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여행 컨설팅북 - 똑똑한 기차여행을 위한 일일 코스의 모든 것
변지우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어릴적 집집마다 자가용이 있는 집이 드문 시절, 기차와 버스 등은 주요 교통 수단이었고, 특히 장거리를 갈 때는 멀미를 심하게 하는 버스에 비해 기차는 무척이나 안정적인 교통수단이었다. 어릴적 내게 기차는 서울에 가기 위한, 혹은 어딘가를 가기 위한 수단이었지 그 자체에 그렇게 큰 매력이나 환상 등을 갖지는 못했었다. 지방 출신이었던 나와 달리 서울 토박이인 내 친구는 평생 기차 타볼일이 없었다 한다. 결혼하고 다시 지방으로 내려와 살고 있는 나를 보러 내려오면서 30넘은 나이에 생애 처음으로 타봤다는 기차, 친구의 첫 기차에 대한 추억이었다.

우리 아들은 사실 많은 집, 집집마다 자가용이 보편화된 세대에 태어나 살고 있다보니 굳이 기차를 타지 않아도 되는 시기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다양한 교통 수단에 더 관심을 갖는듯 하다. 남자아이라 그런것도 있고, 다양한 교통 수단 체험 등을 즐거워 한다. 기차 역시 잠깐 아빠에게 가기 위해 타는 것인데도 무척 재미있어 한다. 엄마가 운전을 못해서 아빠 퇴근 전에 아빠 보러 갈 적에 어쩔수 없이 기차를 타게 되는데, 달랑 40분 타는 기차인데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래서 종종 아빠 보러 가자고 하기도 한다.

주로 아빠 보러 탔던 기차. 그런 기차를 타고 아이와 여행을 간적이 있었다. 올해 초에 친정 부모님과 아이, 그리고 나와 여동생이 함께 부산으로 KTX를 타고 다녀왔다. 부산에 도착해서는 버스와 시티 투어 버스 등을 통해 이동하였는데 캐리어를 들고 이동하는 것은 좀 힘이 들긴 하였지만 그 외에는 무척 홀가분한 여행이었다. 특히나 장거리를 운전해야하는 운전자의 부담이 적어져 좋았다. 아이 아빠와도 그렇게 기차로 여행을 갔으면 좋겠는데 아이와 함께 하려면 짐이 많아져서 그게 더 불편하다하니 아쉽긴 하다. 기차로 가면 신랑도 운전을 안해서 좋을텐데. (여행 가자 해도 늘 운전이 힘들다는 신랑이면서, 정작 기차 타고 가자면 또 불편할것같다 하고, 참.)



아뭏든 신랑이 함께 하지 못해도 이제는 퇴직하신 부모님과도 여행하기 좋을 것 같고, 아이와 함께 당일치기 기차 여행 등은 고려해볼만해져서 이 책을 정독해보았다.




우선 첨부된 한국 철도 노선도를 보니 기차로 갈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라 생각했던 내 생각과 달리 의외로 우리나라 전역에 기차로 갈 수 있는 곳들이 많았다. 늘 이용하는 경부선, 호남선 외에도 다양한 곳들을 기차로 가볼수있다고 생각하니 설레는 기분도 된다.








책의 첫 부분에는 기차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부터 풀어준다. 얼마전부터 우연히 타보기 시작한 누리로에 대한 설명도 나와있었다. 2019년부터 무궁화를 대체할 예정이라는 누리로, 직접 타보니 무척 쾌적하고, 가격도 무궁화 가격이라 좋았던 기억이 있었는데 얼른 대체되었으면 싶은 바램이 들었다. 새마을호는 2014년에 중단되고, ITX 새마을로 2015년부터는 완전히 바뀐다 나와 있었다.




기차 여행을 하는 것이다보니 기차로 갈 수 있는 곳을 먼저 찾아보고 책에 나온 근처 관광지와 맛집 등을 찾아 하루 일정 혹은 며칠 여정을 찾아볼 수 있는 방식으로 책을 살펴보면 되게 되어 있었다. 책에 소개된 관광지들이 기차로 갈 수 있는 곳, 그리고 기차역에서 시내버스나 택시 등을 이용, 방문할 수 있는 곳들로 모아 소개되어 있으니 평소 가보고 싶었는데 자가용으로 갈 엄두가 안나서, 혹은 귀찮아서 못 가본 곳이 있다면 색다르게 기차여행을 꿈꿔봐도 좋겠단 생각이 든다. 사실 기차로 제일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은 서울인데 아이와 단둘이 갈 엄두는 (혹시라도 사람 많은 곳에서 아들 손이라도 놓칠까봐) 나지 않았는데, 아이가 좀더 자라 엄마와의 단둘 여행이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기차로 서울에 가서, 대중 교통수단으로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닐 예정이다.



서울에 10여년을 살적에도 사실 학교-집, 내지는 직장-집, 그리고 약속 장소도 매번 뻔한 가던 곳만 다녀서 통인 시장 등에는 가본 적이 없었는데 기름 떡볶이로 유명한 통인시장에 반짝이는 엽전 같은 화폐 수단이 생겨서, 그걸로 티켓을 미리 끊어서 엽전 꾸러미를 들고 반찬을 일일이 쇼핑하는 재미가 있다니, 아이들도 무척 흥미있어할 코스가 아니었나 싶다.






아들 유치원 개원기념일이 이번주 금요일이라 아이 아빠는 시간이 안나고, 부모님과 함께 아들 데리고 어디라도 당일치기로 다녀오고팠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날 친정 부모님이 김장을 담그신다니 같이 여행가시자 말할 상황이 안될것같다. 아뭏든 이런 기회는 언제고 금새 또 찾아올테니 언제 아이와 어디를 가볼까 미리 생각해보는 것도 무척 즐거울 법하다.




늘 가고 싶었던 전주 한옥마을, 여수, 목포 등은 물론이고 곡성의 경우에는 놀랍게도 증기기관차를 재가동해서, 명물로 떠올랐다 한다.

어릴적 우리 세대도 증기기관차를 타고 다니질 않아서 은하철도 999를 떠올리게 할 추억의 증기기관차를, 그림에서나 증기기관차를 보고 자란 우리 아기와 함께 타러가면 정말 즐거운 추억이 될 것 같았다. 코타키나발루에서는 제법 비싼 증기기관차 투어가 있었는데, 숙소에서 그냥 힐링만 하느라 참여하지 못했었는데 언제 아이와 곡성에 가서 그리 비싸지도 않은 우리나라의 증기기관차를 타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보기만 해도 설레는 그런 여행이랄까. 아이에게도 정말 즐거운 경험이 되겠다 싶다.




가보고 싶은 곳은 한아름 골라두고 든든해진 기분으로 책을 덮었다.

여행 책은, 당장 떠나지는 못하더라도 언제나 큰 설렘을 전해준다. 즐거운 미래를 꿈꾸게 하기에 행복한 그런 책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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