 있었다. 그녀는 불안했지만 확실하지 않은 것은 선택하지 않는다. 아니나다를까 독초와 식용을 구분해야하는 시험에서, 자신이 식용으로 분류한 식물의 테스팅 후 직접 그 식물을 먹어봐야하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하나둘, 100여명의 후보자들이 탈락되어 가기 시작한다.

 

시아는 같은 마을에서 온 친구, 그리고 그곳에서 사귀게 된 친구들과 하나둘씩 떨어지는 아픔을 겪는다.

심지어 같이 참가한 학생들까지도 독이 올라 서로를 극심한 경쟁자로 여기고, 제거할 대상으로 여긴다는데 더욱 심한 고통을 느낀다.

살아남기까지 함께 하고 싶은 시아와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살아남는다는 사고를 지닌 경쟁자들.

 

테스팅은 정말 끝까지 흥미진진하였다. 다 읽고 나니 얼른 2권이 나오길 기다리는 심정이 될 정도로 말이다. 2014년에 나온다는데 연말에 나오지 말고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지지 않길 바라며. 재미난 소설 하나를 읽고 난 그 여운을 뭘로 대신해야하는 아쉬움이 한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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