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에서 온 손뜨개 소품 - 머플러, 장갑, 모자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북유럽 스타일 겨울 소품 23종
스기야마 토모 지음, 맹보용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어릴적만 해도 봄과 가을이 이렇게 짧지 않았는데 요즘은 여름이 좀 길게 가고, 가을이 아주 짧게 왔다가 금새 겨울이 오는 느낌이다. 어렸을 적에 엄마가 직접 짜주신 손뜨개 원피스며, 목도리, 장갑 등으로 중무장을 하고 다녔고, 손뜨개 반코트를 입고 학교에 가는 날이면 선생님들이 다들 너무 예쁘다 해주셨던게 생각이 난다. 직접 그렇게 만들어주신다는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 하셨는데 내가 어른이 되고 나니 작은 손장갑 하나 뜰 엄두도 안 나고 (사실 가사 실습 시간에 나의 손뜨개 실력의 미흡함을 진작에 깨달았던 고로 ) 그저 손뜨개 옷들은 사입혀야하는건가보다 하고 수수방관하게 되었다.



재봉, 손뜨개 각종 만들기 실용 서적들이 일본 작가의 책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여태 내가 읽어온 손뜨개라거나 가방 만들기, 옷 만들기 등의 꽤 많은 책들이 일본 작가의 책이 70%를 차지했던 것 같다. 오늘 읽어본 두권의 손뜨개 책 역시 모두 일본 작가의 책이었다. 책에 나온 뜨개실도 하마나카라는 일본 회사의 실이었다. (두권의 책 모두) 뜨개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제법 많이 알려진 회사가 아닐까 싶은데 나야 워낙 손뜨개를 선망만 하는 사람인지라 유명한지 어떤지도 잘 몰랐을뿐, 다만 두 책에서 모두 한 회사의 재료가 나오니 유명한가보다 하고 추정할 따름이었다.




수예, 손뜨개 등을 좋아하는 일본에서도 한때 북유럽 스타일이 크게 유행을 했다던데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인듯 하다. 집안 인테리어에서부터 그릇, 다양한 소품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북유럽 스타일 제품들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책에 나온 뜨개 소품들 중 대부분은 벙어리 장갑이었다. 패턴을 달리해서 다양하게 떠보는 벙어리 장갑.

그러고보니 벙어리장갑은 아주 어릴적 엄마가 떠주신것 말고는 껴본 적이 없었는데 어른이 되어 껴보는 벙어리 장갑의 훈기도 참 따스할 것 같았다. 표지속 머리를 가지런하게 땋은 여성의 수수한 모습이 겹쳐 보이면서 말이다. 뭐랄까 예전에 핀란드에서 왔던 안나 리사의 어여쁘고도 깔끔한, 굳이 비싼 재료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재료를 갖고 집안을 꾸미고 아이 옷을 만들어 입히고 하는 그런 수수하면서 검소한 절제미가 풍겨난달까. 손뜨개는 그런 느낌을 담아주는 것 같다. 수수하고도 따뜻한 자연스러운 멋.



우선 기초 코만들기부터 배색 등의 뜨개기법을 사진으로 일일이 과정 샷을 찍어 올려준 것이 나같은 초보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뜨개질은 도안이 정말 중요할 것 같은데 북유럽 스타일의 어여쁜 도안들을 한가득 실어주고 있으니 그대로 차분히 뜨고 있으면 시간도 금새 흘러가고, 만들어진 완성품은 가족들의 손발을 따뜻하게 해줄 벙어리 장갑과 레그 워머, 양말 들로 어느새 둔갑이 되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뜨개질에 대해 좀더 제대로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뜨개 소품을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숍을 소개해주고, 뜨개질을 배울 수 있는 카페와 학원 몇 곳도 직접 소개해주고 있었다. (책의 말미에 실려 있음 )




대도시에 사는 몇 트렌드 세터들이 알아볼 수 있는 딱지 붙은 옷이나 소품을 바래본 적도 바래고 싶지도 않다. 내 몸에 잘 맞고 예쁘게 떨어지는 그런 핏의 옷을 자연스럽게 입어낼 수 있고, 또 내게 잘 어울리는 그런 단촐한 소품으로 자연스러운 멋을 내며 살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옷보다도 그 안에 숨어있는 내 자신이라 하지 않았던가. 직접 뜬 손뜨개 소품들은 추운 겨울을 더욱 따뜻하게 해줄 나만의 무언가가 될 것 같아서, 이런 손뜨개를 잘하는 사람들이 이내 부러워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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